君子可以寓意於物
이요 而不可以留意於物
이니 寓意於物
이면 雖微物
이라도 足以爲樂
이요 雖
이라도 不足以爲病
이며 留意於物
이면 雖微物
이라도 足以爲病
이요 雖尤物
이라도 不足以爲樂
이니라
하고 하고 하니 此豈有聲色臭味也哉
리오마는 而樂之終身不厭
하니라
凡物之可喜하야 足以悅人而不足以移人者는 莫若書與畫라
하고 하며 와 은 皆以兒戱
로 害其國
하고 凶其身
하니 此
는 留意之禍也
니라
始吾少時에 嘗好此二者하야 家之所有는 惟恐其失之하고 人之所有는 惟恐其不吾予也러니
旣而요 自笑曰 吾薄富貴而厚於書하고 輕死生而重於畫하니 豈不顚倒錯繆하야 失其本心也哉리오호라
自是로 不復好하고 見可喜者하면 雖時復蓄之나 然爲人取去라도 亦不復惜也라
譬之煙雲之過眼하고 百鳥之感耳하니 豈不欣然接之리오마는 去而不復念也라
平居에 攘去膏粱하고 屛遠聲色이로되 而從事於書畫하야 作寶繪堂於私第之東하야 以蓄其所有하고 而求文以爲記하니
묵보당기墨寶堂과 與此二篇은 皆小題로되 從大處起議論하야 有箴規之意焉하니라
07. 왕군王君의 보회당寶繪堂에 대한 기문記文
그러나 경지는 형공荊公(왕안석王安石)만 훨씬 못하다.
군자君子는 물건에 뜻을 붙여둘 수는 있으나, 물건에 뜻을 머물러두어서는 안 되니, 물건에 뜻을 붙여두면 비록 하찮은 물건이라도 충분히 즐거움이 될 수 있고 비록 귀한 물건이라도 병病이 되지 못하며, 물건에 뜻을 머물러두면 비록 하찮은 물건이라도 충분히 병病이 될 수 있고 비록 귀한 물건이라도 즐거움이 될 수 없다.
노자老子가 말하기를 “오색五色은 사람으로 하여금 눈을 멀게 하고, 오음五音은 사람으로 하여금 귀를 먹게 하고, 오미五味는 사람으로 하여금 입맛을 잃게 하고, 말을 달려 사냥하는 것은 사람으로 하여금 마음에 광증狂症을 내게 한다.”라고 하였다.
그러나 성인聖人이 일찍이 이 네 가지를 버리지 않은 것은 또한 그런대로 뜻을 붙이려 한 것일 뿐이다.
유비劉備의 뛰어난 재주로도 소꼬리 털을 엮어 짜는 것을 좋아하였고, 혜강嵇康의 광달曠達함으로도 쇠를 단련하기를 좋아하였고, 원부阮孚의 방달放達함으로도 신발에 밀납을 칠하는 것을 좋아하였으니, 이런 것들이 어찌 아름다운 소리와 색깔과 냄새와 맛이 있겠는가마는, 저들은 이것을 즐거워하여 종신토록 싫어하지 않았다.
모든 물건 중에 좋아할 만하여 사람을 기쁘게 할 수 있으나 사람의 마음을 바꿀 수 없는 것은 글씨와 그림만 한 것이 없다.
그러나 여기에다 뜻을 두고 놓지 않게 되면, 그 화禍를 이루 다 말할 수 없는 것이다.
종요鍾繇는 이 때문에 피를 토하고 무덤을 파헤치기에 이르렀고, 송宋나라 효무제孝武帝와 왕승건王僧虔은 이 때문에 서로 시기하기에 이르렀으며, 환현桓玄이 서화書畫를 배에 싣고 도망하고, 왕애王涯가 벽壁을 이중으로 한 것은 모두 아이들 장난과 같은 것 때문에 자기 나라를 해치고 자기 몸을 죽게 하였으니, 이것은 서화書畫에 뜻을 두어서 생긴 화禍인 것이다.
처음 내가 젊었을 적에 일찍이 이 글씨와 그림 두 가지를 좋아해서, 집안에 있는 것은 행여 잃을까 염려하고 남이 소유한 것은 행여 나에게 주지 않을까 염려했었는데,
이윽고 스스로 조소하기를 “내가 부귀를 하찮게 여기면서 글씨를 대단하게 여기고, 사생死生을 가볍게 여기면서 그림을 소중하게 여기니, 이 어찌 경중輕重이 뒤바뀌고 착란하여 본심을 잃은 것이 아니겠는가?”라고 하였다.
이후로 다시는 좋아하지 않았고, 좋아할 만한 것을 보면 비록 잠시 다시 보관하였으나 남이 가져가더라도 다시 아까워하지 않았다.
비유하면 연기와 구름이 눈앞에 지나가고 온갖 새소리가 귀를 감동시키는 것과 같으니, 어찌 흔연欣然히 이것들을 대하지 않겠는가마는 떠나가면 다시는 생각하지 않았다.
이에 글씨와 그림 이 두 가지 물건은 항상 나의 즐거움이 되었고, 나의 병病이 되지 못하였다.
부마도위 왕군駙馬都尉 王君 진경晉卿은 비록 척리戚里에 있었으나, 예의禮義를 실행하고 시詩와 서書를 배우고 물어서 항상 빈한한 선비와 함께 연마하였다.
평소에 고량진미를 물리치고 음악과 여색을 멀리하였으나, 글씨와 그림에 종사하여 사제私第의 동쪽에 보회당寶繪堂을 짓고는 자신이 소유한 것들을 보관하고, 글을 지어서 이것을 기록해줄 것을 나에게 부탁하였다.
나는 불행히도 그가 내가 소싯적에 글씨와 그림을 좋아하던 태도와 흡사한 것이 아닌가 염려스럽다.
그러므로 이 말을 고하니, 행여 그 즐거움을 온전히 하고 그 병病을 멀리할지어다.
“〈묵보당기墨寶堂記〉와 이 두 편은 모두 작은 제목인데, 큰 곳으로부터 의논을 일으켜서 경계하는 뜻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