蓋其平生所用文武將帥, 郡國邊鄙之臣과 左右侍從, 陰陽, 律曆, 博學之士로 以至錢穀小吏, 治刑獄, 使絶域者히 莫不獲盡其才하야 而各當其處라
然이나 猶有所試하야 其功效著見하야 天下之所共知而信者요
至於霍光하야는 先無尺寸之功하고 而才氣數術이 又非有以大過於群臣이어늘 而武帝擢之於稠人之中하야 付以天下後世之事러니
夫欲有所立於天下하야 擊搏進取하야 以求非常之功者는 則必有卓然可見之才而後에 可以有望於其成이요 至於捍社稷, 託幼子하야는 此其難者니 不在乎才而在乎節이요 不在乎節而在乎氣라
然이나 才高而位重이면 則有僥倖之心하야 以一時之功으로 而易萬世之患이라
天下亦有忠義之士 可託以死生之間하야 而不忍負者矣라
然이나 狷介廉潔하야 不爲不義하면 則輕死而無(諱)[謀]하야 能殺其身而不能全其國이라
夫霍光者는 才不足而氣節有餘하니 此武帝之所爲取也니라
使霍光而有他技면 則其心이 安能休休焉容天下之才하고 而樂天下之彦聖하야 不忌不克하야 若自己出哉리오
夫惟聖人在上이라야 驅天下之人하야 各走其職하야 而爭用其所長하나니
苟以人臣之勢로 而居於廊廟之上하야 以捍衛幼冲之君이어늘 而以其區區之才로 與天下爭能이면 則姦臣小人이 有以乘其隙하야 而奪其權矣리라
霍光
이 以匹夫之微
로 而操生殺之柄
하야 威蓋人主而貴震於天下
로되 其所以
하야 而終其身
토록 天下莫與爭者
는 以其無他技
요 而武帝亦以此取之歟
인저
곽광霍光은 요컨대 다만 하나의 진중鎭重한 사람이었다.
옛날 사람 중에 오직 한 무제漢 武帝가 사람을 잘 알아보았다고 알려졌다.
그가 평생에 등용한 문文․무武의 관원과 장수, 군국郡國과 변방의 신하와 좌우의 시종하는 신하 및 음양陰陽과 율력律曆 등 널리 학문을 익힌 선비로부터 전곡錢穀을 다스리는 낮은 관리와 형옥刑獄을 다스리고 먼 지역에 사신 간 자에 이르기까지, 재주를 다하여 각각 맡은 벼슬자리에 합당함을 얻지 못한 자가 없었다.
그러나 이들은 그래도 시험해본 바가 있어 공효功效가 드러나서 천하 사람들이 함께 알아주고 믿어주는 자들이었다.
그러나 곽광霍光의 경우는 애당초 한 자나 한 치의 작은 공로도 없었고, 재기才氣와 술수術數가 여러 신하들보다 크게 뛰어난 것이 아니었는데도, 무제武帝는 여러 사람 중에서 그를 발탁하여 천하와 후세의 일을 맡겼다.
그러자 곽광霍光이 또 자기 몸을 잊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어린 임금을 보필하였으며, 창읍왕昌邑王을 폐위하고 선제宣帝를 옹립하는 즈음에 이르러서는 그 거조擧措가 매우 여유 있고 혼란하지 않았으니, 그 까닭은 어째서인가?
천하에 큰일을 성취하고자 해서 공격하고 진취하여 비상한 공을 바라는 자들은 반드시 크게 뛰어나서 볼 만한 재주가 있은 뒤에야 그 성공을 바랄 수 있고, 사직社稷을 보호하고 어린 군주를 맡김에 있어서는 그 어려움이 재주에 있는 것이 아니요 절개에 있고, 절개에 있는 것이 아니요 기절氣節에 있는 것이다.
천하에는 진실로 그 일을 잘 다스리는 자가 있다.
그러나 재주가 높고 지위가 막중해지면 요행을 바라는 마음이 생기게 마련이어서, 한때의 공명功名 때문에 만세萬世의 화禍를 하찮게 여기기도 한다.
그러므로 “재주에 있지 않고 절개에 있다.”라고 말한 것이다.
옛날 사람 중에 이것을 잘못한 자가 있으니, 사마중달司馬仲達(사마의司馬懿)이 바로 이러한 경우이다.
천하에는 또한 사생死生의 위급한 상황을 맡길 만하여 차마 저버리지 않는 충의忠義로운 선비가 있다.
그러나 꼿꼿하고 청렴하고 결백해서 불의不義의 행실을 하지 않으면, 이러한 사람들은 대부분 죽음을 가볍게 여기고 계책이 없어서 충분히 자기 한 몸은 바칠 수 있으나 나라를 온전히 하지는 못한다.
그러므로 나는 “절개에 있지 않고 기절氣節에 있다.”라고 말한 것이다.
옛날 사람 중에 이것을 잘못한 자가 있으니, 진晉나라 순식荀息이 바로 이러한 경우이다.
저 곽광霍光이란 자는 재주는 부족하나 기절氣節이 유여하였으니, 이것이 무제武帝가 그를 취한 까닭이다.
《서경書經》에 이르기를 “만일 한 명의 신하가 정성스럽고 한결같고 딴 기예가 없으나 그 마음이 곱고 고와 포용함이 있어서, 남이 가지고 있는 기예를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처럼 여기며, 남의 훌륭하고 성聖스러움을 마음속에 좋아하되 자기 입에서 나온 것보다도 좋아한다면 이는 남을 포용하는 것이니, 나의 자손子孫과 여민黎民을 보호할 것이다.”라고 하였으니, 아!
만일 곽광霍光이 딴 기예가 있었다면, 그 마음이 어찌 곱고 고와 천하의 인재를 포용하고 천하 사람들의 훌륭함과 성聖스러움을 좋아하여 시기하지 않고 이기려 하지 않아서, 마치 자기 입에서 나온 것과 같이 할 수 있었겠는가?
오직 성인聖人이 윗자리에 있어야 천하 사람들을 몰아서 각각 그 직책에 분주히 달려가게 하여 다투어 그 소장所長을 쓸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만약 인신人臣의 형세로서 낭묘廊廟(조정朝廷)의 위에 처하여 어린 군주를 보호하고 있는데 자신의 하찮은 재주를 가지고 천하 사람들과 다툰다면 간신姦臣과 소인小人이 그 틈을 타서 권세를 빼앗으려 할 것이다.
곽광霍光은 미천한 필부로 생사여탈生死與奪의 권세를 쥐고 있어서 위엄이 군주를 뒤덮고 귀함이 천하를 진동하였으나, 그가 세 군주를 차례로 섬기고 죽을 때까지 천하에 그와 더불어 다툴 자가 없었던 것은 그가 딴 기예가 없었기 때문이요, 무제武帝 또한 이 때문에 그를 취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