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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洋古典解題集

동양고전해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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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대진(戴震)은 중국 청(淸) 왕조 중기에 활동하였던 고증학자이자 계몽주의적 사상가이다. 철학적으로 대진은 성리학적 금욕주의가 만연해 있던 당시의 사회 상황에서 이를 비판하며 인간의 자연스러운 욕망을 긍정하는 태도를 견지하였다. 이같은 그의 사상적 경향성을 가장 잘 드러내주는 것이 바로 대진의 대표적 저작으로 꼽히는 《맹자자의소증(孟子字義疏證)》이다. 이 책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고증학적 분석방법을 통해 《맹자》에 보이는 주요 개념들을 구체적인 근거와 함께 재해석함으로써 성리학을 비판하고 자신의 독창적인 사상 체계를 완성시켜 나간 청대 중기의 대표적 철학서이다.

2. 저자


(1) 성명:대진(戴震)(1724~1777)
(2) 저(字)·별호(別號):자는 신수(愼修), 또는 동원(東原)이며, 호는 따로 사용하지 않았다.
(3) 출생지역:안휘성(安徽省) 휴녕현(休寧縣)
(4) 주요 활동과 생애
대진은 청 왕조 중기에 해당하는 시기에 활동하였던 사상가이다. 이 시기는 옹정(雍正)(1723~1735), 건륭(乾隆)(1736~1795) 연간으로서 문자옥(文字獄)과 사고전서(四庫全書) 편찬 등을 통한 사상 통제로 청 왕조의 장기적 통치 기반을 다져나가던 시기에 해당한다.
대진은 36세부터 모두 여덟 차례 과거에 응시하였으나 초기 두 차례 향시(鄕試) 등과를 제외하곤 이후 여섯 차례의 회시(會試)에 모두 등과하지 못하였다. 이는 당시 강력한 주자학 존숭 정책 하에서 그가 주자학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견지하였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51세(1773) 되던 해에 사고관(四庫館)이 설치되자 찬수관(纂修官)으로 천거되어 근무하였고, 55세(1777)에 한림원(翰林院)의 서길사(庶吉士)로 추천받아 이곳에서 연구 활동을 하던 중 과로로 서거하였다.
(5) 주요 저작
고증학적 방법론에 입각한 대진의 저술 활동은 천문, 지리, 수학 등의 분야를 비롯하여 철학 영역에 이르기까지 매우 광범위하게 이루어졌다. 이 가운데 대표적인 저작은 다음과 같다. 《책산(策算)》, 《고공기도주(考工記圖注)》, 《이아문자고(爾雅文字考)》 10권, 《굴원부주(屈原賦注)》, 《성운고(聲韻考)》, 《원선(原善)》 3권, 《서언(緖言)》, 《중용보주(中庸補注)》, 《수경주교(水經注校)》, 《맹자자의소증(孟子字義疏證)》 3권이 있다.

3. 서지사항


《맹자자의소증(孟子字義疏證)》은 대진 사상의 정수를 모아놓은 말년의 역작이다. 이 책은 상·중·하 3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선행 저작이라 할 수 있는 《서언》과 《맹자사숙록(孟子私淑錄)》을 종합하여 1766년에 저술하였다. 그러나 그 이후에도 지속적인 수정 보완 작업이 진행되었고, 1777년에 이르러서야 오늘날 전해지는 최종본이 완성되었다. 1956년 북경고적출판사(北京古籍出版社)에서 《원선》을 한데 엮은 영인본이 출판되었으며, 이어 1961년 중화서국(中華書局)에서 《맹자자의소증》과 《원선》 3권, 《서언》 3권, 그리고 《맹자사숙록》 3권 등을 한 책으로 묶어 출판하였는데 이 판본의 완성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4. 내용


《맹자자의소증》은 ‘리(理)’(상권), ‘천도(天道)’·‘성(性)’(중권), ‘재(才)’·‘도(道)’·‘인의예지(仁義禮智)’·‘성(誠)’·‘권(權)’(하권) 등 모두 8개 주요 개념으로 나누어 각 주제의 서두에는 개괄적 설명이, 그리고 뒷부분에는 문답의 형식을 빌려 구체적 내용이 서술되어 있다. 이 책의 핵심은 맹자에 의해 제기되었던 ‘성선(性善)’의 의미와 근거를 고증학적 방법에 의거한 자의(字義) 분석을 통해 재정립하는데 있었다.
특히 이 책에서는 두 가지 측면에서 리학(理學)에 대한 비판을 진행하였다. 그 첫 번째는 리(理) 개념의 전환이다. 대진은 리학자들의 중심 개념이자 봉건윤리의 철학적 근거가 되어왔던 ‘리일(理一)’=‘천리(天理)’의 존재를 논박하며, 리(理)를 ‘분리(分理)’ 또는 ‘조리(條理)’로만 규정하였다. 다른 한 가지는 리학자들에 의해 ‘천리’의 보존을 위해 반드시 부정되어야 할 대상으로 간주되었던 ‘인욕(人欲)’에 대한 긍정이다. 그는 ‘리’는 오히려 ‘인욕’ 속에 들어있는 것으로서 욕망은 인간에게 불가결한 것이며 단지 조절이 필요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그는 당시 사회에 팽배해있던 도학적 엄격주의와 봉건적 차별주의에 통렬한 비판을 가하였다.

5. 가치와 영향


《맹자자의소증》에 보이는 인간의 자연적 욕망에 대한 긍정, 리(理) 개념의 전환을 통한 주자학의 도학적 엄격주의 비판 등은 대진 사상이 지닌 계몽주의적 특성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대진에 대한 관심과 토론은 신해혁명 전기, 그리고 5·4신문화운동 시기인 1918년부터 1925년 등 두 차례에 걸쳐 집중적으로 이루어진 바 있다. 이 두 시기는 중국의 근대사에 있어 결정적인 전환기로서 이 때 대진이 재조명되었다는 것은 그의 학문이 지닌 계몽주의적 성격이 청말민초(淸末民初) 봉건전제제도에 반대하는 근대사상의 강력한 사상적 무기가 되어주었기 때문으로 평가할 수 있다.

6. 참고사항


(1) 명언
‧ “천리(天理)라는 것은 인간의 욕망을 절제하여 끝까지 나아가지 않는 것이다. 그러므로 욕망은 끝까지 나아가서는 안 되는 것이지 존재해서 안 될 것은 아니다.[天理者節其欲而不窮人欲也 是故欲不可窮 非不可有]” 〈권상(卷上)〉
‧ “윗사람이 리(理)를 내세워 아랫사람을 질책하니 아랫사람이기 때문에 죄를 입게 되는 사람들이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사람이 법을 어기다 죽으면 오히려 불쌍하게 여겨주는 자가 있지만, 리(理)에 걸려 죽으면 그 누가 불쌍히 여겨주겠는가?[上以理責其下 而在下之罪 人人不勝指數 人死於法 猶有憐之者 死於理 其誰憐之]” 〈권상(卷上)〉
(2) 색인어:대진(戴震), 맹자자의소증(孟子字義疏證), 리(理), 천도(天道), 성(性), 재(才), 도(道), 인의예지(仁義禮智), 성(誠), 권(權)
(3) 참고문헌
‧ 戴東原先生全集(大化書局)
‧ 戴震評傳(匡亞明, 南京大學)
‧ 대진(임옥균, 성균관대학교 출판부)
‧ 淸代學術槪論(梁啓超, 上海古籍出版社)
‧ 中國近三百年學術史(錢穆, 商務印書館)


【최형식】

동양고전해제집 책은 2020.08.25에 최종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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