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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洋古典解題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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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장자(莊子)》는 장주(莊周)가 노자(老子)의 사상을 계승하고 자신의 사상을 담아 저술한 책이다. 현전하는 《장자》는 4세기 진(晉)의 곽상(郭象)이 주석을 달아 정리한 것으로써 〈내편(內篇)〉·〈외편(外篇)〉·〈잡편(雜篇)〉으로 구성되어 있다. 장자는 천지만물의 근본원리를 도(道)라고 보았으며 인위(人爲)를 버리고 무위(無爲)를 추구하였는데, 《장자》 내에서 그의 사상은 대부분 우언(寓言)을 통해 서술되는 특징을 지닌다. 당대(唐代)에 도가(道家)가 득세하면서 현종(玄宗) 때에는 장자를 남화진인(南華眞人)으로 추대하고 《장자》를 《남화경(南華經)》 혹은 《남화진경(南華眞經)》으로 격상하는 등 도가철학의 주류로 인정받았다. 기본적으로 현실참여적 성격의 유학(儒學)을 반대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후대 유학자들의 철학사상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하였다.

2. 저자

(1)성명:장주(莊周). 맹자와 동시대의 인물로 추정.
(2)자(字)·별호(別號):자는 자휴(子休).
(3)출생지역:몽(蒙).
(4)주요활동과 생애
장자의 생애는 자세하지 않다. 《사기(史記)》 〈노자한비열전(老子韓非列傳)〉의 간략한 언급과 《장자》 본문의 내용들로 몇 가지를 추측할 수 있을 뿐이다. 장자는 몽 지방의 칠원(漆園)이라는 곳에서 벼슬을 하였으며, 양 혜왕(梁惠王)·제 선왕(齊宣王)과 같은 시대의 사람으로 추정된다. 학문이 넓어 통달하지 않음이 없었으며 그 중 노자의 학설에 심취하였다고 한다. 장자는 빼어난 문장으로 세상일과 인간의 마음을 살피고 이에 어울리는 비유를 들어 유가와 묵가를 공격하였는데, 초나라 위왕(威王)이 그의 현명함을 듣고 등용하고자 하였으나 희생(犧牲)의 비유를 들며 거절하였다고 한다.
(5)주요저작 : 미상

3. 서지사항

현전하는 《장자》는 곽상이 주석한 총 33편(〈내편〉 7편·〈외편〉 15편·〈잡편〉 11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사기》 〈노자한비열전〉에서 《장자》를 언급하며 현전하지 않는 〈어부(漁父)〉·〈도척(盜跖)〉·〈거협(胠篋)〉·〈외루허(畏累虛)〉·〈항상자(亢桑子)〉 5편의 항목을 기술한 점과, 《한서(漢書)》 〈예문지(藝文志)〉에 52편의 장자가 유행하였다는 기록을 볼 때 각 시대마다 더 방대한 분량의 《장자》가 함께 전승되었음을 알 수 있다. 《장자》를 장자 본인이 직접 저술하였다는 기록이나 근거를 찾을 수 없기 때문에 《장자》 저술 주체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지만 대체로 〈내편〉을 장자가 직접 저술한 것으로, 〈외편〉과 〈잡편〉을 장자의 문인이나 후계자들에 의한 기록으로 보고 있다. 《장자》의 대표적인 주해서로는 진(晉)나라 곽상의 《장자주(莊子注)》, 당(唐)나라 성현영(成玄英)의 《장자소(莊子疏)》, 송(宋)나라 임희일(林希逸)의 《장자구의(莊子口義)》, 저백수(褚伯秀)의 《남화진경의해찬미(南華眞經義海纂微)》, 명나라 초횡(焦竑)의 《장자익(莊子翼)》 등이 있다.

4. 내용

〈내편(內篇)〉·〈외편(外篇)〉·〈잡편(雜篇)〉으로 구성된 《장자》는 곽상의 《장자주》 분절 체계에 의거한 것이나 어떤 점을 기준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전체적으로 세 편의 항목에서 장자 사상의 핵심인 절대자유와 만물제동(萬物齊同)의 경지를 우언을 통해 드러내고 있다. 먼저 《장자》 〈내편〉의 첫 편은 〈소요유(逍遙遊)〉로서 상식을 뛰어넘어 무한한 시간과 공간을 나는 대붕(大鵬)을 소개한다. 장자는 대붕을 통해 절대적인 자유의지를 표현하고, 어느 것에도 구속되거나 거리낌 없는 자유로운 삶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장자는 이와 같은 맥락에서 〈내편〉 〈제물론(齊物論)〉을 통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이 같은 도를 소유하고 있어 구별이 없기 때문에 현실에 존재하는 대립이나 차별은 허망한 것이라 주장한다. 《장자》의 전체적 맥락은 이 두 가지 개념을 중심으로 전개되는데 장자는 여기에서 우언(寓言)이라는 표현 방식을 사용한다. 우언은 직접적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뜻을 표현하지 않고 비유나 상징을 통해 간접적으로 의도를 드러내어 상대가 알아차리도록 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장자의 사상 체계를 표현하는 특징으로써 노골적인 언어로 표현하기 어려운 자신의 사상을 넌지시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5. 가치와 영향

《장자》는 장자가 노자의 사상을 계승·발전시킨 저술로서, 후대 도가철학 형성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유학을 국시로 삼은 조선에서도 조정에서 직접 《장자》를 간행하여 유포하는 등 많은 관심을 가졌었는데, 조선시대에 유행하던 대표적인 주해서는 임희일의 《장자구의》와 박세당(朴世堂)의 《남화경주해산보(南華經註解刪補)》를 들 수 있다. 임희일은 학문적 연원이 북송의 정이(程頤)와 닿아 있기 때문에 조선 유학자들은 그를 유가의 류로 보았고 《장자구의》에 대해서도 호의적이었다.
한편 조선시대 《장자》에 대한 주해서로서 가장 주목할 만한 저서는 박세당의 《남화경주해산보》인데 모두 6권 6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당대(唐代) 이전의 주석과 명대(明代)의 주석을 선별하여 실었을 뿐 아니라 기존 주석들의 오류를 자신의 논리에 입각하여 밝히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또한 박세당은 여기에서 《장자》의 저술동기가 혜시(惠施) 등의 논리학자와 변론하기 위한 것이라 주장하고 있는데, 이는 《장자》가 유학을 비판하기 위해 저술되었다는 기존 학자들의 견해와 상반된다 할 수 있다. 박세당의 《남화경주해산보》는 숙종(肅宗) 연간에 간행된 이후 임희일의 《장자구의》와 함께 17세기 이후 조선의 《장자》 주해서로서 권위를 획득하여 조선 사회에 널리 읽혔다.

6. 참고사항

(1)명언
• “사람들은 모두 유용(有用)의 용(用)은 알지만 무용(無用)의 用은 모른다.[人皆知有用之用 而莫知無用之用也]” 〈인간세(人間世)〉
• “그대가 읽는 것은 옛 사람의 술지게미일 뿐입니다.[君之所讀者 故人之糟魄已夫]” 〈천도(天道)〉
• “헤아려보건대, 사람이 아는 것은 알지 못하는 것만큼 많지 못하며 태어나서 살아 있는 시간은 아직 태어나지 않았을 때의 시간만큼 장구하지 못하다. 지극히 작은 것을 가지고 지극히 큰 것을 궁구하려 하니, 이 때문에 미혹되고 어지러워져 스스로 망연자실(茫然自失)하지 않을 수 없다.[計人之所知 不若其所不知 其生之時 不若未生之時 以其至小 求窮其至大之域 是故迷亂而不能自得也]” 〈추수(秋水)〉
(2)색인어:장주(莊周), 장자(莊子), 노장(老莊), 남화경(南華經), 무위(無爲), 우언(寓言).
(3)참고문헌
• 譯註 莊子(안병주, 전호근, 김형석 공저, 전통문화연구회)
• 장자(이기동 옮김, 동인서원)
• 장자(오강남 옮김, 현암사)
• 박세당의 장자읽기-남화경주해산보(박헌순 옮김, 유리창)
• 〈南宋 林希逸의 新儒學的 老莊解釋에 關한 硏究〉(김형석, 성균관대학교 박사논문)
• 〈장자 철학사상에 관한 연구〉(심우섭, 성신연구논문집 37)

【이영호】



동양고전해제집 책은 2023.10.30에 최종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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