本屬時論이로되 却能按經傳事情하야 化腐爲新하니 擧子輩得此法이면 可以橫四海矣리라
昔者에 聖人이 將欲有爲也인댄 其始에 必先有所甚難하야 而其終也에 至於久遠而不廢하시니 其成之也難故로 其敗之也不易하고 其得之也重故로 其失之也不輕하고 其合之也遲故로 其散之也不速하니라
夫聖人之所爲詳于其始者는 非爲其始之不足以成이요 而憂其終之易敗也며 非爲其始之不足以得이요 而憂其終之易失也며 非爲其始之不足以合이요 而憂其終之易散也라
天下之事 如是
면 足以成矣
요 如是
면 足以得矣
요 如是
면 足以合矣
로되 而必曰未也
라하야 又從而
하야 하야 而爲之表飾
이라
及其後世하야는 求速成之功하고 而勸(倦)於遲久라
故로 其欲成也엔 止於其足以成하고 欲得也엔 止於其足以得하고 欲合也엔 止於其足以合하며 而其甚者는 則又不能待其足이라
聖人之始制爲君臣, 父子, 夫婦, 朋友也에 坐以治政하고 奔走而執事하면 此足以爲君臣矣로되 聖人이 懼其相易而至於相凌也하야
於是
에 爲之車服采章以別之
하고 하며 名非不相聞也
로되 而見必以
하고 心非不相信也
로되 而
하니 此所以久而不相易也
니라
杖屨以爲安하고 飮食以爲養하면 此足以爲父子矣로되 聖人이 懼其相褻而至於相怨也하야
於是
에 制爲朝夕省問之禮
와 하며 하고 하니 此所以久而不相褻也
니라
生以居於室하고 死以葬於野하면 此足以爲夫婦矣로되 聖人이 懼其相狎而至於相離也하야
於是
에 先之以幣帛
하고 重之以媒妁
하며 하고 하니 此所以久而不相狎也
니라
安居以爲黨하고 急難以相救하면 此足以爲朋友矣로되 聖人이 懼其相瀆而至於相侮也하야
於是
에 戒其群居嬉遊之樂
하고 而嚴其射御食飮之節
하며 足非不能行也
로되 而
하고 口非不能言也
로되 而待紹介之傳命
하니 此所以久而不相瀆也
니라
天下之禍는 莫大於苟可以爲而止하니 夫苟可以爲而止면 則君臣之相凌과 父子之相怨과 夫婦之相離와 朋友之相侮 久矣리니
라하니라 苟錯諸地
라도 而可矣
어늘 藉之用茅
하니 何咎之有
리오하니
此古之聖人이 所以長有天下어늘 而後世之所謂迂闊也니라
중간에 군신君臣 등 네 가지 비유를 가지고 격안格眼에 메워 넣었다.
본래 시론時論에 속하나 경전과 사정을 잘 살펴서 진부한 것을 변화시켜 새로운 것으로 만들었으니, 거자擧子(과생科生)들이 이런 방법을 배운다면 사해四海를 횡행할 수 있을 것이다.
옛날에 성인聖人이 장차 훌륭한 일을 하려고 하면, 그 처음에 반드시 먼저 매우 어렵게 여기는 바가 있어서 오래고 멂에 이르러도 끝내 폐하지 않게 하셨으니, 어렵게 이루었기 때문에 쉽게 패하지 않고 힘들게 얻었기 때문에 가볍게 잃지 않고, 오랜 시일을 두고 더디게 합했기 때문에 속히 흩어지지 않은 것이다.
성인聖人이 그 처음을 자세하고 신중히 하셨던 이유는 그 처음에 이룰 수 없어서가 아니고 종말에 패망하기 쉬울까 우려해서이며, 또 그 처음에 충분히 얻을 수 없어서가 아니고 종말에 쉽게 잃을까 우려해서이며, 그 처음에 충분히 합하지 못해서가 아니고 종말에 쉽게 흩어질까 우려해서였다.
천하天下의 일이 이와 같이 하면 충분히 이루어질 수 있고, 이와 같이 하면 충분히 얻을 수 있고, 이와 같이 하면 충분히 합할 수 있는데도, 반드시 ‘아직 안 된다.’고 생각하고는 따라서 절문節文하여 치밀하고 곡진하게 해서 표식表飾을 하였다.
이 때문에 지금에 이르도록 폐하지 않은 것이다.
후세에 이르러서는 공功을 빨리 이루기를 추구하고 더디고 오래함에 싫증을 내었다.
그러므로 이루고자 할 적에는 충분히 이루기만 하면 되는 데에서 그치고, 얻고자 할 적에는 충분히 얻기만 하면 되는 데에서 그치고, 합하고자 할 적에는 충분히 합하기만 하면 되는 데에서 그치며, 심한 경우에는 또 충분하기를 기다리지도 않는다.
그 처음을 자세하고 신중히 하지 않으면 종말에 장차 그 병폐를 이루 다 이길 수가 없으니, 아!
천하天下의 다스려지고 혼란함과 나라를 향유함의 길고 짧음이 이로부터 나오는 것이다.
성인聖人이 처음 군신간君臣間과 부자간父子間, 부부간夫婦間과 붕우간朋友間의 예禮를 제정할 적에 군주는 앉아서 정사를 다스리고 신하들은 분주히 일을 집행하면 이로써 충분히 군신간이 될 수 있었으나, 성인聖人은 서로 쉽게 여겨 능멸함에 이를까 염려하였다.
이에 수레와 복식에 채장采章을 만들어서 분별하고 조근朝覲할 적에 위치를 드러내어 신분을 엄격히 하였으며, 이름을 서로 듣지 않은 것이 아니지만 만나볼 적에는 반드시 찬자贊者를 사용하였고, 마음이 서로 믿지 않는 것이 아니지만 궁중에 들어갈 적에는 반드시 증표를 사용하였으니, 이 때문에 오래되어도 서로 쉽게 여겨 능멸하지 않은 것이다.
지팡이와 신으로 편안하게 해드리며 먹고 마실 것으로 봉양하면 충분히 부자간이 될 수 있었으나, 성인聖人은 서로 설만하게(무례하게) 대하여 원망함에 이를까 염려하였다.
이에 아침저녁으로 문안하고 살피는 예禮와 몸의 좌우에 물건을 차고 쓰는 꾸밈을 만들었으며, 집안끼리 모여서 살면 즐거운데도 거처를 달리하여 구별하였고, 부자간에 모여서 먹으면 즐거운데도 반찬을 달리하여 높였으니, 이 때문에 오래되어도 서로 설만하지 않은 것이다.
살아서는 한방에 거처하고 죽어서는 들에 함께 장례하면 이로써 충분히 부부간이 될 수 있었으나, 성인聖人은 서로 친압하여 헤어질까 염려하였다.
이에 폐백으로써 먼저하고 중매쟁이로써 거듭하며, 사당에 고하지 않으면 종신토록 첩이 되었고 남자가 낮에 내실(정침正寢)에 거처하면 군자君子가 문병하였으니, 이 때문에 오래되어도 서로 친압하지 않은 것이다.
편안히 거처하여 무리가 되며 위급하고 어려울 적에 서로 구원하면 이로써 충분히 붕우간이 될 수 있었으나, 성인聖人은 서로 함부로 대하여 업신여김에 이를까 염려하였다.
이에 여럿이 모여 기쁘게 노는 즐거움을 경계하고는 활 쏘고 말 타는 것과 먹고 마시는 예절을 엄격히 하였으며, 발이 잘 걸어가지 못하는 것이 아니었으나 빈상擯相이 예禮를 말해주기를 기다렸고 입이 말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었으나 소개하는 사람이 명령을 전달하기를 기다렸으니, 이 때문에 오래되어도 서로 함부로 대하지 않은 것이다.
천하天下의 화禍는 그런대로 구차하게 할 만하다 하여 그치는 것보다 더 큰 것이 없으니, 그런대로 구차하게 할 만하다 하여 그친다면 군신간이 서로 능멸하고, 부자간이 서로 원망하고, 부부간이 서로 헤어지고, 붕우간이 서로 업신여긴 지가 오래되었을 것이다.
성인聖人이 이것을 걱정하셨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꾸밈을 하신 것이다.
《주역周易》에 이르기를 “깔개로 흰 띠풀을 사용하면 허물이 없다.”라고 하였는데, 공자孔子께서 말씀하시기를 “진실로 물건을 땅에 그대로 놓더라도 괜찮은데 깔개로 흰 띠풀을 사용하니, 무슨 허물이 있겠는가?”라고 하셨다.
이는 옛날 성인聖人들이 천하天下를 장구하게 소유한 이유인데, 후세에서는 우활迂闊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주역周易》에 또 이르기를 “합嗑은 합함이니, 물건은 구차히 합해서는 안 된다.
이 때문에 비괘賁卦로써 받았다.”라고 하였으니, 참으로 극진하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