觀世音은 由聞而覺하니 始於聞而能無所聞하고 始於無所聞而能無所不聞이라
雖然이나 非無身이면 無以擧千萬億身之衆이요 非千萬億身이면 無以示無身之至라
故
로 散而爲千萬億身
하고 聚而爲
와 八萬四千
寶目
하니 其道一爾
니라
昔에 吾嘗觀於此하니 吾頭髮을 不可勝數요 而身毛孔도 亦不可勝數라
牽一髮이면 而頭爲之動하고 拔一毛면 而身爲之變하니 然則髮皆吾頭요 而毛孔皆吾身也라
彼皆吾頭로되 而不能爲頭之用하고 彼皆吾身이로되 而不能具身之智면 則物有以亂之矣라
吾將使世人으로 左手運斤而右手執削하고 目數飛雁而耳節鳴鼓하고 首肯旁(傍)人而足識梯級이면 雖有智者라도 有所不暇矣어든 而況千手異執而千目各視乎아
及吾燕坐寂然하야 心念凝黙하야는 湛然如大明鏡하니 人鬼鳥獸 雜陳乎吾前하고 色聲香味 交遘乎吾體하야 心雖不起나 而物無不接하고 接必有道하니 卽千手之出과 千目之運을 雖未可得見이나 而理則具矣라
彼佛菩薩亦然
하니 雖一身不成二佛
이나 而
은 非有他也
라
觸而不亂하고 至而能應하야 理有必至니 而何獨疑於大悲乎아
有法師敏行者 能讀
하야 博通其義
하고 欲以
로 爲一方首
하야 乃以
으로 作菩薩像
하니 端嚴妙麗
하야 具慈愍性
이라
手臂錯出하야 開合捧執하고 指彈摩拊하야 千態具備하며 手各有目하야 無妄擧者라
復作大閣하야 以覆菩薩호되 雄偉壯峙하야 工與像稱하니 都人作禮하야 因敬生悟하니라
雖未得歸나 而想見其處러니 민행敏行이 使其徒법진法震乞文하고 爲道其所以然者라
소장공蘇長公이 於禪宗에 本屬妙悟하야 而其爲記銘頌偈에 種種出世人이라
선종禪宗의 뜻은 저 불가佛家에서 이른바 ‘손 가는 대로 뽑아 와도 곳곳마다 모두가 도道이다.’라는 것이다.
관세음觀世音은 들음을 통하여 깨닫는데, 듣는 데서 시작하였으나 듣는 바가 없고, 들음이 없는 데서 시작하였으나 듣지 못하는 바가 없다.
듣는 바가 없으면 비록 몸이 없더라도 괜찮고, 듣지 못하는 바가 없으면 비록 천만억 개의 몸이 있더라도 괜찮은데, 하물며 손과 눈에 있어서이겠는가?
그러나 몸이 없는 경우가 아니면 천만억 개나 되는 많은 몸을 들 수 없고, 천만억 개의 몸이 아니면 몸이 없는 지극함을 볼 수 없다.
그러므로 흩어지면 천만억 개의 몸이 되고, 모이면 8만4천 개의 모타라母陀羅의 팔과 8만4천 개의 청정淸淨한 보배로운 눈이 되는 것이니, 그 도道는 똑같은 것이다.
옛날 내 일찍이 이것을 살펴보았으니, 나의 머리털은 이루 셀 수 없이 많고, 또 내 몸의 모공毛孔도 이루 셀 수 없이 많다.
그런데 머리털 하나를 잡아당기면 이 때문에 머리가 움직이고, 터럭 하나를 뽑으면 이 때문에 몸통이 변하니, 그렇다면 머리털이 모두 내 머리인 것이요 모공毛孔이 모두 내 몸통인 것이다.
저 머리털이 모두 다 내 머리인데 머리의 쓰임이 되지 못하고, 저 모공毛孔이 모두 다 내 몸통인데 몸통의 지혜를 갖추지 못한다면, 물건이 내 마음을 어지럽힐 수 있는 것이다.
내 장차 세상 사람들로 하여금 왼손으로는 자귀를 휘두르면서 오른손으로는 삭도削刀(대패)를 잡게 하고, 눈으로는 날아가는 기러기를 세면서 귀로는 울리는 북소리의 박자를 맞추게 하고, 머리를 끄덕이며 옆 사람의 말을 들으면서 발로는 계단을 세며 올라가게 한다면, 비록 지혜로운 자가 있더라도 겨를이 없을 것인데, 하물며 천 개의 손이 다른 물건을 잡고 천 개의 눈이 각기 다른 것을 봄에 있어서이겠는가?
그러다가 내가 편안히 앉아 조용하게 마음과 생각을 집중하여 고요하게 있으면 마음이 깨끗하기가 큰 거울과 같으니, 이렇게 되면 사람과 귀신, 새와 짐승이 내 눈 앞에서 뒤섞여 진열되고, 색깔과 소리와 향기와 맛이 내 몸에 서로 만나서, 마음은 비록 일어나지 않으나 물건을 접하지 않는 것이 없고 접하면 반드시 도리道理가 있으니, 이렇다면 천 개의 손을 내미는 것과 천 개의 눈을 운용하는 것을 비록 볼 수는 없으나, 이치는 갖춰져 있는 것이다.
저 부처와 보살菩薩 또한 그러하니, 비록 한 몸이 두 부처가 될 수는 없으나, 한 부처가 항하사恒河沙의 여러 나라를 두루 하는 것은 딴 방법이 있는 것이 아니다.
저촉하여도 어지럽지 않고 이르면 능히 대응하여, 이치가 반드시 지극함이 있는 것이니, 어찌 홀로 대자비大慈悲의 천수천안千手千眼을 의심할 것이 있겠는가?
불사佛事가 가장 많았으나 웅장한 대자비大慈悲의 상像은 아직 보지 못하였다.
그런데 법사 민행法師 敏行이란 자가 내교內敎와 외교外敎를 읽어서 그 뜻을 두루 통달하고는, 여환삼매如幻三昧로 한 지방의 으뜸이 되고자 하여 마침내 큰 단향檀香을 가지고 보살상菩薩像을 만드니, 이 보살상은 단정하고 엄숙하고 묘하고 화려하면서 인자하고 측은히 여기는 성품을 갖추고 있었다.
손과 팔뚝이 번갈아 나와 열렸다 모였다 하면서 물건을 잡고, 손가락으로 튕기고 만지고 어루만짐에 천태만상이 구비되었으며, 손에는 각각 눈이 있어서 함부로 움직이는 것이 없었다.
그리고 다시 큰 각閣을 지어서 보살상菩薩像을 덮었는데, 웅장하고 우뚝 솟아 있어 그 공교함이 보살상과 걸맞으니, 모든 사람들이 예禮를 갖추어 공경심으로 인해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내가 사방에 떠돌아다닌 지 20여 년이 되었다.
비록 내 고향에 돌아가지는 못했으나 그곳을 상상해보곤 하였는데, 민행敏行이 문도門徒인 법진法震을 나에게 보내어 글을 청하고 이렇게 된 내용을 말하였다.
사리에 어둡고 미혹되어 수족을 둘 바를 모른다.
그런데 보살菩薩의 천 개의 손과 천 개의 눈은
당형천唐荊川이 말하였다 “이 노인이 평소 불가佛家의 학설에 정통하였다.”
소장공蘇長公은 선종禪宗에 있어서 본래 묘오妙悟에 해당하여 기문記文과 명문銘文, 송頌과 게偈를 지을 적에 종종 세상 사람들보다 크게 뛰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