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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洋古典解題集

동양고전해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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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당송시를 합편한 시선집으로 《천가시》, 《당송시거요(唐宋詩擧要)》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천가시》는 언어가 통속적이고 평이하면서도, 성정을 도야하거나 지적 소양을 함양하는 데에 크게 도움이 되고, 그러면서도 예술성이 풍부한 작품들을 선별하였기 때문에 역대로 번각한 판본의 숫자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다. 시는 음악이나 무용과 같이 어릴 때부터 어린이에게 가르치고 훈도해야 하니, 그것은 시라고 하는 예술품은 문학성뿐만 아니라, 언어계발과 인성함양의 기능과 성격을 동시에 겸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어린이들의 생각을 깨우치고 성정을 도야하며, 그들에게 시라고 하는 예술작품을 보급하는 면에서는 확실히 없어서는 안 될 책이니, 이 책이 지닌 의의가 매우 크다고 하겠다.
그런데 이렇게 오랫동안 광범위하게 읽혀져 온 《천가시(千家詩)》는 실제로는 그 편찬자나 편찬과정에 대한 이설(異說)이 분분하다. 이 책이 궁극적으로 어떤 과정을 거쳐서 누구에 의하여 편찬된 것인지에 대해서는 지금도 정확한 결론을 내릴 수 없고, 다만 추론만 할 뿐이다. 전체적으로 보아서, 현재 통행되는 《천가시》가 성립되기까지는 남송의 유극장(劉克藏)이 편찬하였다고 하는 《분문찬류당송시현천가시선(分門纂類唐宋時賢千家詩選)》과 이후 사방득(謝枋得)이 여기에서 칠언시만 골라서 다시 편찬하였다고 하는 《증보중정천가시(增補重訂千家詩)》(이 책에 주해를 가한 것이 왕상(王相)의 《증보중정천가시주해(增補重訂千家詩注解)》이다.) 및 명(明) 말에 왕상(王相)이란 사람이 사방득이 편찬하였다고 하는 책에 빠져있는 오언시를 새로 추가하여 주석을 가한 《신전오언천가시전주(新鎸五言千家詩箋注)》의 세 가지 책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였던 것으로 여겨진다.

2. 저자

(편자)
(1) 성명:왕상(王相)
(2) 자(字)·별호(別號):진승(晋升)
(3) 출생지역: 강서(江西) 임천(临川)
(4) 주요활동과 생애: 강희 년간에 《여사서(女四書)》를 편집하고, 강희 48(1709년) 《척독앵명집(尺牘嚶鳴集)》을 편찬하였다. 이외에 《삼자경(三字經)》, 《백가성(百家性)》, 《증보중정천가시 增補重訂千家詩》 등의 통속독본에도 주해를 가하기도 하였다.
(5) 주요저작:《尺牘嚶鳴集》, 《女四書》(編)

3. 서지사항


우리가 지금 말하고 있는 통행본 《천가시》는 남송 사람 유극장이 지었다고 하는 《분문찬류당송시현천가시선》이라는 이름으로 송원지제(宋元之際)에 처음 등장하였다. 그런데 이 책은 총 22권으로 시령(時令), 백화(百花), 지리(地理) 등의 14문(門) 132류(類)로 나눠져 있고, 일부 남북조 시인의 작품을 포함하여서 368인의 1,281수의 시작품을 싣고 있을 정도로 시의 분류가 매우 번다하고, 권질(卷帙)이 너무 많았다. 이에 남송의 사방득이 다시 이 책의 기초 위에서 칠언 절구와 칠언 율시만을 정선하여서 상·하 양 권의 《증보중정천가시》를 편찬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다시 명대 후기에 왕상(王相)이란 사람은 사방득이 편선하였다고 하는 《증보중정천가시》에는 칠언시만이 실려 있는 것을 보고서, 한편으로는 《증보중정천가시》에 주해를 가하여서 상·하 두 권의 《증보중정천가시주해》를 편찬하였고, 다른 한편으로는 자기 스스로 또 당대(唐代)의 오언 절구와 오언 율시만을 선별하고 주해를 가하여서 《신전오언천가시전주》를 편찬하였다. 바로 이 《증보중정천가시주해》와 《신전오언천가시전주》가 이후 누군지 알 수는 없는 어떤 서적상에 의하여서 합각되어 발행된 것이 지금의 통행본 《천가시》로 성립된 것이다.
《천가시》는 민간에 매우 광범위하게 유행하였지만, 각 지방에서 전각(傳刻)되면서 많은 오류가 발생하였다. 시 제목이나 시구에서 문자 상의 가감이나 출입이 생겼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작자이름 표기에서도 오식(誤植)과 착각(錯刻)이 일어나기도 하였고, 때로는 작가이름 표기에 일관성 없이 자호(字號)로서 이름을 대신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통행본 《천가시》의 오류를 세심하게 바로 잡은 선행연구로는 유영상(劉永翔)의 논문 〈천가시칠언절구교의(千家詩七言絶句校議)〉와 구섭우(邱燮友)·유정호(劉正浩)가 주석(注譯)한 《신역천가시(新譯千家詩)》를 들 수 있다. 통행본 《천가시》에 보이는 작가이름 표기의 오류 실례를 제한된 지면으로는 일일이 분석할 수가 없을 정도이다. 또 작자이름 표기오류와는 별도로 문헌상의 기록차이 때문에 작자를 확정하기 어려운 작품이 여러 편 있기도 하다.

4. 내용


통행본 《천가시》에 수록된 작품들은 황제의 공덕을 찬양하는 소수의 응제시(應制詩)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개인의 성정을 도야하고 삶에 필요한 지적 자양분을 제공하는 매우 건강한 내용이라고 말할 수 있다. 작품에 구사된 언어가 매우 정련(精練)되어 있고, 평측(平仄)이 조화로울 뿐만 아니라, 구사(構思)가 신영(新穎)하고 형상이 선명하여서, 예술적으로도 적지 않은 성공을 거둔 것으로 여겨진다.
현재 통행하는 《천가시》에 실려 있는 시는 대체적으로 봄, 여름, 가을, 겨울의 4계절의 순서로 배열되었고, 시의 작자는 제왕장상(帝王將相), 사인학사(舍人學士), 승속남녀(僧俗男女), 목동(牧童)이나 무명씨 등 사회 각계각층의 인물이 포괄되어 있다. 작품의 재제가 풍부하고, 풍속이 다양하며, 편폭이 짧고 언어가 쉽고 평이하다. 대부분의 작품이 인구에 회자되는 명작들이어서 당송 근체시의 창작성취를 상당부분 반영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통행본 《천가시》는 작품배치와 관련하여 편찬자의 세심한 배려를 엿볼 수 있다. 편찬자는 작품이 지어진 시기나 작가의 시대적 선후에 따라서 작품을 배열하지 않고, 춘하추동의 순서 속에서 시령(時令)이나 절후(節候)에 따라서 작품을 안배하고 있는데, 이는 청소년들이 사계절의 변화에 따라 자연경물을 바라보며 사색에 잠기는 일상적인 인식규율과도 합치된다. 이러한 안배는 시를 읽는 이로 하여금 인간과 자연과의 관계에서 합일관념을 형성케 하여, 자연을 사랑하고 만물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을 양성케 하는 데에도 크게 기여한다.

5. 가치와 영향


통행본 《천가시》는 당시(唐詩)와 송시(宋詩) 가운데 정수가 되는 시를 위주로 선별하였고, 작품의 편폭도 적당하여서 어느 때나 읽을 수 있으니, 방대한 편폭에 온갖 작품이 다 섞여 있는 《전당시(全唐詩)》나 《전송시(全宋詩)》처럼 그냥 쳐다보기만 하다가 한번 읽어보지도 못하고, 스스로 포기해 버리는 그런 책은 아니다. 시를 논하는 이들은 당시와 송시를 구별하여서 “당시는 성정(性情)을 주로 하고, 송시는 의론(議論)을 주로 한다.”고 평하고 있는데, 《천가시》는 바로 이러한 양 시대의 시가(詩歌) 특징을 융합하여서, 시를 처음 접하는 어린이나 일반인들도 읽고 암송하기에 편리한 근체시(近體詩)의 정화만을 모은 책이라 할 수 있다.
《천가시》는 수백 년 동안 전승되어 오면서 수많은 인물들에게 정신적인 경험과 자양분을 제공하여 왔다. 명대의 저명한 문학가 귀유광(歸有光)과 희곡작가 탕현조(湯顯祖), 시인 이몽양(李夢陽), 하경명(何景明), 이반룡(李攀龍), 왕세정(王世貞) 등은 모두가 어려서부터 《천가시》의 훈도를 받았으며, 청대의 저명한 극작가 홍승(洪昇), 공상임(孔尙任), 시인 고염무(顧炎武), 왕부지(王夫之) 등도 모두 《천가시》의 영향을 받았다. 또 근대의 노신(魯迅), 곽말약(郭末若), 호적(胡適) 등도 모두 어려서부터 《천가시》를 외었다고 한다. 《천가시》는 이처럼 많은 사람의 환영을 받으면서 집집마다 읽히고 낭송되는 동몽학습용(童蒙學習用) 시가독본(詩歌讀本)이었다.
《천가시》가 남송 말엽에 《분문찬류당송시현천가시선》이란 이름으로 처음 출간되었을 때는 시중에서 그렇게 환영받은 것 같지 않은데, 이후 두어 차례의 편찬을 거친 뒤 청대에 이르러서는 많은 사람의 환영을 받으면서 집집마다 읽히고 낭송되는 동몽학습용 시가독본이 되었다. 청대 이후로 《천가시》는 《삼자경》, 《백가성》, 《천자문》과 함께 “삼백천천(三百千千)”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이제 어린이가 학습해야 할 필수과목이 되었다. 청대의 형당퇴사(蘅塘退士) 손수(孫洙)도 《천가시》의 “유전불폐(流傳不廢)”함을 보고서 부인 서란영(徐蘭英)과 함께 《당시삼백수》를 편찬하였다고 한다.

6. 참사항
(1) 명언
‧ “폭죽 소리 속에 한 해가 가고 / 봄바람 보내는 온기가 도소주에 들어왔네 / 집집마다 환히 밝아오는 날 / 새 부적을 옛 부적과 바꿔 달도다[爆竹聲中一歲除 春風送暖入屠蘇 千門萬戶曈曈日 總把新桃換舊符]” 〈원일(元日)〉
(2) 색인어:유극장(劉克藏), 분문찬류당송시현천가시선(分門纂類唐宋時賢千家詩選), 사방득(謝枋得), 증보중정천가시(增補重訂千家詩), 왕상(王相), 증보중정천가시주해(增補重訂千家詩注解), 삼백천천(三百千千)
(3) 참고문헌
‧ 繪圖千家詩註釋(謝枋得ㆍ王相 選註, 長春新華書店, 1982)
‧ 千家詩七言絶句校議(劉永翔, 華東師範大學學報, 1996)
‧ 新譯千家詩(邱燮友·劉正浩 注譯, 三民書局, 1996)
‧ 〈《千家詩》 硏究- 책의 편찬과정을 중심으로〉(권호종, 《中國文學》 53, 2007)
‧ 〈통행본 《천가시(千家詩)》 수록작품의 작자이름 표기오류 고찰〉(권호종, 《世界文學比較硏究》 22, 2008)


【권호종】

동양고전해제집 책은 2020.08.25에 최종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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