莘老言 此人을 人知之者尙少하니 子可謂稱揚其名하라
軾笑曰 此人은 如精金美玉하니 不卽人이라도 而人卽之하야 將逃名而不可得이리니
然觀其文하야 以求其爲人하면 必輕外物而自重者리니 今之君子 莫能用也라호라
其後
에 過
於濟南
할새 則見足下之詩文愈多
하야 而得其爲人益詳
하니
意其超逸絶塵하야 獨立萬物之表하고 馭風騎氣하야 以與造物者遊하니
非獨今世之君子所不能用이요 雖如軾之放浪自棄하야 與世闊疎者라도 亦莫得而友也라
今者에 辱書詞累幅하고 執禮恭甚하야 如見所畏者는 何哉오
軾方以此求交於足下라도 而懼其不可得하니 豈意得此於足下乎아
然이나 自入夏以來로 家人輩更臥病하야 怱怱至今하야 裁答甚緩하니 想未深訝也리라
는 託物引類
가 眞得古詩人之風
이나 而軾非其人也
라
소식蘇軾과 황정견黃庭堅 두 사람이 서로 알아준 부분이 손에 잡히는 듯하다.
내가 처음 족하足下의 시문詩文을 손신로孫莘老와 만난 자리에서 보고 대단히 기이하게 여겨서 지금 세상의 사람이 아니라고 여겼소.
손신로孫莘老가 말하기를 “이 사람을 알아주는 자가 아직 적으니, 그대가 그 이름을 칭찬하여 드날리라.”고 하였는데,
나는 웃으며 말하기를 “이 사람은 정제한 금과 아름다운 옥과 같아서 굳이 사람에게 찾아가지 않더라도 사람들이 찾아올 것이요, 장차 명성을 피하려 해도 될 수 없을 것이니,
그러나 그 문장을 살펴서 사람됨을 찾아보면 반드시 외물을 경시하고 자중하는 자일 것이니, 지금의 군자가 능히 등용하지 못할 것이다.”라고 하였소.
그 뒤에 제남濟南에서 이공택李公擇을 방문하였는데 그때 족하의 시문을 더욱 많이 보고 사람됨을 더욱 자세히 알게 되었습니다.
생각하건대 ‘인물이 초일超逸하여 속세를 끊어버려 만물의 밖에 우뚝이 서고, 바람을 어거하고 기氣를 타서 조물주와 함께 노는 자이니,
비단 지금 세상의 군자가 등용하지 못할 뿐만이 아니요, 비록 나와 같이 방랑하여 스스로 버려서 세상과 소활疎闊한 자도 또한 벗삼을 수 없을 것이다.’라고 여겨졌소.
그런데 지금 보내준 서사書詞가 여러 폭이고 예禮를 갖춤이 매우 공손해서 경외하는 자를 보는 것처럼 하는 것은 어째서이오?
나는 막 내가 받은 것을 가지고 족하에게 사귀기를 구하더라도 될 수 없을까 두려운데, 어찌 이것을 족하에게 받으리라고 생각했겠소?
기쁘고 부끄러운 감회를 이루 다 말할 수 없소.
그러나 여름으로 접어든 이래로 집안사람들이 번갈아 병석에 누워 지금까지 바빠서 답장을 쓴 것이 매우 늦었는데, 생각하건대 심히 의아하게 여기지는 않을 것이라 여겨지오.
고풍시古風詩 두 편은 사물에 의탁하고 비슷한 것을 이끌어 온 것이 참으로 옛 시인의 풍모를 얻었으나, 나는 이에 해당되는 사람이 아니오.
애오라지 다시 차운次韻하여 한번 웃게 하는 바이오.
서로 만나볼 길이 없으니, 부디 만만 번 철따라 자중하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