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唐宋八大家文抄 蘇軾(2)

당송팔대가문초 소식(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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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송팔대가문초 소식(2) 목차 메뉴 열기 메뉴 닫기
放達이라
軾啓하노이다
奉別忽十餘年이라
愚瞽頓仆하야 不復自比於朋友러니 不謂故人 尙爾記錄하고 遠枉手敎하야 甚厚하고 且審比來起居佳勝하오니 感慰不可言이니이다
素號善地하니 不應有瘴癘 豈歲時適爾리오
旣無所失亡하고 而有得於齊寵辱, 忘得喪者하니니이다
旣以任意直前하야 不用長者所敎하야 以觸罪罟니이다
이나 禍福 要不可推避 初不論巧拙也니이다
黃州 濱江帶山하야 旣適耳目之好하고 而生事百需 亦不難致
早寢晩起하야 又不知所謂禍福果安在哉니이다
偶讀戰國策이라가하고 欣然而笑하니 若蠋者 可謂巧於居貧者也
菜羹菽黍 差饑而食하면 其味與이요 而旣飽之餘 芻豢滿前이라도 惟恐其不持去也
美惡在我하니 何與於物이리오
所云讀佛書及合藥救人二事 以爲閑居之賜甚厚니이다
佛書 舊亦嘗看이나 但闇塞하야 不能通其妙하고 獨時取其麤淺假說하야 以自洗濯하니 若農夫之去草 旋去旋生하야 雖若無益이나 然終愈於不去也
若世之君子 所謂超然玄悟者 僕不識也니이다
往時 陳述古好論禪하야 自以爲至矣라하고 而鄙僕所言 爲淺陋라하니
僕嘗語述古호되 公之所談 譬之飮食하면 龍肉也 而僕之所學 猪肉也 猪之與龍則有間矣
然公終日說龍肉 不如僕之食猪肉 實美而眞飽也라하니이다
不知君所得於佛書者 果何耶
爲出生死, 超하야 遂作佛乎
抑尙與僕輩俯仰也잇가
學佛老者 本期於靜而達하나니 靜似懶하고 達似放이라
學者或未至其所期하고 而先得其所似하면 不爲無害
僕常以此自疑 亦以爲獻하노이다
來書云 處世得安穩無病하고 麤衣飽飯하야 不造이면 乃爲至足이라하니 三復斯言 感歎無窮이라
世人所作 擧足動念 無非是業이니 不必刑殺無罪하고 取非其有然後 爲寃業也니이다
無緣面論하니 以當一笑而已니이다


04. 필중거畢仲擧에게 답한 글
호방하고 활달하다.
소식蘇軾은 아룁니다.
삼가 작별한 지 어느덧 10여 년이 되었습니다.
어리석은 저는 사리에 어두워 쓰러지고 나서는 다시는 스스로 붕우들에게 견주지 못하였는데, 뜻밖에 친구가 아직도 나를 기억하고 멀리서 손수 편지를 보내서 매우 후하게 존문存問하시고 또 근래 기거起居(동정動靜)가 매우 편안함을 살폈으니, 감사하고 위로됨을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나산羅山은 평소 좋은 곳으로 알려져 있으니 응당 장려瘴癘(습해서 생기는 병)가 있을 수가 없을 것인데, 어찌 세시歲時가 마침 그러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잃은 바가 없고, 은총과 치욕을 똑같이 여기고 얻고 잃는 것을 잊음에 깨달음이 있었으니, 이는 하늘이 그대를 도운 것입니다.
저는 제 생각대로 곧장 앞으로 나아가서 장자長者들이 가르친 바를 따르지 아니하여 이미 죄망罪網에 저촉되었습니다.
그러나 화와 복은 요컨대 밀쳐내고 피할 수 없는 것이니, 애당초 공교롭게 대처하고 졸렬하게 대처하는 것을 논할 것이 없습니다.
이곳 황주黃州는 강가에 있고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귀와 눈을 즐겁게 하기에 적합하고 살아가는 데에 필요한 온갖 물건을 장만하기 또한 어렵지 않습니다.
저는 일찍 자고 늦게 일어나서 또 이른바 화복이란 것이 과연 어디에 있는지를 모릅니다.
우연히 《전국책戰國策》을 읽다가 처사 안촉顔蠋의 “늦게 먹음으로써 고기를 당해낸다.”는 말을 보고 흔연히 웃었으니, 안촉顔蠋과 같은 자는 가난에 잘 대처한 자라고 이를 만합니다.
나물국과 콩과 기장밥도 약간 굶주릴 때에 먹으면 그 맛이 팔진미八珍味와 똑같고, 이미 배부른 뒤에는 고기가 밥상 앞에 가득하더라도 다만 치우지 않는 것을 근심합니다.
음식의 맛이 좋고 나쁜 것은 나에게 달려 있으니, 어찌 물건과 상관이 있겠습니까?
말씀하신 불경佛經을 읽는 일과 약을 조제하여 사람을 구제하는 두 가지 일은 제가 한가히 거처할 때에 좋은 가르침이 되어 은혜됨이 매우 두텁습니다.
불경은 예전에도 본 적이 있으나 제가 어둡고 막혀서 그 묘리妙理를 통하지 못하고, 다만 때로 거칠고 얕은 가설假說을 취하여 스스로 마음을 세탁하였으니, 이는 농부가 풀을 제거할 적에 제거하자마자 곧바로 다시 생겨나서 비록 무익한 것 같으나, 끝내 제거하지 않은 것보다는 나은 것과 같습니다.
그러나 세상의 군자들이 이른바 “초연히 크게 깨달았다.”는 것으로 말하면 저는 알지 못합니다.
지난번 진술고陳述古선학禪學을 논하기 좋아하여 스스로 자신은 지극한 경지에 이르렀다 하고, 제가 말하는 것은 천루淺陋하다고 하였습니다.
제가 일찍이 진술고陳述古에게 말하기를 “이 말하는 것은 음식에 비유하면 고기이고 제가 배운 것은 돼지고기이니, 돼지고기와 고기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그러나 공이 종일토록 입으로 고기를 말하는 것이 제가 돼지고기를 실로 맛있고 참으로 배부르게 먹는 것만 못합니다.”라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대가 불경에서 얻은 것이 과연 어떠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를 벗어나고 삼승三乘을 초월하여 마침내 부처가 되는 것입니까?
아니면 아직도 우리들과 어울려 지내는 것입니까?
불교佛敎노장老莊을 배우는 자들은 본래 고요하고 통달하기를 기약하는데, 고요함은 게으름과 유사하고 통달함은 방종함과 유사합니다.
배우는 자가 혹 기약한 바에 이르기 전에 먼저 그 유사한 바를 얻으면 폐해가 없지 못합니다.
저는 항상 이것을 가지고 스스로 의심하였기 때문에 또한 그대에게 이 말씀을 올리는 것입니다.
보내주신 편지에 이르기를 “세상을 살아감에 편안하여 병이 없고, 거친 옷을 입고 거친 밥을 먹으면서 원업寃業을 짓지 않으면, 이것이 바로 지극한 만족이 된다.”라고 하였으니, 이 말씀을 세 번 반복하면서 감탄하여 마지않았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하는 것은, 발을 들 때나 생각을 할 때마다 이 원업寃業 아닌 것이 없으니, 굳이 죄 없는 사람을 형벌하여 죽이고 자기 소유가 아닌 것을 취한 뒤에야 원업寃業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얼굴을 마주하여 의논할 길이 없으니, 이로써 한번 웃고 말 뿐입니다.


역주
역주1 答畢仲擧書 : 이 글은 蘇軾이 黃州에 있을 적에 畢仲擧에게 답한 편지이다. 蘇軾은 元豐 3년(1080)부터 元豐 7년까지 黃州에 유배되어 있었다. 이 글이 쓰여진 정확한 시기는 알 수 없으며 畢仲擧 또한 자세히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다.
역주2 存問 : 안부를 묻고 선물을 보냄을 이른다.
역주3 羅山 : 羅山縣으로 지금의 河南省 동남쪽 淮河 상류에 위치하였다.
역주4 天相子也 : 하늘이 그대를 도왔다는 뜻이다. 위의 말을 통해 유추해보면 畢仲擧의 서신에 자신이 羅山에서 瘴癘를 앓았으나 무사히 회복되었으며, 이 병을 통해 老莊이 말한 道를 깨달았다는 내용이 있었던 듯하다. 그러므로 蘇軾이 잃은 것 없이 도를 깨우쳤으니, 이는 바로 하늘이 그대를 도운 것이라고 말한 것이다.
역주5 處士顔蠋之語 晩食以當肉 : 顔蠋은 戰國時代 齊나라 사람으로 齊나라 宣王이 불렀으나 사양하여 벼슬하지 않고 숨어 산 은사였는데, 늘 말하기를 “늦게 밥을 먹음으로써 고기를 당해내고, 편안히(서서히) 걸음으로써 수레를 당해내고, 죄를 짓지 않음으로써 貴함을 당해내고, 청렴하고 바르게 살면 스스로 즐겁다.[晩食以當肉 安步以當車 無罪以當貴 淸靜貞正以自虞]”라고 하였다. 《戰國策 齊策》 ‘晩食以當肉’은 먹는 시기를 늦춰 시장할 때 먹으면 보통의 음식도 고기처럼 맛있다는 뜻이다.
역주6 八珍 : 여덟 가지의 맛있는 귀한 음식을 이른다. 《周禮》 〈天官 膳夫〉의 鄭玄의 注에 “八珍은 淳母․淳熬․炮豚․炮牂․擣珍․漬․熬․肝膋이다.”라고 하였다.
역주7 三乘 : 불교에서 말하는 세 가지 敎法으로 小乘, 中乘, 大乘을 이른다. 小乘은 初根人을 위해 四諦法을 행하게 하는 聲聞乘을 이르고, 中乘은 中根人을 위해 十二因緣을 깨닫게 하는 緣覺乘을 이르고, 大乘은 上根人을 위해 六波羅蜜을 닦게 하는 菩薩乘을 이르는데, 보통 佛法을 비유하는 말로 사용된다.
역주8 寃業 : 남에게 억울한 일을 하는 惡業으로 후일에 반드시 악한 결과를 받는 악한 행동을 말한다.

당송팔대가문초 소식(2) 책은 2019.04.23에 최종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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