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간韓幹之馬四니 其一은 在陸하야 驤首奮鬣하야 若有所望하야 頓足而長鳴하고 其一은 欲涉하야尻高首下하야 擇所由濟하야 跼蹐而未成이라
其二는 在水하니 前者反顧하야 若以鼻語하고 後者不應하야 欲飮而留行이라
以爲廏馬也인댄 則前無羈絡하고 後無箠策하며 以爲野馬也인댄 則隅目聳耳와 豐臆細尾가 皆中度程하니 蕭然如賢대부大夫貴公子 相與解帶脫帽하고 臨水而濯纓이라
遂欲高擧遠引하야 友麋鹿而終天年이나 則不可得矣니 蓋優哉游哉하야 聊以卒歲而無營이니라
한간韓幹이 그린 말이 네 필이니, 그중에 한 마리는 육지에 있으면서 머리를 들고 갈기를 떨쳐서 마치 바라는 바가 있는 듯 발을 구르며 길게 울고, 그중에 한 마리는 물을 건너고자 하여 꽁무니를 높이 들고 머리를 낮추어서, 따라 건널 곳을 가려 몸을 움츠리고 조심조심 걷고 있으나 아직 건너지는 못하였다.
그리고 나머지 두 마리는 물에 있는데, 앞에 있는 놈은 뒤를 돌아보면서 마치 코로 말하는 듯하고, 뒤에 있는 놈은 대꾸하지 않고서 물을 마시려고 걸음을 멈추고 있다.
이들을 마구간에 있는 말이라고 한다면 앞에는 굴레가 없고 뒤에는 채찍이 없으며, 이것을 야생마라고 한다면 쑥 들어간 눈과 쫑긋한 귀와 풍성한 가슴과 가는 꼬리가 모두 명마名馬의 법식(규격)에 맞으니, 깨끗한 것이 마치 어진 대부大夫와 귀공자貴公子가 서로 더불어 띠를 풀고 관을 벗고서 물가에 가서 갓끈을 세척하는 듯하다.
마침내 높이 뛰고 멀리 달려가서 사슴과 벗하여 천년天年을 마치고자 하나 그럴 수 없으니, 넉넉하고 한가롭게 노닐어서 그런대로 한 해를 마치며 도모함이 없는 듯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