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고전종합DB

東洋古典解題集

동양고전해제집

출력 공유하기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URL 오류신고
동양고전해제집 목차 메뉴 열기 메뉴 닫기


1. 개요

남조 송나라 때 유의경(劉義慶)이 〈덕행(德行)〉·〈언어(言語)〉·〈정사(政事)〉·〈문학(文學)〉 등 모두 36문(門)으로 나누어 후한(後漢) 말기부터 동진(東晉)까지 저명한 인물들의 기행(奇行)과 일화(逸話)를 모은 소설집이다. 《수서(隋書)》 〈경적지(經籍志)〉에는 단순히 《세설(世說)》이라 하였으나, 《송사(宋史)》 〈예문지(藝文志)〉에 이르러 《세설신어(世說新語)》라는 명칭으로 나온다. 양(梁)나라 유효표(劉孝標)가 상세한 주석을 달면서 《신어》라는 명칭이 더 붙게 되었다고도 한다. 《세설신서(世說新書)》라고도 불린다. 청나라 《사고전서(四庫全書)》에서는 자부(子部) 소설가류(小說家類) 잡사(雜事)의 부문에 수록되었다. 위진(魏晉)시대 청담(淸談)의 기풍을 반영하며, 육조(六朝)시대 지인소설(志人小說)(일사소설(逸事小說))의 대표작으로 손꼽힌다. 언어가 정련되어 있고 사의(辭意)가 심오하여 후세의 필기소설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2. 저자

(1)성명:유의경(劉義慶)(403~444)
(2)자(字)·별호(別號):시호는 강왕(康王).
(3)출생지역:중국 팽성(彭城) 수리(綬里)(현 강소성(江蘇省) 동산현(銅山縣))
(4)주요활동과 생애
유의경은 남조 송나라의 황족으로, 임천(臨川) 강왕(康王)이다. 송나라 무제(武帝) 유우(劉裕)의 조카이다. 《송서(宋書)》 권51 〈열전 제11〉과 《남사(南史)》 권13 〈열전 제3〉에 입전되어 있다. 장사(長沙) 경왕(景王) 유도련(劉道憐)의 차남으로 태어나, 의희(義熙) 11년(415), 숙부 유도규(劉道規)의 뒤를 이어 남군공(南郡公)에 봉해졌다. 의희 12년(416), 유우가 북벌할 때 종군하고, 개선한 뒤 보국장군(輔國將軍) 북청주자사(北靑州刺史)에 임명되었으나, 부임하지 않은 사이에 독예주제군사(督豫州諸軍事) 예주자사(豫州刺史)로 옮겼다. 예주자사인 채로 독회북제군사(督淮北諸軍事)에 개수되었다. 영초(永初) 원년(420), 유우가 황제로 즉위하자, 임천왕(臨川王)에 봉해졌고, 건강(建康)으로 징소되어 시중(侍中)이 되었다. 원가(元嘉) 원년(424), 산기상시(散騎常侍) 비서감(秘書監)에 임명되었으며, 탁지상서(度支尙書)로 전근하고 단양령(丹陽尹)이 되었다. 원가 6년(429) 4월, 상서좌복야(尙書左僕射)에 임명되었다. 원가 8년(431), 좌복야의 해임을 청하여 허가를 받고, 중서령으로 전근하여 전장군(前將軍)의 호를 받았다. 원가 9년(432) 6월, 사지절(使持節) 도독형옹익녕양남북진칠주제군사(都督荊雍益寧梁南北秦七州諸軍事) 평서장군(平西將軍) 형주자사(荊州刺史)로 나갔다. 형주에 8년 동안 있다가, 원가 16년(439) 4월, 산기상시(散騎常侍) 도독강주예주지서양진희신채삼군제군사(都督江州豫州之西陽晉熙新蔡三郡諸軍事) 위장군(衛將軍) 강주자사(江州刺史)에 임명되었다. 원가 17년(440) 10월, 도독남연서연청기유육주제군사(都督南兗徐兗靑冀幽六州諸軍事) 남연주자사(南兗州刺史)에 전근하였다. 원가 18년(441) 5월, 개부의동삼사(開府儀同三司)의 지위가 가해졌다. 이때 태위(太尉) 원숙(袁淑)을 위군자의참군(衛軍諮議參軍)으로서 강주(江州)에 초빙하고, 육전(陸展)·하장유(何長瑜)·포조(鮑照) 등 문학의 인사들을 불러 모아, 《집림(集林)》·《유명록(幽明録)》 등을 편찬하게 하였다. 《세설신어》도 그 가운데 하나이다. 유의경은 병에 걸려 건강으로 귀환할 것을 청하여 문제의 허가를 받아 주자사(州刺史)의 직은 면하고 관위는 그대로 유지한 채 조정으로 돌아왔다. 원가 21년(444) 1월, 건강에서 42세로 타계하였다. 시중(侍中)·사공(司空)의 지위를 추증받았다.
(5)주요저작:《유명록(幽明錄)》, 《선험기(宣驗記)》, 《소설(小說)》, 《서주선현전(徐州先賢傳)》, 《강좌명사전(江左名士傳)》, 《의경집(義慶集)》, 《집림(集林)》 등이 있다.

3. 서지사항

《세설신어》는 진(晉)나라 배계(裵啓)의 《어림(語林)》이나 곽반(郭頒)의 《위진세어(魏晉世語)》 등을 바탕으로 하여, 유의경을 중심으로 한 문인들이 선택·수록한 것으로 보인다. 《세설신어》가 편찬된 후 1세기가 지나 양나라 유효표(劉孝標)(462~521), 곧 유준(劉峻)이 주를 붙였다. 유효표의 주는 본래의 서술에서 부족한 내용을 보완하고 명료하지 않은 글자의 뜻을 해설하는데 그치지 않고 본문의 잘못을 정정한다든가, 이미 산일된 서적을 많이 인용하였다. 배송지(裴松之)의 《삼국지(三國志)》 주, 역도원(酈道元)의 《수경주(水經注)》와 나란히 육조 때의 탁월한 주석으로 높이 평가된다. 현대 일반적으로 감상하는 《세설신어》는 본문과 유효표 주를 함께 편집한 텍스트이다. 현재 당나라 시대에 필사된 《세설신어》의 사본이 전하는데, 여기에는 본문과 함께 유효표 주가 작은 글씨로 필사되어 있다. 이후 《세설신어》의 권수는 텍스트에 따라 2, 3, 8, 10, 11권 등으로 각기 다르다. 대개 《사부총간(四部叢刊)》에 수록된 텍스트를 기준으로, 상중하 3권으로 나누는 것이 보통이다. 현재 왕조(汪藻)의 〈서록(敍錄)〉을 곁들인 존경각본(尊經閣本) 송판(宋版)이 주로 이용된다.

4. 내용

《세설신어》는 628명의 언행과 ​일화를 총 1,131조에 수록했는데, 그 중 70%가 넘는 797조가 동진의 인물에 관한 것이다. 1,131조는 다시 ‘공문사과(孔門四科)’의 덕행(徳行)·언어(言語)·정사(政事)·문학(文學) 등을 시작으로 36개의 항목으로 상위 분류하였다. 36개 항목의 하위에 소속시킨 일화는 등장인물의 시대순으로 배열하였다. 36개 항목의 편명과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제1 덕행편(徳行篇) 47조(덕이 높은 인물들의 일화), 제2 언어편(言語篇) 108조(외교적 변설에 뛰어난 인물들의 일화), 제3 정사편(政事篇) 26조(통치능력이 뛰어난 인물들의 일화), 제4 문학편(文學篇) 104조(학문에 뛰어난 인물들의 일화), 제5 방정편(方正篇) 66조(의(義)를 관철한 인물들의 일화), 제6 아량편(雅量篇) 42조(도량이 큰 인물들의 일화), 제7 식감편(識鑑篇) 28조(판단력이 뛰어난 인물들의 일화), 제8 상예편(賞譽篇) 156조(공평무사(公平無私)한 인물을 칭송하는 평론), 제9 품조편(品藻篇) 88조(품격과 재능이 뛰어난 인물들의 일화), 제10 규잠편(規箴篇) 27조(다른 인물의 잘못을 규간(規諫)한 인물들의 일화), 제11 첩오편(捷悟篇) 7조(현실대처 능력이 뛰어난 인물들의 일화), 제12 숙혜편(夙惠篇) 7조(지혜를 지닌 신동들의 일화), 제13 호상편(豪爽篇) 13조(호쾌한 성격을 지닌 인물들의 일화), 제14 용지편(容止篇) 39조(용모와 풍채가 뛰어난 인물들의 일화), 제15 자신편(自新篇) 2조(개과(改過)를 실천한 인물들의 일화), 제16 기선편(企羨篇) 6조(전형의 인물에 가까워지려고 노력한 인물들의 일화), 제17 상서편(傷逝篇) 19조(망자를 진심으로 추모한 인물들의 일화), 제18 서일편(棲逸篇) 17조(세속을 벗어나 은둔한 인물들의 일화), 제19 현원편(賢媛篇) 32조(현명한 부인들의 일화), 제20 술해편(術解篇) 11조(음악·점술·의술·마술(馬術) 등에 탁월한 인물들의 일화), 제21 교예편(巧藝篇)(예술과 기술에 뛰어난 인물들의 일화), 제22 총례편(寵禮篇) 6조(총애를 입어 예우를 받은 인물들의 일화), 제23 임탄편(任誕篇) 54조(세속의 규범이나 상식에 얽매이지 않은 인물들의 일화), 제24 간오편(簡傲篇) 17조(고만(高慢)한 성격을 지닌 인물들의 일화), 제25 배조편(排調篇) 25편(해학의 언어를 남긴 인물들의 일화), 제26 경저편(輕詆篇) 33조(남을 경멸하고 비방한 인물들의 일화), 제27 가휼편(假譎篇) 14조(남을 기만한 인물들의 일화), 제28 출면편(黜免篇) 9조(좌천과 면직을 당한 인물들의 일화), 제29 검색편(儉嗇篇) 9조(인색한 인물들의 일화), 제30 태치편(汰侈篇) 12조(사치스런 인물들의 일화), 제31 분견편(忿狷篇) 8조(조급한 인물들의 일화), 제32 참험편(讒險篇) 4조(참소로 남에게 해악을 끼친 인물들의 일화), 제33 우회편(尤悔篇) 17조(잘못을 반복해서 저질러 후회한 인물들의 일화), 제34 비루편(紕漏篇) 8조(오해에서 실수를 저지른 인물들의 일화), 제35 혹닉편(惑溺篇) 7조(여색에 탐닉한 인물들의 일화), 제36 구극편(仇隟篇) 8조(남의 원한을 산 인물들의 일화).

5. 가치와 영향

《세설신어》는 본래 후한 말부터 성행한 월단평(月旦評), 즉 인물평론이 위진(魏晉) 시대의 귀족 사회에 계승되어 과거의 인물들에 관한 전설과 일화를 정리하려는 풍조가 일어난 데서 탄생하였다. 특히 당시 유행하던 ‘청담(淸談)’은 매우 중요한 주제로서 여러 일화들에 그 주제가 반영되어 있다. 곧 《세설신어》는 육조시대 인물의 언동과 사상, 시대상황을 이해하는데 귀중한 자료가 될 뿐 아니라, 그 일화들을 토대로 성립한 성어(成語)들은 후대의 문학과 사상, 그리고 언어생활에 깊은 영향을 끼쳤다.
《세설신어》의 유효표 주는 특히 산일(散逸)한 문헌들로부터 인용한 자료가 많아서 고대의 문학과 사상을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이를테면 서진(西晉)의 석숭(石崇)(249~300)이 지은 〈금곡시서(金谷詩序)〉는 《세설신어》 〈품조(品藻)〉의 주에 인용되어 있는 것이 가장 완전하다. 〈금곡시서〉의 일문(逸文)은 《세설신어》 〈용지(容止)〉 유효표 주에도 실려 있다.
《세설신어》는 중국만이 아니라 한국과 일본에서도 널리 읽혔다. 남송 말부터 원나라에 걸쳐 시문집이나 선집에 푸른 먹과 붉은 먹의 비점을 찍는 평점법(評點法)이 발달하였는데, 남송 말 학자였던 유진옹(劉辰翁)의 이름을 평점가로 표시한 고전에는 《노자》·《장자》·《왕마힐시집(王摩詰詩集)》·《두공부시집(杜工部詩集)》·《맹호연집(孟浩然集)》·《육방옹집(陸方翁集)》·《도연명시집(陶淵明詩集)》·《위소주집(韋蘇州集)》·《간재시집(簡齋詩集)》과 함께 《세설신어》가 있다. 이것들은 원나라 때 간행되어 널리 유포되었다.
《세설신어》는 아류의 서적도 낳았다. 명나라 때는 하량준(何良俊) 증보의 《세설신어보(世說新語補)》가 나왔는데, 이 책은 조선에서도 현종실록자(顯宗實錄字)로 간행되었다. 또한 일본의 에도(江戸)에서는 원록(元祿) 연간의 판본, 안영(安永) 연간의 교정개각본(校正改刻本)도 나왔고, 하타 가나에(秦鼎)(1761~1831)의 주해를 붙인 《세설전본(世說箋本)》도 에도 후기에 목판으로 간행되었다. 일본 목판본 《세설전본》 20권은 송(宋) 유의경(劉義慶) 저(著), 명(明) 하량준(何良俊) 집(輯), 일본(日本) 하타가나에(秦鼎) 교주(校注)이다.

6. 참고사항

(1)명언
• “조적이 나보다 먼저 채찍을 잡고 중원으로 치달릴까봐 항상 걱정이다.[常恐祖生先吾着鞭]” 〈상예편(賞譽篇)〉진(晉)나라 유곤(劉琨)이 어려서부터 자부심이 대단하였는데, 친구인 조적(祖逖)과 중원(中原)을 수복할 뜻을 서로 맹세하고는 경쟁하면서 한 말이다.
• “나는 당신이 태수로 부임하는 다른 사람을 전송하는 것만 보았다만, 어이하여 다른 사람들이 태수로 부임하는 당신을 전송해주는 것은 보지 못하는가.[我只見汝送人作郡 何以不見人送汝作郡]” 〈임탄편(任誕篇)〉동진(東晉)의 나우(羅友)는 성격이 호방하고 구속을 받기 싫어하는 탓으로 환온(桓溫)에게 중용(重用)되지 않았다. 어느 날 태수(太守)로 부임하는 어떤 사람의 송별연에 뒤늦게 참석하여 환온에게 질책을 받자, 길에서 만난 귀신이 자신을 보고 위와 같이 야유했다고 해학적인 답변을 하였다. 속으로 부끄러움을 느낀 환온은 나중에 그를 양양태수(襄陽太守)로 임명했다고 한다.
• “일생 동안 이런 나막신을 몇 켤레나 신을지 모르겠다.[未知一生當着幾緉屐]” 〈아량편(雅量篇)〉진(晉)나라 완부(阮孚)는 늘 나막신에 밀랍을 칠하는 습벽을 지니고 있었는데, 언젠가 어떤 사람이 그를 찾아갔을 때에도 밀랍을 칠하는 일을 태연히 계속하면서 위와 같이 말하면서 탄식했다고 한다. ‘납극(蠟屐)’의 고사이다.
(2)색인어:세설신어(世說新語), 유의경(劉義慶), 유효표(劉孝標), 소설가류(小說家類), 지인소설(志人小說), 일화집(逸話集), 세설신어보(世說新語補).
(3)참고문헌
• 世說新語箋疏(余嘉錫, 中華書局)
• 世說新語校箋(徐震堮, 中華書局)
• 世說新語(目加田誠 譯注, 明治書院, 新釋漢文大系(全3卷))
• 世說新語(竹田晃 譯著, 明治書院, 中國古典小説選3)
• 世說新語(森三樹三郎 譯, 平凡社, 中國古典文學大系9)
• 世說新語(井波律子 譯注, 平凡社東洋文庫 全5卷)

【심경호】



동양고전해제집 책은 2023.10.30에 최종 수정되었습니다.
(우)03140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17길 52 낙원빌딩 411호

TEL: 02-762-8401 / FAX: 02-747-0083

Copyright (c) 2022 전통문화연구회 All rights reserved. 본 사이트는 교육부 고전문헌국역지원사업 지원으로 구축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