詔語春溫
에 하고 天降
에 는 在故事以嘗聞
이나 豈平生之敢望
이리잇고
雖職親事秘
하야 號爲
之榮
이나 而祿薄地寒
하야 至有
하니 豈如
一振儒風
이리오
旣厚其禮하고 愈難其人이어늘 而臣以空疎冗散之材와 衰病流離之後로 生還萬里하야 坐閱三遷하야
首擇輔臣하고 次求法從하실새 知人材之難得하야 采虛名而用臣하시니 敢不益勵初心하야 力圖後效리잇고
才不逮古
하야 雖慙
之名
이나 志常在民
하야 庶免私人之誚
호리이다
02. 한림학사원翰林學士院으로 부르신 명에 사례한 표表
내용이 구문충공歐文忠公(구양수歐陽脩)만 못하다.
조서詔書의 말씀이 봄볕처럼 따뜻함에 재명再命을 받고 더욱 허리를 구부리고, 사화使華가 하늘(궁궐)에서 내려옴에 일절一節로 부르시면 종종걸음으로 간다는 것은, 고사故事에 있어서 일찍이 들었으나 어찌 평소에 감히 신臣에게 내리기를 바랐겠습니까?
자신을 돌아봄에 걸맞은 자리가 아니어서 부끄러운 마음이 깊고 진땀이 쏟아집니다.
엎드려 생각하건대 시초視草하는 관직은 당唐나라 때부터 성대하게 여겼습니다.
비록 직책이 군주를 가까이 모시고 일이 비밀스러워 북문학사北門學士의 영화라고 이름났으나 녹봉이 박하고 지위가 빈한하여 경조京兆의 아전 자리를 청함에 이르기까지 하였으니, 어찌 우리 성대聖代에서 한결같이 유풍儒風을 진작함만 하겠습니까?
다만 좋은 벼슬로써 여러 선비들을 끌어들일 뿐만 아니라 아울러 훌륭한 요리의 공양도 누리게 됩니다.
옥당玉堂에 전서篆書로 쓴 글을 내려주시니 순화淳化 연간의 성대한 문채文彩를 우러르고, 보대寶帶에 황금을 더하여 원풍元豐의 새로운 은혜를 두르고 있습니다.
이미 그 예우禮遇를 후하게 하시고 적임자를 더욱 신중히 구하시는데, 신臣은 엉성하고 쓸모없는 재주와 노쇠하여 병들고 유리流離하던 끝에 만리 밖에서 살아 돌아와서 가만히 앉아서 세 번 승진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좌우 신하들의 주선을 통하지 않고 곧바로 건너뛰어 어질고 호걸스러운 선비의 윗자리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태어나실 때부터 문무文武의 자질을 겸비하시고 하늘이 신성神聖함을 내려주신 황제 폐하를 만나서입니다.
폐하께서는 비록 상중喪中이라 말씀하지 않으시어 옛날 고종高宗의 덕을 그대로 숨기고 계시나 방락訪落의 도움을 구하시는 것이 이미 성왕成王의 마음을 열었습니다.
먼저 보필하는 신하를 가려 뽑고 다음으로 시종侍從하는 신하를 구하셨는데 인재를 얻기 어려움을 아시고 허명虛名을 취하시어 신臣을 등용하시니, 감히 더욱 초심初心을 가다듬어 후일의 효험을 도모하지 않겠습니까?
재주가 고인古人에게 미치지 못하여 비록 내상內相의 이름에 부끄러우나, 마음은 항상 백성들에게 있어서 행여 사사로운 사람들의 비난을 면할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