伏覩詔書에 登庸舊德하오니 傳聞四海에 歡喜一辭니이다
任法而不任人이면 則責輕而憂淺하니 庸人之所安이요 任人而不任法이면 則責重而憂深하니 賢者之所樂이니이다
凡吾君所以推心忘己하야 一切不問하고 而聽其所爲하시니 蓋其後에 必將責報收功하야 三年有成하야 而底於至治하시리이다
自非量足以容物하고 智足以知人하고 强足以濟艱難하고 勇足以斷取舍면 則何以首膺民望하고 力報主知리잇고
更練
之用舍
하고 出入四方之險夷
하야 疲民係心
하고 有識引領
이라
必將發其蘊蓄하야 以次施行하시리니 始緩獄以裕民하고 終措刑而隆禮리이다
18. 한승상韓丞相이 다시 입사入仕한 것을 하례한 계啓
엎드려 조서를 보니, 지난날 덕망이 높았던 분들을 등용하셨는데, 이 내용이 사해에 알려지자 천하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기뻐하고 있습니다.
엎드려 생각하건대 군신君臣의 사이는 옛날과 지금이 길이 다릅니다.
법에 맡기고 사람에 맡기지 않으면 책임이 가볍고 근심이 적어지니 이는 용렬한 사람들이 편안히 여기는 바이며, 사람에게 맡기고 법에 맡기지 않으면 책임이 무겁고 근심이 깊어지니 이것은 현자들이 좋아하는 바입니다.
무릇 우리 임금께서 신하들에게 마음을 모두 주시고 자신을 잊어서 일체 따지지 않으시고 신하들이 하는 바를 들어주시니, 뒤에 반드시 장차 공功을 거두어서 3년 만에 훌륭한 정치를 이루어 지극한 정치에 이르게 되기를 바라실 것입니다.
만일 도량이 충분히 남을 포용할 만하고 지혜가 충분히 사람을 알아볼 만하고 강함이 충분히 어려움을 구제할 만하고 용맹이 충분히 취사선택을 결단할 만한 자가 아니라면, 어떻게 맨 먼저 백성들의 희망에 부응하고 힘써 군주의 지우知遇에 보답할 수 있겠습니까?
공손히 생각하건대 사관상공史館相公께서는 충성심이 천성에서 우러나오고 덕망이 세상에 으뜸이십니다.
건괘乾卦의 중정中正처럼 우뚝하여 순수純粹하고 정밀하며, 곤괘坤卦의 육이六二처럼 순하면서도 곧고 방정하고 큽니다.
세 조정의 용사用舍를 차례로 거치고 사방의 험한 곳과 평탄한 곳을 모두 출입하여, 병든 백성들이 마음속으로 그리워하고 식견 있는 자들이 목을 늘이고 지극한 정치가 이뤄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반드시 장차 온축蘊蓄해온 것을 발휘하여 차례로 시행하실 것이니, 처음에는 옥사를 느슨히 하여 백성들을 여유롭게 하고, 종말에는 형벌을 버리고 예禮를 높이실 것입니다.
저는 문하門下에 이른 지가 가장 오래되고 사랑을 받은 것이 또한 깊습니다.
그래서 기쁘고 즐거운 마음이 실로 동료들보다 갑절이나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