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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洋古典解題集

동양고전해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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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연자전(燕子箋)》은 안사(安史)의 난을 배경으로 무릉(茂陵)의 수재 곽도량(霍都梁)과 장안(長安)의 기생 화행운(華行雲), 귀족 가문의 딸 역비운(酈飛雲) 사이에서 일어난 갈등과 화합, 사랑이야기를 그려낸 희곡작품이다. 명(明)나라 말기 남경(南京)에서 상당히 유행하였던 재자가인극(才子佳人劇) 중 하나로 작자는 완대성(阮大鋮)으로 알려져 있으나 그의 딸 완여진(阮麗珍)이 초고를 작성하고 완대성이 수정을 가하였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2. 저자


(1) 성명:완대성(阮大鋮)(1587~1646)
(2) 자(字)·별호(別號):자는 집지(集之), 호는 원해(圓海), 석소(石巢), 백자산초(百子山樵), 환염(皖髯).
(3) 출생지역:회녕(懷寧)(現 중국 안휘성(安徽省) 종양현(樅陽縣))
(4) 주요활동과 생애
완대성은 명대 후기 부귀와 몰락을 오가며 그 누구보다 굴곡 많고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인물이다. 《명사(明史)》<간신전(奸臣傳)>에 의하면, 완대성은 엄당(閹黨) 위충현(魏忠賢)의 권세에 의지하여 숭정(崇禎) 원년(1628)에 광록경(光祿卿)이 되었으나 숭정 2년(1629) 당쟁에 휘말려 동림당(東林黨)과 복사(復社) 문인들로부터 배척당하게 된다. 그 후 17년의 긴 세월 동안 남경 근교에 있는 석소원(石巢園), 우수산(牛首山)의 조당사(祖堂寺) 등에서 은거하면서 시와 희곡을 지으며 지냈다. 《연자전》을 포함하여 그의 대표작인 석소전기 4종(石巢傳奇四種)은 숭정 11년(1638)부터 숭정 17년(1644) 갑신지변(甲申之變)이 일어나기 전에 창작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1644년 갑신지변이 일어나면서 복왕(福王) 주유숭(朱由崧)이 남경에 홍광(弘光) 왕정을 세우자 완대성의 지기인 대학사(大學士) 마사영(馬士英)이 권력을 잡게 되었고 완대성은 마사영의 추천으로 남명(南明) 정부에서 병부 우시랑(兵部右侍郞), 병부 상서(兵部尙書) 등의 자리까지 오르게 된다. 새롭게 권력을 장악한 완대성은 마사영과 결탁하여 동림당과 복사 문인들을 대대적으로 탄압하였다. 그러나 2년 후인 융무(隆武) 2년(1646)에 청나라 군대가 절강(浙江)까지 쳐들어오자 마사영과 완대성은 청나라 군대에 항복하였고 완대성은 산천을 떠돌아다니다 스스로 바위에 몸을 던져 자살하였다. 완대성의 죽음에 대해서도 여러 설이 전해지는데 《명사》<간신전>에는 완대성이 산천을 떠돌아다니다 스스로 바위에 부딪쳐 죽었는데 사람들이 육시(戮屍)하였다고 전하고 있다.
(5) 주요저작
완대성은 일생동안 11개의 전기 작품을 쓴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연자전》을 포함하여 《춘등미(春燈謎)》, 《모니합(牟尼合)》, 《쌍금방(雙金榜)》 등 ‘석소전기 4종’만 전해지고 그 외 정우맹《井中盟》, 《노문생(老門生)》, 《충효환(忠孝環)》, 《도화소(桃花笑)》, 《사자잠(獅子賺)》, 《취붕도(翠鵬圖)》, 《사은환(賜恩環)》 등 7개 작품은 제목만 남아있다.
(6) 기타
완대성의 고향인 안휘성 종양현에서는 《연자전》이 완대성과 그의 딸 완여진의 합작품이라는 설이 오래전부터 회자되고 있었다. 시악(柴萼)의 《범천여총록(梵天廬叢錄)》 권16 〈완대성녀(阮大鋮女)〉에는 완여진이 《연자전》을 쓰고 완대성이 수정을 했다는 설을 제기하고 있다.
완여진(생년 미상~1653)은 병부 우시랑이었던 양용우(楊龍友)(1596~1646)의 아들에게 시집가기로 되어있었으나 혼인이 성사되지 않았다. 음률에 정통하였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곡(曲)과 전기(傳奇) 창작에 뛰어났으며 작품으로 《연자전》 외에도 《몽호연(夢虎緣)》, 《난파혈(鸞帕血)》 등의 작품을 썼다고 전해진다.

3. 서지사항


《연자전》이라는 제목은 ‘제비가 물고 온 글’이라는 뜻으로 작품에서 제비가 시를 써놓은 글을 물고 가면서 곽도량과 역비운, 화행운 세 사람이 서로 얽히고 우여곡절을 겪게 된다. 총 42착(齣)으로 구성되어있고, 착마다 두 글자로 내용을 개괄한 제목이 있다. 판본으로 난홍실본(暖紅室本), 회원당본(懷遠堂本), 기오산방본(寄傲山房本), 설운당본(雪韻堂本) 등이 전해지는데, 현재 유일화(劉一禾)와 장안전(張安全)이 난홍실본을 저본으로 하고 회원당본, 기오산방본, 설운당본 등으로 보충 교열한 《연자전》(상해고적출판사(上海古籍出版社), 1986)을 참조할 만하다.

4. 내용


이야기의 시대적 배경은 당(唐) 현종(玄宗) 때의 안사의 난 전후이다. 무릉의 수재인 곽도량은 과거를 보러 장안(長安)에 왔다가 화행운이라는 기녀와 연인이 되었다. 곽도량이 화행운의 모습을 그림으로 그려서 표구를 맡겼는데, 착오가 일어나 역비운이 표구를 맡긴 오도자(吳道子)의 〈수묵관음(水墨觀音)〉과 뒤바뀌게 된다. 역비운은 뒤바뀐 그림에 그려진 여인의 모습이 자신과 똑같다는 것을 알고 놀라며, 그림 속 곽도량의 모습을 보고 상사병에 빠지게 된다. 역비운은 곽도량을 그리워하며 시를 썼는데 제비가 시를 쓴 종이를 물고 날아간다. 곡강(曲江)에서 산책을 하던 중 곽도량은 우연히 제비가 떨어뜨린 종이를 줍게 되고, 종이에 적힌 시가 자신의 그림을 보고 쓴 것임을 알고 역시 상사병에 걸린다.
과거는 예정대로 치러지나 곽도량의 친구 선우길(鮮于吉)이 시험 감독관과 내통을 하고 곽도량의 답안지와 자신의 답안지를 바꿔버린다. 그 후 안사의 난이 일어나 곽도량은 화행운과 헤어져 가남중(賈南仲) 절도사 밑으로 들어가고, 역비운은 전란 중에 부모와 헤어져 가남중 절도사의 보호를 받게 된다. 가남중은 역비운의 아버지 역안도(酈安道)와 오래된 친구였다. 한편 역비운의 부모는 역비운을 잃고 자신의 딸과 똑같이 생긴 화행운을 보고 놀라며 수양딸로 삼는다. 곽도량은 안사의 난을 평정하는 데 큰 공을 세우고 가남중 절도사의 수양딸이 된 역비운과 혼인을 한다.
전란이 끝나고 과거 결과가 발표 났는데 선우길이 장원이 되었다. 예부 상서(禮部尙書)였던 역안도가 시험결과에 비리가 있었음을 밝혀내고 선우길은 쫓겨난다. 곽도량은 장원이 되고 역비운과 화행운 모두가 모여 화합의 자리를 갖게 된다. 역비운과 화행운이 곽도량을 두고 서로 자신의 남편이라고 주장하며 갈등이 일어났지만, 곽도량이 두 여인을 모두 부인으로 맞이하기로 하면서 대단원의 막이 내려진다.

5. 가치와 영향


완대성은 명대 임천파(臨川派)를 대표하는 희곡가 중 한 사람으로 《연자전》은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서로 잘 연결되어있고 사(詞)가 기려(奇麗)하며 무대 공연의 효과까지 잘 발휘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장대(張岱)는 《도암몽억(陶庵夢憶)》 권4에서 《연자전》에 대해 “특출하고 참신하여 기존의 격식에 사로잡히지 않았다.”라고 평가하였다. 또한 주이존(朱彝尊)의 《정지거시화(靜志居詩話)》 권21에 “완대성이 쓴 《연자전》이라는 전기는 남경에서 크게 유행하였다.”라고 되어있고, 오매(吳梅)의 《고곡주담(顧曲麈談)》에는 “민간에서 1년 동안 하루도 이 극을 공연하지 않은 날이 없었다.”라고 되어있으니 《연자전》이 당시 관객들로부터 대단히 환영받았음을 알 수 있다.
완대성의 일생이 정치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어 《연자전》을 정치적 메타포로 해석하려는 경우도 있다. 주인공 곽도량은 완대성 자신을, 기녀 화행운은 엄당의 최성수(崔成秀)를, 귀족 집안의 역비운은 동림당을 비유한 것이라는 견해가 있지만 사실 《연자전》은 한 수재와 귀족 아가씨, 기녀 세 사람의 애정을 다룬 전형적인 재자가인극으로 당시 관객들의 취향에 충실하였던 통속 작품이다. 《연자전》은 명대 말기 희곡 관객들의 심미적 가치관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작품으로 중국의 공연예술을 더욱 다채롭게 접할 수 있는 자료가 된다는 점에서 향후 연구할 가치가 높다고 하겠다.

6. 참고사항


(1) 명언
‧ “아름다운 시가 적힌 편지지를 물어준 것은 다정한 제비, 까닭 없이 매를 맞은 것은 의술에 뛰어난 곱추 의사. 공(功)과 명(名)의 두 갈래 길로 나아간 것은 혈혈단신 문인, 도장을 함께 한 것은 두 운낭(雲娘).[啣做美詩箋的是多情燕子 吃無端棒打的是曲背醫王 走兩路功名的是單身詞客 同一付印板的是二位雲娘]” 〈제9착 가문(家門)〉
‧ “검은 몸 작은 꼬리 제비는 사연도 많아, 아가씨에게 자주 왔다 갔다 하였네. 편지 한 장 물고 가더니, 도리어 삼생(三生) 인연의 장부와 연결시켰네. 지금부터 무릇 연인들은 모두 흰 앵무새와 자줏빛 제비 함께 키워야하리.[烏衣小尾多情況 妝次頻來往 啣將一紙箋 勾卻三生帳 從今後凡有情人 一般的將白鸚哥與那紫燕兒同供養]” 〈제42착 고원(誥圓)〉
(2) 색인어:연자전(燕子箋), 완대성(阮大鋮), 완여진(阮麗珍), 전기(傳奇), 곤곡(崑曲), 재자가인(才子佳人), 대단원(大團圓), 임천파(臨川派), 복사(復社), 동림당(東林黨)
(3) 참고문헌
‧ 燕子箋(劉一禾ㆍ張安全 주편, 上海古籍出版社)
‧ 明史(張廷玉 등, 中華書局)
‧ 桃花扇(孔尙任, 人民文學出版社)
‧ 人生喜劇與喜劇人生―阮大鋮硏究(胡金望, 中國社會科學出版社)
‧ 明淸傳奇史(郭英德, 鳳凰出版社)


【김지선】

동양고전해제집 책은 2020.08.25에 최종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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