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고전종합DB

東洋古典解題集

동양고전해제집

출력 공유하기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URL 오류신고
동양고전해제집 목차 메뉴 열기 메뉴 닫기


1. 개요

《한학사승기(漢學師承記)》는 청(淸)나라 강번(江藩)이 지은 열전체(列傳體)의 청대 학술사로서 청대(清代) 한학자(漢學者)의 가법(家法) 전수와 경학(經學)의 원류를 밝히고 있다. 염약거(閻若璩)와 호위(胡渭)에서 시작하여 황종희(黃宗羲)와 고염무(顧炎武)로 마무리하는 모두 40명의 학자를 다루고 있으며, 뒤에 다시 16명을 부록으로 붙여 모두 56명의 漢學者의 전기와 학술 사상을 정리하고 있다. 그의 다른 저작인 《송학연원기(宋學淵源記)》와 함께 청대(淸代) 학술을 총결하는 저작으로 청대 말기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길고도 깊은 영향을 끼쳤다.

2. 저자

(1) 성명:강번(江藩)(1761~1831)
(2) 자(字)·호(號):자(字)는 자병(子屏)이며, 호(號)는 정당(鄭堂)이며, 만년에 다시 절포(節甫)라고 하였다.
(3) 출생 지역:본적은 안휘(安徽) 정덕(旌德)의 강촌(江村)(現 중국 안휘성(安徽省) 백지진(白地鎮)), 출생지는 감천(甘泉)(現 강소성(江蘇省) 양주(揚州))
(4) 주요 활동과 생애:
강번(江藩)은 청대 중기의 경학자(經學者)이자 목록학자이자 장서가로 건륭(乾隆) 26년에 태어나 도광(道光) 11년에 세상을 떠났으므로 청나라 고증학(考證學)이 가장 활발하였고 성과도 풍부했던 시기를 살았던 셈이다. 젊어서 여소객(余蕭客)과 강성(江聲)에게 수학하며 군경(群經)들을 두루 익혔으며, 그중 한학(漢學)의 훈고(訓詁)에 더욱 정통하였다. 국자감(國子監) 생원(生員)으로 있다가 완원(阮元)이 초빙하여 여산서원(麗正書院)의 산장(山長)을 지냈으며, 다시 《광동통지(廣東通志)》의 찬수관(纂修官)으로 초빙 받았다. 하지만 과거에 계속 낙방하여 뜻을 펴지 못하고 황제의 시에 주석을 달거나, 총독 등 지방 고관의 막하에 들어가 지방지를 편찬하는 등의 작업을 하며 불우하게 보낸 기간이 대부분이며, 난리를 만나 장서를 쌀과 바꾸어 순식간에 서고가 텅 비어 버리는 등 가끔 의탁할 곳조차 없는 곤경을 겪기도 하였다. 하지만 성격은 매우 호방하고 웅대한 뜻을 품었으며 협객의 기질도 농후하였다. 《청사열전(清史列傳)》에 그의 전기가 있다.
(5) 주요저작:청대(淸代) 한학(漢學)을 정리한 《한학사승기(漢學師承記)》에서는 한학가(漢學家)들을 집중적으로 정리하고 평가하였으며, 이어서 송학(宋學)을 정리한 《송학연원기(宋學淵源記)》도 대표작이다. 이밖에도 《주역술보(周易述補)》와 《이아소전(爾雅小箋)》 등 경서 해석과 《예경문(隸經文)》·《병촉실잡문(炳燭室雜文)》·《강호재주사(江湖載酒詞)》 등의 시문집, 그리고 《가경양주부도경(嘉慶楊州府圖經)》·《가경중수양주부지(嘉慶重修楊州府志)》·《도광광동통지(道光廣東通志)》 등을 저술하였다. 또 목록학자로서, 장서가로서도 유명한데 서적과 금석서화(金石書畫)의 발문(跋文)을 모은 《반전재제발(半氈齋題跋)》 2권도 남겼다.

3. 서지사항

지금은 《한학사승기》라는 제목으로 통하지만, 청대(淸代)에 집필과 출간이 이루어졌으며 논의 대상도 청대 학술이므로 당시에는 “국조(國朝)” 두 글자를 붙여 국조한학사승기《國朝漢學師承記》라고 불렀다.
嘉慶 23년에 초각본이 나왔으며, 이 후 많은 판본이 나왔지만 지금의 통행본은 남경도서관(南京圖書館)에 소장되어 있던 이 초각본을 저본으로 한 것이다. 이밖에도 이자명(李慈銘)이 교감을 한 초각본(중국국가 도서관 소장), 청(淸) 조지겸(趙之謙) 등이 교감한 가경(嘉慶) 각본(천진(天津)도서관 소장), 함풍(咸豐) 4년에 오숭요(伍崇曜)가 판각한 월아당총서(粤雅堂叢書)본과 1983년 중화서국(中華書局)의 종철(鍾哲) 정리본 등이 있으며, 2012년에 1800책으로 완간된 상해고적(上海古籍)출판사의 속수사고전서(續修四庫全書)에도 수록되어 있다. 하지만 현대식 교감이 잘 되어 있으며 가장 많이 읽히고 쉽게 구할 수 있는 통행본으로는 1998년 삼련서점(三聯書店)이 강번(江藩)의 《한학사승기(漢學師承記)》와 《송학연원기(宋學淵源記)》, 그리고 방동수(方東樹)의 《한학상태(漢學商兌)》를 묶어 출판한 《한학사승기(漢學師承記)(외2종(外二種))》을 꼽을 수 있다. 그리고 주석서로는 2006년 상해고적(上海古籍)출판사에서 나온 칠영상(漆永祥)의 《한학사승기전석(漢學師承記箋釋)》 상·하가 가장 빼어나다.

4. 내용

목차를 살펴보면 청대 초기부터 저자가 살았던 시기의 주요 한학자를 망라하고 있는데 주요 인물은 다음과 같다.
권1 염약거(閻若璩) 호위(胡渭) 장이기(張爾歧) 마숙(馬驌)권2 혜주척(惠周惕) 심동(沈彤) 여고농(余古農) 선생(先生) 강간정(江艮庭) 선생(先生) 저인량(褚寅亮)
권3 왕명성(王鳴盛) 전대흔(錢大昕)권4 왕란천(王蘭泉) 선생(先生) 주사하(朱笥河) 선생(先生) 무억(武億) 홍량길(洪亮吉)
권5 강영(江永) 김방(金榜) 대진(戴震)권6 노문초(盧文弨) 기윤(紀昀) 소진함(邵晉涵) 임대춘(任大椿) 홍방(洪榜) 왕원량(汪元亮) 공광삼(孔廣森)권7 진후요(陳厚耀) 정진방(程晉芳) 가전조(賈田祖) 이돈(李惇) 강덕량(江德量) 왕중(汪中) 고구포(顧九苞) 유태공(劉台拱) 종회(鍾褱) 서복(徐復) 왕광희(汪光燨) 이종사(李鍾泗) 릉정감(淩廷堪)권8 황종희(黃宗羲) 고염무(顧炎武)왕중(汪中)의 발문(跋文)과 부록 국조경사경의목록(國朝經師經義目錄) 전반적으로 청대의 한학가(漢學家)들을 망라하고 있지만 청대 학술의 비조인 황종희와 고염무를 맨 뒤에 배치하는 등 객관성과 평형을 잃었다는 비판도 있었다.

5. 가치와 영향

강번(江藩)은 매우 선명하게 한대(漢代)의 경학(經學)만을 정통으로 전제한 ‘한학독존(漢學獨尊)’의 종지를 밝히고 송대(宋代) 주자(朱子)의 이학(理學)을 중심으로 한 송학(宋學)에 대해서는 추호도 용납하지 않을 것임을 천명하고 있다. 즉 송대의 도학(道學)이 성명(性命)의 의미만을 추구하다 경서(經書)를 도외시하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그는 청(淸)의 성세(盛世)는 순치제(順治帝)부터 가경제(嘉慶帝)까지 다섯 황제의 덕이라고 극구 칭송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한학(漢學)의 기치를 크게 높이려는 목적으로 청대(清代)의 한학 발전의 처음과 끝을 나름의 시각으로 잘 정리하고 있다.
그는 청대(淸代) 경학(經學)을 한학(漢學)과 송학(宋學)으로 나누어 정리하였는데, 한학의 두 파인 환파(晥派)와 오파(吳派) 중 후자를 대표하는 혜동(惠棟)(1697~1758)의 학통을 이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는 스승인 여소객(余蕭客)과 강성(江聲)의 가르침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아도 무방하다. 하지만 현대 신유가(新儒家)의 대표로 꼽히는 서복관(徐復觀)은 강번이 과거 시험에서 뜻을 얻지 못하였고 자기 스승 친구들과 나중에는 사이가 벌어진 경우가 많아서 그런지, 그의 책 중에는 사사로운 고집과 분노가 적지 않게 드러난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그래서 강번의 자신의 학문적 고집에 지나치게 편향된 태도, 즉 문호지견(門戶之見)을 단점으로 꼽을 수 있겠다.
그리고 청대의 학술에 대해서는 우리나라에서 그리 큰 관심이 없었으므로 조선시대의 《한학사승기》에 대한 언급은 거의 찾을 수 없으며, 요즘에는 동아시아 사상 개론서나 블로그에 중국학자들의 소개 글이 조금씩 번역되어 있을 뿐이다.

6. 참고사항

(1) 명언
• “이 책을 읽으면 한대(漢代) 유림(儒林)들의 가법(家法) 계승과 청대(淸代) 학자들의 경학연원(經學淵源)과 미언대의(微言大義) 등을 알 수 있는데, 한 치도 어긋나거나 끊어지지 않는다.[讀此可知漢世儒林家法之承授 國朝學者經學之淵源 大義微言 不乖不絶]” (완원(阮元)의 서문(序文))
• “목록이란 그 책의 우열을 정하고 후학들의 앞길을 열어주어 어떤 책을 읽어야 하며 어떤 책은 읽지 말도록 따르게 하는 것이다.[目錄者 本以定其書之優劣 開後學之先路 使從之某書當讀 某書不當讀]” (《청사열전(清史列傳)》)
• “장서가 8만권에 독서 30년이지만 힘들여 농사지어도 밭떼기 하나 없고 글을 팔아도 한 푼도 없네[藏書八萬卷 讀書三十年 躬耕無一畝 買文無一錢] (오숭량(吳嵩梁)이 준 시(詩))
• “청대의 여러 학자가 일어나 이천년 동안 가라앉았던 실마리를 잡아당겼으니, 고염무(顧炎武) · 염약거(閻若據) · 매문정(梅文鼎) · 호위(胡渭) · 혜동(惠棟) · 대진(戴震) 같은 통유(通儒)들은 모두 옛것을 잇고 앞길을 여는 사람들이다.[國朝諸儒崛起 按二千餘年沉淪之緒 通儒如顧寧人 閻百詩 梅定九 胡朏明 惠定宇 戴東原 皆繼往開來者]”(《한학사승기(漢學師承記)》 권(七))
(2) 색인어:《한학사승기(漢學師承記)》, 강번(江藩), 완원(阮元), 《송학연원기(宋學淵源記)》, 혜동(惠棟), 여소객(余蕭客), 강성(江聲),
(3) 참고문헌
• 《中國經學史》(馬宗霍, 商務印書館)
• 《經學歷史》(皮錫瑞, 河洛圖書出版社)
• 《宋學淵源記》(江藩, 三聯書店)
• 《國朝經師經義目錄》(江藩, 中華書局)
• 《淸史列傳》(中華書局)
• 《中國經學史》(吳雁南 등, 人民出版社)
• 《中國近三百年學術史》(錢穆, 商務印書館)
• 《淸儒學記》(張舜徽, 齊魯書社)
• 《中國思想史》(葛兆光, 復旦大學出版社)
• 《漢學師承記箋釋》上·下(漆永祥, 上海古籍出版社)
• 「國朝漢學師承記를 통해 본 乾嘉시기의 漢宋之爭과 그 실상」(李康範, 《中國語文學論集》)

【이강범】



동양고전해제집 책은 2023.10.30에 최종 수정되었습니다.
(우)03140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17길 52 낙원빌딩 411호

TEL: 02-762-8401 / FAX: 02-747-0083

Copyright (c) 2022 전통문화연구회 All rights reserved. 본 사이트는 교육부 고전문헌국역지원사업 지원으로 구축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