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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洋古典解題集

동양고전해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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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천자문(千字文)》은 한자(漢字)를 처음 배우는 사람을 위하여 편찬한 교재로, 1구 4자 250구, 모두 1,000자로 된 고시(古詩)이다. 주흥사(周興嗣)가 하룻밤 사이에 이 글을 만들고 머리가 하얗게 세었다고 하여 ‘백수문(白首文)’이라고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대개 5세부터 집안이나 서당에서 가장 먼저 이 책을 배우고 다른 책을 읽기 시작했으며, 공부를 계속하지 않는 사람들은 인생에 필요한 지식을 이 책에서 배웠다. 처음에는 글씨를 배우기 위해 만들어진 책이어서 해서체 뿐만 아니라 초서체, 전서체 등으로 간행하여 서체의 교본으로도 사용하였다.

2. 저자

(1) 성명:주흥사(周興嗣)(469~521),
(2) 자(字)·별호(別號):자는 사찬(思簒).
(3) 출생지역:양(梁)나라 강남(江南) 고숙(姑孰)(중국 안휘성(安徽) 당도현(当涂縣))
(4) 주요활동과 생애
13세에 건강(建康)(南京)에 유학하고, 양(梁)나라 무제(武帝) 때에 〈휴평부(休平賦)〉를 올려 인정받고 산기시랑(散騎侍郎)에 임명되었으므로 《천자문》 제목 다음에 흔히 ‘양원외산기시랑주흥사차운(梁員外散騎侍郞周興嗣次韻)’이라고 쓰게 되었다. 513년에 급사중(給事中), 515년에 임천군승(臨川郡丞)을 역임하였다.
(5) 주요저작: 《천자문(千字文)》, 《황덕기(皇德記)》, 《기거주(起居注)》, 《직의(職儀)》

3. 서지사항

일본의 《고사기(古事記)》나 《일본서기(日本書紀)》에는 4세기말 5세기초에 백제(百濟) 박사(博士) 왕인(王仁)이 일본에 《논어》와 《천자문》을 가져왔다는 기록이 있는데, 주흥사보다 앞선 종요(鍾繇)의 《천자문》, 즉 ‘이의일월(二儀日月)’로 시작하는 《천자문》이었을 것이라고 한다.
글씨를 배우기 위한 교본으로 시작되었으므로, 왕희지의 7대손 왕지영이 진서와 초서의 두 서체로 만든 《진초천자본(眞草千字本)》 이후에 다양한 서체의 《천자문》이 나왔으며, 우리나라에는 안진경과 조맹부의 《천자문》이 널리 일려졌다. 문징명(文徵明)이 쓴 《문형산사체천자(文衡山四體千字)》는 이름 그대로 초서(草書)ㆍ해서(楷書)ㆍ전서(篆書)ㆍ예서(隷書)의 네 가지 서쳬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글씨 공부의 모범이 되었다.
대부분의 《천자문》은 서문이나 발문, 목차가 따로 없이 1,000자가 ‘천지현황(天地玄黃)’부터 ‘언재호야(焉哉乎也)’까지 나열되어 있다. 중국 《천자문》이 한국에 와서 두 글자가 달라진 것 외에는 글자의 순서도 같다. ‘율려소양(律呂召陽)’이 ‘율려조양(律呂調陽)’으로, ‘여모정렬(女慕貞烈)’이 ‘여모정결(女慕貞潔)’로 바뀌었는데, 초서(草書)로 베껴 쓰다보니 언젠가 틀리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 된 《천자문》은 1575년 전라도 광주에서 간행한 목판본인데, ‘여모정결(女慕貞潔)’이라고 잘못 쓴 바람에 ‘환선원결(紈扇圓潔)’의 ‘결(潔)’자와 겹쳐 결국 1000자가 아닌 999자가 되었다. 1583년에 한석봉(韓石峯)이 ‘여모정결(女慕貞潔)’을 ‘여모정렬(女慕貞烈)’로 고쳐 써서 바로잡았다.
4자구 250구가 의미구성과 압운방식에 따라 8개 단락으로 편성되었으며, 대부분 8자구가 한 절이 되어 의미를 전달하고, 8자마다 압운하였다. 운이 바뀌면 의미단락이 바뀐다. 글자를 배우면서 운(韻)도 함께 배우기 위해 한자 네 귀퉁이에 작은 동그라미를 그려넣어 평(平)ㆍ상(上)ㆍ거(去)ㆍ입(入)의 사성(四聲)을 표시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천자문》의 형태가 중국과 달라진 가장 큰 이유는 《훈민정음》 창제 이후에 ‘하늘 천(天)’, ‘따 지(地)’ 하는 식으로 한자 한 글자마다 훈과 음을 붙여서 글씨가 아닌 글자를 배우는 책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석봉(石峯) 한호(韓濠)가 1583년에 선조(宣祖)의 명을 받아 훈과 음과 한자를 함께 써서 간행한 《천자문》은 《석봉천자문》이라는 이름으로도, 다양한 방각본으로도 간행되었는데, 시대가 내려오면서 달라진 한자 음을 고쳐 수없이 복각(覆刻)하다 보니 초간본의 아름답고 선명한 획(劃)이 문드러진 책도 보인다.
이무실(李茂實)이 1735년에 간행한 방각본 《천자문》은 증손자 이기대를 거쳐 5대손 이지수에 이르기까지 백년 넘게 네 차례나 간행하였다.
한자 하나에 음과 훈을 하나만 소개하여 다양한 뜻을 배울 수가 없었으므로, 18세기에 두세 개의 훈과 음을 붙이고 구절마다 구해(句解)을 덧붙인 《주해천자문(註解千字文)》이 새로 간행되었다. 홍성원(洪聖源)이 1752년에 처음 편찬하였으며, 1804년에 홍태운(洪泰運)이 신증본(新增本)을 경성 광통방(廣通坊)에서 방각본으로 간행하였다.

4. 내용

주흥사의 《천자문》은 왕희지의 글씨 가운데 필요한 분량만큼 집자(集字)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1,000자가 체계적으로 선정된 것은 아니다. 따라서 방위 가운데 북(北)도 빠지고, 일(一)부터 십(十)까지 기본적인 숫자 가운데도 빠진 글자가 있다.
4자구 단독 의미보다 8자구의 절로 의미를 전달하고, 격구운(隔句韻)의 형태를 취해 8자마다 압운하였다. 내용이 바뀌는 부분에서 환운(換韻)하였는데, 환운에 따라 내용을 구분하면 아래와 같다.
1) ‘천지현황(天地玄黃)’부터 ‘시찬고양(詩讚羔羊)’까지 : 하평(下平)10양(陽), 11당(唐). 일월·성신·천문·계절에서 중국의 역사와 문화까지 소개하였다.
2) ‘경행유현(景行維賢)’부터 ‘거이익영(去而益詠)’까지 : 거성(去聲)43영(映), 45경(勁), 46경(徑). 유교 바탕의 윤리 도덕을 소개하였다.
3) ‘악수귀천(樂殊貴賤)’부터 ‘호작자미(好爵自縻)’까지 : 상평(上平)05지(支). 올바르게 살아야 한다는 윤리 도덕을 소개하였다.
4) ‘도읍화하(都邑華夏)’부터 ‘암수묘명(巖岫杳冥)’까지 : 하평(下平)12경(庚), 14청(淸), 15청(靑). 장엄한 도성과 궁궐, 훌륭한 재상과 광대한 국토를 소개하였다.
5) ‘치본어농(治本於農)’부터 ‘해조수핍(解組誰逼)’까지 : 입성(入聲)24직(職). 나라를 덕스럽게 다스리고, 늘 반성하며 물러날 때를 알아야 한다고 가르쳤다.
6) ‘삭거한처(索居閑處)’부터 ‘능마강소(凌摩絳霄)’까지 : 하평(下平)03소(蕭), 04소(宵). 자연으로 돌아와 한가롭게 지내는 생활을 소개하였다.
7) ‘탐독완시(耽讀玩市)’부터 ‘포획반망(捕獲叛亡)’까지 : 하평(下平)10양(陽), 11당(唐). 독서하며 안분낙도하는 생활을 소개하였다.
8) ‘포사료환(布射僚丸)’부터 ‘언재호야(焉哉乎也)’까지 : 거성(去聲)34소(嘯). 35소(笑). 세상을 이롭게 한 사람들을 소개하고, 올바르게 살기를 권면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예로부터 『천자문』이 한자(漢字)를 배우는 입문서로 널리 사용되어 왔다. 그리하여 이 책에 ‘天 하늘 텬’과 같이 훈(새김)과 음을 달아 읽게 되었고 이 석음(釋音)을 단 책이 다양하게 간행되었다.

5. 가치와 영향

《천자문》은 조선시대 백성들의 1차 교재이었기에 서당에 가지 않고 가정에서 부모나 조부로부터 배우기도 했으며, 일반 백성들은 이 책 하나로 평생 살아갈 지식을 얻었다.
《석봉천자문》도 여러 가지 서체로 쓰여졌으며, 특히 초서 경우에는 다양한 인물들의 판본이 있어서 글씨 공부하는 교재로도 널리 쓰였다.
백제의 박사 왕인이 일본에 《천자문》과 《논어》를 전하기 전에, 주흥사의 《천자문》과는 다른 형태의 천자문이 이미 들어와 있었으며, 《천자문》이 기본적인 문자 교재라는 장점을 왕인이 알았기에 일본에 초청받아 갈 때에 《천자문》을 가져갔을 것이다.
우리 나라 한자어의 훈을 연구하는 데에도 중요한 자료가 된다. 특히 광주판 《천자문》은 16세기에 호남지방에서 행하여진 새김을 보여주는 것인데, 그 중에는 다른 어느 자료에서도 볼 수 없는 새김이 여럿 포함되어 있다. 이 책들의 새김은 《훈몽자회(訓蒙字會)》의 새김보다 전반적으로 옛스러운 특징을 지니고 있다. 아마도 고대의 전통이 이어진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석봉천자문》의 원간본과 여러 중간본 및 《주해천자문》 등을 비교해 보면, 새김이 역사적으로 새롭게 바뀌어지는 경로를 더듬어 볼 수 있다.

6. 참고사항

(1) 명언
• “추위가 오면 더위는 가고, 가을에는 거두고 겨울에는 간직한다.[寒來暑往 秋收冬藏]”
• “금은 여수에서 나오고, 옥은 곤강에사 나온다.[金生麗水 玉出崑岡]”
• “효도는 마땅히 힘을 다해야 하고, 충성은 목숨을 다해야 한다.[孝當竭力 忠則盡命]”
• “깊은 물에 임한 듯 엷은 얼음을 밟듯이 하고, 일찍 일어나 어버이의 덥고 서늘함을 살피라.[臨深履薄 夙興溫凊]”
(2) 색인어:천자문(千字文), 주흥사(周興嗣), 왕희지(王羲之), 종요(鍾繇), 왕인(王仁), 훈몽서(訓蒙書),
(3) 참고문헌
• 광주판 千字文
• 石峯 千字文
• 洪聖源 註解千字文
• 주해 천자문(허경진 역, 알마)



동양고전해제집 책은 2023.10.30에 최종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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