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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洋古典解題集

동양고전해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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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하씨어림(何氏語林)》은 명대(明代) 지인소설집(志人小說集)으로 하양준(何良俊(1506~1573))이 편찬한 책이다. 위진남북조(魏晉南北朝) 시기에 《세설신어(世說新語)》가 처음으로 출현한 이후 《세설신어》의 서명(書名), 체제(體裁), 문체(文體) 등을 모방한 일명 세설체(世說體) 속서(續書)들이 부지기수로 등장하였다. 명나라 때 나온 《하씨어림》도 바로 그 속서 중의 하나이다. 일반적으로 《세설신어》는 등장인물의 시대 범위가 위진 시대(魏晉時代)에 그친 반면, 《하씨어림》에서는 송원대(宋元代)까지 등장인물을 확장시킨데 그 가치와 의미가 있다.
또 후대(명대)에 왕세정(王世貞)은 고상하고 품격있는 《세설신어》에 전아(典雅)하고 순정(純正)한 《하씨어림》의 일화들을 합하여 《세설신어보(世說新語補)》라는 책을 편찬하였다.

2. 저자

(1) 성명:하양준(何良俊(1506~1573))
(2) 자(字)·별호(別號):하양준의 자(字)는 원랑(元朗)이고, 호(號)는 자호(柘湖)
(3) 출생지역:송강(松江) 화정(华亭) 자림(柘林) 출생(지금의 상해시(上海市) 봉현구(奉賢區) 자림진(柘林鎭) 자림촌(柘林村))
(4) 주요활동과 생애
하양준은 명대(明代) 희곡이론가(戱曲理論家)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젊어서 20여 년간 두문불출(杜門不出)하고 학문에 매진하였으나 관직과는 인연이 없어 가정 연간(嘉靖年間)에 잠시 국자감 공생(國子監貢生)과 1553년(嘉靖32年)에 남경한림원공목(南京翰林院孔目)을 지낸 것이 전부이다. 1558년(嘉靖37年)에 현실에 불만을 품고 귀향하였다.
은거하면서 저술에만 매진하였다. 저서로는 《하씨어림》 이외에도 《자호집(柘湖集)》, 《사우재총설(四友齋叢說)》, 《서화명심록(書畵銘心錄)》 등이 있으며, 또 그림과 서책 등을 수집하여 장서가(藏書家)로 널리 알려져 있다. 약 4만여 권의 장서가 있었는데 장서인(藏書印)에 ‘동해하원랑(東海何元朗)’, ‘자호거사(柘湖居士)’, ‘자계진일(紫溪眞逸)’, ‘육침금마문(陸沉金馬門)’, ‘청삼각서화인(清森閣書畵印)’, ‘양산(兩山)’, ‘길리청상(桔里清賞)’, 등이 각인(刻印)되어 있었으나 왜구(倭寇)의 병화(兵火)로 훼손되었다고 전해진다. 그 외의 일화(逸話)로 자신이 장주(莊周),왕유(王維),백거이(白居易) 등과 주로 교유(交遊)한다고 하여 서재(書齋) 이름을 ‘사우재(四友齋)’라 하였다.
(5) 주요저작:대표작으로 《하씨어림(何氏語林)》이 있는데 보통 《어림(語林)》이라고도 한다. 이 책은 본래 하양준이 가정(嘉靖) 29(年)(1550)에 편찬한 작품이다. 《하씨어림》의 서명은 동진(東晉) 배계(裴啓)의 《어림(語林)》에서 따왔다고 전해진다. 또 체재(體裁)는 《세설신어(世說新語)》를 답습하여 총 30권 38편 2781조로 만들어진 책이다. 《하씨어림》 이외에도 《자호집(柘湖集)》, 《사우재총설(四友齋叢說)》(第37卷 共 30條), 《서화명심록(書畵銘心錄)》 , 《하원랑、서양초논곡(何元朗)、(徐陽初論曲)》 등이 주요저서로 전해진다.

3. 서지사항

명대 하양준이 편찬한 《하씨어림》은 지괴소설(志怪小說) 중에서도 지인소설류(志人小說類)로 분류되는 소설집으로 《국사경적지(國史經籍志)》와 《명사(明史)》 〈예문지(藝文志)〉 소설가류(小說家類)에 《어림(語林)》30(卷)이 저록되어 있고, 《천경당서목(千頃堂書目)》과 《사고전서총목(四庫全書總目)》 소설가류(小說家類)에는 《하씨어림(何氏語林)》으로 되어있다. 현재는 명(明) 가정(嘉靖) 하씨청삼각각본(何氏淸森閣刻本)과 하씨번경당각본(何氏繙經堂刻本), 투판본(套板本)들을 원각본(原刻本)으로 보고 있으며 그 외에도 《사고전서(四庫全書)》본(本)이 있는데 1984년 상해고적출판사(上海古籍出版社)에서 《사고전서》본을 영인하여 출판하였다.
국내 소장된 판본으로는 가정 29(年)(1550)에 간행된 하씨번경당각본(何氏繙經堂刻本)이 한국학중앙연구원(韓國學中央硏究院)에 소장되어 있고, 천계(天啓) 4(年)(1624)에 간행된 목판본이 서울대 규장각(奎章閣)에 소장되어 있다.

4. 내용

《하씨어림》의 서명은 동진(東晉) 배계(裴啓)가 지은 ≪어림(語林)≫에서 취하였고, 편집 방법은 유의경(劉義慶)의 《세설신어》를 모방하여 대략 가정(嘉靖) 29(年)(1550)에 만들어진 책이다. 전반적인 체제는 《세설신어》를 그대로 따랐고, 다만 여기에 〈언지(言志)〉와 〈박식(博識)〉 두 문(門)을 덧붙였다. 이처럼 《세설신어》의 모방작으로서 《하씨어림》이 지니는 가장 두드러진 특징과 가치는 양한(兩漢)에서 동진(東晉)까지 약 300년간을 시대 범위로 하고 있는 《세설신어》에 비해 《하씨어림》은 양한(兩漢)에서 송원대(宋元代)까지 약 1500년간을 그 범위로 하고 있다. 또 장구한 역사와 다채로운 문화를 배경으로 탄생된 문인과 관료들의 언행과 일화들이 광범위하게 수록되어 있다. 단 《세설신어》에 수록된 고사는 제외하였다. 또 다른 특징은 각 조(條) 밑에 다른 책의 기록을 인용한 주(注)를 달아 그와 관련된 인물과 고사를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점은 본문의 내용을 정확하고 폭넓게 이해하는데 귀중한 자료가 된다.
그리고 《하씨어림》은 형식적인 측면에서 《세설신어》의 모방작 혹은 속서(續書)라고 할 수 있지만 내용과 사상적인 측면에서 보면 분명 《세설신어》와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즉 《세설신어》가 위진(魏晉) 현학(玄學)적 관점에서 문인(文人)과 명사(名士)들의 시대정신을 응축해 놓은 것에 비해 《하씨어림》은 성리학적(性理學的) 심학(心學)의 색채가 묻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왕학(王學) 좌파(左派)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하양준은 인물의 개성과 진정성의 관점에서 《하씨어림》을 편찬하였던 것이다.

5. 가치와 영향

명대(明代) 왕세정(王世貞)(1526∼1590)은 유의경(劉義慶)의 《세설신어》에서 채록한 849(條)의 고사(故事)와 하양준의 《하씨어림》에서 채록한 575(條) 고사를 합하여 총 1424(條)의 고사들을 통합하여 《세설신어보》를 편찬하였다. 하지만 일부 중복되거나 불필요한 부분은 삭제하였다. 물론 처음에는 두 책이 산정(刪定)된 한 형태로 있다가 나중에는 두 책이 혼합한 형태로 발전한 것으로 보인다.
왕세정의 《세설신어보》가 출현하자, 이 책은 《세설신어》를 능가하는 인기를 끌게 되었다고 전해진다. 특히 이 책에 비점(批點)을 찍고 주석(註釋)을 더한 《이탁오비점세설신어보(李卓吾批點世說新語補)》 등의 비점본(批點本)들도 크게 성행하였다.
국내에서는 조선시대 허균(許筠)(1569-1618년)의 《성소부부고(惺所覆瓿稿)》에 그 서명(書名)이 보이는데 이것으로 보아 1600년대 초기 이전에는 국내에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허균은 이 서책을 구하게 된 계기에 대해 자세히 서술하였을 뿐 아니라 자신의 문집에 《하씨어림》의 내용을 여러 차례 인용한 기록이 보인다. 국내에서는 《세설신어보》로 인해 《하씨어림》이 더 많이 알려진 계기가 되었다.

6. 참고사항

(1) 명언
• “우주를 집으로 삼고 밝은 달을 촛불로 삼으며 사해의 제공(諸公)들과 함께 지내면서 잠시도 떨어져 지낸 적이 없는데, 무슨 왕래가 필요한가?[太虛爲室 明月爲燭 與四海諸公共處 未嘗少別 何有往來]” 〈언어편(言語篇)〉
• “사대부가 사흘 동안 책을 읽지 않으면 의리(義理)가 가슴속에서 교통되지 않아, 곧장 용모가 미워지고 언어가 무미해 짐을 느끼게 된다.[士大夫三日不讀書 則義理不交於胸中 便覺面貌可憎 言語無味]” 〈언어편(言語篇)〉
• “대저 사람에게는 단점이 있어야 장점이 드러나는 법이다.[夫人有短 所以見長]” 〈품조편(品藻篇)〉• “사내대장부가 큰일이 닥치면 마땅히 그 가부(可否)를 스스로 마음속에서 결정을 해야지 집에까지 가지고 와서 아녀자를 두려움에 떨게 하면 어찌되겠는가?[丈夫臨大事 可否當自決胸懷 乃來家間恐怖婦女 何爲邪]” 〈현원편(賢媛篇)〉
• “사람이 살면서 자신의 포부를 펼칠 수 없다면 비록 100살을 산다 하더라도 요절한 것과 같다.[人生不得行胸懷 雖壽百歲 猶爲夭也]” 〈분견편(忿狷篇)〉
(2) 색인어:지인소설(志人小說), 하양준(何良俊), 하씨어림(何氏語林), 세설신어(世說新語), 세설신어보(世說新語補), 어림(語林), 사우재(四友齋), 배계(裴啓)
(3) 참고문헌
• 何氏語林注(何良俊撰, 陳洪譯, 中國天津教育出版社).
• 中國古代小說百科全書(中國古代小說百科全書編輯委員會, 中國大百科全書出版社)
• 中國文言小說總目提要(寧稼雨, 中國齊魯書社).
• 세상의 참신한 이야기 世說新語 총1-3권(유의경 찬, 김장환 역, 신서원)
• 世說新語補(왕세정 찬, 김장환 역, 지식을 만드는 지식 627)
• 중국소설사의 이해(중국소설연구회편, 학고방)
• 중국소설사략(魯迅 著, 정범진 역, 범학도서)
• 중국 고전소설의 전파와 수용(민관동, 아세아문화사)
• 한국 소장 중국문언소설 판본목록과 해제(민관동·유희준·박계화 공저, 학고방)


【민관동】



동양고전해제집 책은 2023.10.30에 최종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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