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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洋古典解題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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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저자 미상의 《몽골비사(원조비사(元朝秘史))》, 즉 Mongγul-un niγuča tobčiyan(현대몽골문 Монголын нууц товчоон, 몽골의 비밀스런 역사의 요약)은 몽골 사람들의 조상 신화와 칭기스 칸의 ‘대몽골국(Yeke Mongγul Ulus)’ 건국 과정과 우구데이 카안의 통치 시기까지를 적은, 한자(漢字)로 음역(音譯)한 몽골어로 된 최초의 역사서이다. 이 책은 중세 몽골인들의 역사, 문학, 어학과 민속학 연구에 필수불가결한 가장 중요한 자료이다.
몽골어 《몽골비사》의 성립 연대는 맨 마지막 282절에 ‘대 쿠릴타이에 모여, 쥐해 7월에, 켈루렌의 쿠데에 아랄의 돌로안 볼닥과 실긴첵 사이에 행궁들이 묶고 있을 때 쓰기를 마쳤다.’고 쓰여 있어 1228년~1264년 사이의 어느 쥐해에 쓰였을 것으로 본다. 그렇지만 많은 연구자들이 《몽골비사》의 대부분인 1~10권은 1240년에 쓰였고, 11~12권은 그 후 어느 시기(쥐해)에 쓰였으며, 그와 함께 톨루이 가문의 정통성을 강조하기 위해 일부 첨삭이 가해졌다고 보는 설이 가장 설득력 있다. 그리고 한자음역본 《원조비사(元朝秘史)》는 원말명초 어느 시기에 몽골어와 한어(漢語)에 능통한 사람(들)에 의해 작성되었을 것으로 여기고 있다.
특히, 《몽골비사》는 일반 독자가 아닌 칭기스 칸의 직계 후손들만 열람할 수 있도록 편찬되었기 때문에, 일부 칭기스 칸의 잘못이나 부정적인 점도 가감 없이 기록했다는 점에 큰 특징이 있다. 물론 후대에 대칸의 자리가 우구데이 가문에서 톨루이 가문으로 바뀐 이후에 일부 첨삭이 가해졌다는 연구도 있다.

2. 저자

(1) 성명:저자 미상, 몽골문 《몽골비사》의 저자가 누구인지는 알려지지 않았고, 아마 앞으로도 밝히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저자로 추정할 수 있는 몇몇이 그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첫째, 칭기스 칸의 아들들에게 위구르 문자를 가르친 타타통아, 둘째, 몽골제국 초기에 중신이었던 칭카이, 셋째, 칭기스 칸이 타타르 부와의 전쟁에서 데려와 어머니 후엘룬이 키운 시기 코토코 등이다. 한자음역본 《몽골비사(元朝秘史)》의 편찬자에 관해서도 분명하게 밝혀진 것은 없지만, 1389년에 간행된 《화이역어(華夷譯語)》의 체제와 비슷한 데 착안하여, 그 편찬자들인 화원결(火源潔), 마사역흑(馬沙亦黑) 등으로 추측하고 있는 상황이다.

3. 서지사항

현전하지 않는 《몽골비사》의 원전은 위구르 몽골문, 또는 파스파(팍바) 몽골문으로 기록되었을 것으로 추정하지만 우리에게 전해지지 않는다. 현재 우리에게 전해져 온 것은 중세 몽골어 원전을 한자음으로 빌려 적은 소위 ‘몽골어 한자음역본(漢字音譯本)’이다.
각 문장은 몽골어를 한자로 음역한 본문, 그 옆에 자세한 한어(漢語) 방역(傍譯), 그리고 한 문장이 끝나는 곳에는 몽골문의 대의를 한어로 옮긴 총역(總譯)으로 이루어져 있다.
따라서 많은 《몽골비사》 연구자들이 한자로 음역된 몽골어의 음운과 형태를 올바르게 재구하기 위해 오랫동안 노력하여 이제는 거의 완벽에 가깝게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현재 연구자들이 이용하는 한자음역본 《몽골비사》 판본들은, 18~19세기에 서사(書寫)한 것을 20세기 초에 목판 인쇄하거나 또는 영인하여 출간한 것들이다. 그중에서 12권본은 1936년에 상해(上海)의 상무인서관(商務印書館)에서 영인하여 출간한 사부총간본(四部叢刊本), 그리고 섭덕휘본(葉德輝本)이 있으며, 15권본으로는 영락대전본(永樂大全本)이 있다.

4. 내용

제1권(1~68절)에는 테무진(칭기스 칸)의 선조들에 대한 다소 신화적인 서술, 테무진의 출생과 유년 시절, 제2~3권(69~126절)에는 테무진의 소년기와 청년 시기, 그리고 영웅적인 인물로 성장하는 과정, 제4~6권(127~185절)에는 테무진이 몽골의 지도자로 성장하면서 권력을 향한 투쟁과 자모카와 옹칸 등 주변 세력들과의 경쟁, 제7~10권(186~246절)에는 테무진의 몽골 초원 통일과 칭기스 칸 추대, 공신들에 대한 포상과 권력의 중앙집권화, 그리고 형제들과의 불화, 제11~12권(247~282절)에는 칭기스 칸의 중국과 중앙아시아 원정과 칭기스 칸의 사망과 우구데이 카안의 즉위와 통치, 《몽골비사》의 성립에 대해 각각 서술하고 있다.

5. 가치와 영향

몽골제국(대원(大元))이 분열되고 주원장(朱元璋)이 명(明)을 건국하면서, 한편으로는 졸속으로 《원사(元史)》를 편찬하여 원(元)-명(明)으로 이어지는 정통성을 주장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몽골의 유산과 영향을 철저하게 파괴하여 한족(漢族)의 문화를 부흥시키려 노력하였다. 이 과정에서 몽골문으로 된 대부분의 역사서와 기록들이 파괴되었을 것으로 본다. 다행히도 《몽골비사》는 한자로 음역되었기 때문에 파괴를 피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19세기 말에 《몽골비사》의 새로운 발견과 이어진 연구를 통해 《성무친정록(聖武親征錄)》, 《원사(元史)》, 《집사(集史) Jamī al-Tavārīkh》와 함께 몽골(大元)제국사 연구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할 수 있다. 즉, 몽골의 지배를 받았던 이방인들의 기록이 아닌 지배자인 몽골인의 시각으로 기록한 역사서라는 점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몽골과 밀접한 관계에 있던 고려의 뒤를 이은 조선은 명과 마찬가지로 ‘몽골의 유산’을 지우기 위해 노력하였다. 이 과정에서 고려에 남아 있던 위구르 몽골문이나 파스파문 몽골어로 된 수많은 기록들이 조선 초에 산실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몽골제국의 영향 하에서 고려가 받아들였던 다양한 문화요소들은 조선 초에 새로운 모습으로 꽃을 피울 수 있었다.

6. 참고문헌

(1) 명언
• “다시 알란 미인이 다섯 아들에게 타이르기를, ‘너희들, 다섯 아들은 한 배에서 나왔다. 너희들이 방금 전에 본 다섯 대의 화실처럼 하나가 되면 그 한 대씩의 화살들처럼 누구에게도 쉽게 꺾인다. 너희들이 저 묶음 화살들처럼 함께 한마음이 되면 누구에겐들 쉽게 어찌 되겠느냐?’고 했다. Basa Alan-ɣo`a tabun kö`üd-te`yen söyü`er üge ügülerün, ″Ta tabun kö`üd minu ɣaɣča ke`eli-eče törebe. Ta tuɣar-un tabun müsüd metü ɣaɣča ɣaɣča bolu`asu, tere niǰi`el müsüd metü ken-e ber kilbara quɣuldaqun, ta. Tere čuɣtai müsüd metü qamtu nigen eyeten bolu`asu, ken-e ber kilbara yekin bolqun, ta?″ ke`ebi.
[阿闌豁阿就教訓着說 您五箇兒子 都是我一箇肚皮裏生的 如恰才五只箭竿一般 各自一只呵 任誰容易折折 您兄弟但同心呵 便如這五只箭竿 束在一處 他人如何容易折得折]” 《몽골비사》 22절
• “‘……나는 몹시 무섭다. 보르칸 성산에 아침마다 제사 지내리라! 날마다 기도하리라! 내 자손의 자손까지 깨닫게 하리라!’ 하고 해를 향해 허리띠를 목에 걸고, 모자를 팔에 끼고, 손으로 가슴을 치며, 해 쪽으로 아홉 번 무릎 꿇고 젖을 뿌려 바치고 맹세했다. Maši ayu`unldaba, bi. Burqan-qaldun-i Manaɣar büri maliyasuɣai! Üdür büri öčisügei! Uruɣ-un uruɣ minu Uqatuɣai!″ ke`yen naran esergü büse-ben küǰü`ün-dür-iyen erigeleǰü, maɣalai-ban ɣar-tur-iyan se`eǰigeleǰü, ɣar-iyan ebče`ün-dür-iyen mö`eledčü, naran ǰüg yesünte sögödčü sačuli öči`üli ögbe.
[我所以躲得過 我的好小性命 被不兒罕山遮求了 這山久後時常祭祀 我的子子孫孫 也一般祭祀 說訖 向日將系腰挂在頂上 將帽子挂在手上 椎胸跪了九跪 將馬妳子酒奠了]” 《몽골비사》 103절
(2) 색인어: 몽골비사(Mongγul-un niγuča tobčiyan), 부르테 치노(Börte činu-a 잿빛 푸른 이리), 코아이 마랄(Qoai maral 흰 암사슴), 예케 몽골 울루스(Yeke Mongγul Ulus 大蒙古國), 칭기스 칸(Činggis qan, 成吉思汗, 元 太祖), 우구데이 카안(Ögödei qa’an, 窩闊台, 元 太宗)
(3) 참고문헌
• 《몽골비사[元朝秘史]》(저자 미상, 유원수 역주, 사계절)
• 《蒙古秘史 校勘本》(저자 미상, 額爾登泰․烏云達賚 校勘, 內蒙古人民出版社)
• 《元朝秘史(校勘本)》(저자 미상, 烏蘭 校勘, 中華書局)
• 《元朝秘史全釋》上․中․下(저자 미상, 小澤重男 著, 風間書房)
• 《聖武親征錄(新校本)》(저자 미상, 賈敬顔 校注, 陳曉偉 整理, 中華書局).
• 《元史》([明]宋濂 等 撰, 中華書局).
• 《집사(集史 Jâmi‘ at-tavârîkh)》1~4권(라시드 웃 딘, 김호동 역주, 사계절)
• 〈중국사 연구자들의 元代史 연구와 ‘蒙古’ 認識〉(김장구, 《중국 역사가들의 몽골사 인식》, 동북아역사재단)
• 〈元代의 漢文實錄과 蒙文實錄〉(김호동, 《東洋史學硏究》109)
• The Secret History of the Mongols: A Mongolian Epic Chronicle of the
Thirteenth Century, 2 vols.(de Rachewiltz, Igor, Brill)
• Монголын нууц товчоо 몽골비사(Ш. Гаадамба Sh. 가담바, Улсын хэвлэлийн
газар 국립인쇄소)
• 《몽골비사》 解題(유원수, 서울대학교 중앙유라시아연구소 문명아카이브)

【김장구】



동양고전해제집 책은 2023.10.30에 최종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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