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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洋古典解題集

동양고전해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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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청대(淸代)의 문인 기윤(紀昀)이 지은 필기체(筆記體) 소설이다. 본서는 5부작으로 1,244개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가경(嘉慶) 5년(1800)에 제자 성시언(盛時彦)에 의해 합간(合刊)되었다. 주로 귀신과 여우를 소재로 현실을 반영하였으며 《요재지이(聊齋誌異)》의 뒤를 이어 청대 필기체 소설의 유행을 주도하였다.

2. 저자

(1)성명:기윤(紀昀)(1724~1805)
(2)자(字)·별호(別號):자는 춘범(春帆). 호는 효람(曉嵐), 석운(石雲), 관혁도인(觀奕道人), 고석노인(孤石老人), 다성(茶星), 기하간(紀河間). 시호는 문달(文達).
(3)출생지역:직례성(直隷省) 하간부(河間府) 헌현(獻縣)
(4)주요 활동과 생애
청대 중엽을 대표하는 문인이자, 학자, 관료인 기윤은 옹정(雍正) 2년(1724) 직례성 하간부 헌현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뛰어난 재능을 보였던 그는 일찍부터 동성파(桐城派)의 대가 방포(方苞)의 문하에서 수학하였다. 그는 31세에 회시(會試)에 합격하여 진사(進士)가 된 후 한림원(翰林院) 편수관(編修官), 시독학사(侍讀學士) 등의 요직을 거쳐 황제의 신임을 얻으며 순탄한 관로(官路)를 걸었다. 그러나 건륭(乾隆) 33년(1768)에 삭탈관직을 당하고 신강(新疆)으로 유배되는 좌절을 겪기도 한다. 귀양에서 돌아온 후 그는 《사고전서(四庫全書)》 편찬에 주도적으로 참여하였고, 이후 우도어사(右都御史), 병부(兵部) 및 예부상서(禮部尙書), 협판대학사(協辦大學士) 겸 태자소보(太子少保) 등의 고위 관직을 역임한 후 가경(嘉慶) 10년(1805) 82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기윤은 양호한 가정환경에서 정통적인 교육을 받고 순조롭게 관료 생활을 한 관방문인(官方文人)이자 학자라 할 것이다. 그리하여 그는 당시 청조에서 한족 지식인을 회유, 순치(馴致)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벌인 일대 사업인 《사고전서》 편찬에 주도적으로 참여하였고 방대한 전적의 해제집이라 할 《사고전서총목제요(四庫全書總目提要)》를 완성하여 명성을 떨쳤다. 그러나 기윤은 정통 이데올로기에 속박된 관방문인만은 아니었다. 그는 융통성이 없는 고루한 경학적 입장을 비판하였고 정통문학에서 경시하던 필기체 소설 형식을 적극 활용함으로써 《열미초당필기》라는 대작을 남기게 되었다.
(5)주요 저작:《사고전서총목제요》, 《역대직관지(歷代職官志)》, 《하원기략(河源記略)》, 《열미초당필기》.

3. 서지사항

《열미초당필기》는 육조(六朝) 지괴(志怪)의 형식을 빌린 필기체 소설집이다. 기윤은 건륭 54년(1789)부터 가경 3년(1798)까지 9년간에 걸쳐 〈난양소하록(灤陽消夏錄)〉, 〈여시아문(如是我聞)〉, 〈괴서잡지(槐西雜志)〉, 〈고망청지(姑妄聽之)〉, 〈난양속록(灤陽續錄)〉 등의 5부작을 집필하였다. 가경 5년(1800)에 제자 성시언이 이들에 대해 기윤의 서재 이름을 따서 《열미초당필기오종(閱微草堂筆記五種)》이라는 서명(書名)을 붙여 합간하였다.

4. 내용

《열미초당필기》에는 모두 1,244개의 이야기가 실려 있는데 기윤은 자신의 가족, 친척, 동료, 하인, 하층민 등 각계각층으로부터 이야기를 듣고 소재를 취하여 소설을 구성하였다고 한다. 이들 이야기는 명대 말기로부터 청대 중엽까지 이르는 시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그 내용은 정치, 경제, 문화, 민속 등 다방면에 걸쳐 있다. 이야기의 소재는 아무래도 육조 지괴의 형식을 취한 소설인 만큼 귀신, 여우 등에 관한 것이 과반을 점하고 있다. 그러나 기윤은 초자연적인 소재를 빌어 일상 현실, 특히 청대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비판하려 하였다. 그는 필기체 소설 형식을 통하여 관리들의 부정과 부패, 유학자 지식계층의 허위와 위선을 꼬집고 하층 민중의 고통스러운 삶과 억울한 처지에 대해 동정을 표명하였다. 이것은 정통 관방학자로서 가지기 힘든 훌륭한 태도라 할 것이다. 물론 시대적, 사상적 한계로 인해 기존의 봉건체제를 옹호하고 교조적인 도덕론을 강조한 점이 없지는 않다. 특히 작품의 내용이 대부분 교훈적인 메타 내러티브로 귀결되어 다소 진부한 느낌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미초당필기》는 판타지로서의 재미와 아울러 현실을 재고하게 하는 의미를 지닌 좋은 소설이라 할 것이다.

5. 가치와 영향

《요재지이》가 실의한 하층 문인의 작품인 것에 반해 《열미초당필기》는 당대 최고의 고급 문사가 지은 작품이어서 이 책은 출간 직후 많은 문인들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그리하여 《요재지이》로부터 시발된 필기체 소설의 유행을 촉진시켜 이후 유월(兪樾)의 《우태선관필기(優台仙館筆記)》 등 다수의 작품들이 출현할 정도로 당시 소설문학에 영향을 주었다. 근대 무렵에는 북경대 초대 총장인 채원배(蔡元培), 노신(魯迅) 등의 극찬을 받기도 하였으나 중공 정권 수립 이후에는 봉건윤리를 찬양하는 반동소설로 낙인찍혀 1980년대 후반 문화대혁명이 종식될 때까지 줄곧 그 가치가 폄하되어 왔다. 그러나 개혁, 개방 이후 심근문학(尋根文學) 운동, 남미의 마술적 리얼리즘 등의 영향으로 지괴, 전기(傳奇) 등 필기체 환상소설에 대한 관심이 흥기하면서 《열미초당필기》의 가치도 재평가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19세기 중반 이전에 전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6. 참고사항

(1)명언
• “대개 두려움이 있으면 마음이 어지러워지고 마음이 어지러우면 정신이 흐려진다. 정신이 흐려지면 귀신이 틈을 타고 들어온다. 두려움이 없으면 마음이 안정되고, 마음이 안정되면 정신이 온전하며, 정신이 온전하면 나쁜 기운이 감히 침범할 수 없다. 그래서 혜강(嵇康)의 일을 기록한 책에서 ‘정신이 밝고 깨끗하면 귀신이 부끄러워서 달아난다.’고 한 것이다.[大抵畏則心亂 心亂則神渙 神渙則鬼得乘之 不畏則心定 心定則神全 神全則沴戾之氣不能干 故記中散是事者 稱神之湛然 鬼慙而去]” 〈난양소하록(灤陽消夏錄)〉
(2)색인어:기윤(紀昀), 열미초당필기(閱微草堂筆記), 사고전서총목제요(四庫全書總目提要), 성시언(盛時彦), 필기체(筆記體), 지괴(志怪), 전기(傳奇), 요재지이(聊齋誌異), 우태선관필기(優台仙館筆記)
(3)참고문헌
• 詳註閱微草堂筆記(蕭山謝 注, 會文堂書局)
• 白話閱微草堂筆記(老山 譯, 岳麓書社)
• 열미초당필기(이민숙 선역, 지만지)

【정재서】



동양고전해제집 책은 2023.10.30에 최종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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