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고전종합DB

東洋古典解題集

동양고전해제집

출력 공유하기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URL 오류신고
동양고전해제집 목차 메뉴 열기 메뉴 닫기


1. 개요

《당시화보(唐詩畫譜)》는 명(明)나라 황봉지(黃鳳池)가 만력(萬曆) 48년(1620)에 편찬한 화보(畵譜)로 《오언당시화보(五言唐詩畵譜)》, 《육언당시화보(六言唐詩畵譜)》, 《칠언당시화보(七言唐詩畵譜)》로 구성되어있다. 다양한 서체로 판각된 시가 먼저 나오고 그 뒤에 시를 묘사한 그림이 나오는 형식으로 되어있어 시‧서예‧회화를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화보다.

2. 저자

(1) 성명:황봉지(黃鳳池)(1610년 전후 생존)
(2) 자(字)·별호(別號):황봉지의 호는 집아재주인(集雅齋主人)이다.
(3) 출생지역:신안(新安)(현 중국 안휘성(安徽省) 신안현)
(4) 주요활동과 생애
《당시화보》의 편찬자 황봉지는 명말(明末) 저명한 장서가이자 판각가로 알려졌지만, 관련 기록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임지성(林之盛)(1610년 전후 생존)이 쓴 〈칠언당시화보서(七言唐詩畵譜敍)〉, 정연(鄭㳙)(1610년 전후 생존)이 쓴 〈육언당시화보서(六言唐詩畵譜序)〉에 ‘신안봉지황생(新安鳳池黃生)’이라고 밝히고 있어 황봉지가 신안 출신임을 짐작할 수 있다. 황봉지의 호인 ‘집아재주인’에서 ‘집아재(集雅齋)’는 절강성(浙江省) 항주(杭州)에 있는 서방(書坊)으로 황봉지가 운영하였던 서방이다.
(5) 주요저작: 《당시화보》 외에 천계(天啓) 원년(元年)(1621)에 《당해원방고금화보(唐解元倣古今畵譜)》, 《장백운선명공선보(張白雲選名公扇譜)》, 《매죽난국사보(梅竹蘭菊四譜)》, 《목본화조보(木本花鳥譜)》, 《초본화시보(草本花詩譜)》를 함께 묶어 《집아재화보(集雅齋畵譜)》로 간행하였다.

3. 서지사항

《당시화보》는 《오언당시화보》, 《칠언당시화보》, 《육언당시화보》로 구성되었다. 당시(唐詩) 중 각각 5언‧7언‧6언 절구를 50수씩 선별하여 수록한 당시(唐詩) 선집(選集)으로 《오언당시화보》와 《칠언당시화보》가 먼저 간행되어 크게 반향을 일으키자 이에 힘입어 《육언당시화보》가 추가로 제작되었다.
《오언당시화보》에는 총 50명 작가의 5언 절구 50수가 수록되었다. 일반적으로 당시(唐詩) 중에서는 성당시(盛唐詩)가 우수하다고 평가되고, 당시(唐詩) 선집에는 이백(李白)(701∼762)이나 두보(杜甫)(712∼770), 왕유(王維)(699?∼759) 등의 작품이 다수 수록되어있다. 하지만 편찬자인 황봉지는 기존의 방식과는 다르게 당나라 시인들을 골고루 안배하여 시인 50명의 작품 50수를 선별, 수록하였다.
《칠언당시화보》에는 총 49명 작가의 7언 절구 50수가 수록되었다. 작품 2수가 수록된 왕창령(王昌齡)(698∼755?)을 제외하고, 48명 작가는 각각 1수씩 수록되었다. 이 중 이백‧두보‧왕유‧백거이(白居易)(772∼846)‧유우석(劉禹錫)(772∼842)‧전기(錢起)(722∼780)‧유장경(劉長卿)(725?∼791?)‧이익(李益)(748∼829)‧위응물(韋應物)(737∼792) 등 9명을 제외한 40명의 작가는 《오언당시화보》의 작가와 중복되지 않는다.
《육언당시화보》의 경우, 목차에는 26명 작가의 작품 49수가 기록되어있지만, 실제로는 30명 작가의 작품 61수가 수록되어있다. 회화는 44번째 시까지만 있고, 나머지 17수는 회화 없이 시만 전해진다. 〈육언당시화보발(六言唐詩畵譜跋)〉에 “집아재의 주인 황봉지가 널리 수집하여 겨우 50수를 모았다.”라고 되어있으니, 화보를 제작할 당시에는 50수의 6언 절구가 수록되었지만, 그 후 중간(重刊), 번간(飜刊)되는 과정에서 원본(原本)이 변형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4. 내용

《당시화보》는 시(詩)‧화(畵)‧서(書)를 함께 감상할 수 있는 화보로 당시(唐詩) 선집이면서 뛰어난 예술품으로 완성되었다. 이름난 화가와 판각가가 제작에 참여하여 산수화‧어부도(漁夫圖)‧사군자도(四君子圖) 등은 완성도가 높고, 막시룡(莫是龍)(1539∼1587)‧초굉(焦竑)(1541∼1620)‧주지번(朱之蕃)(1546~1624)‧동기창(董其昌)(1555∼1636)‧진계유(陳繼儒)(1558∼1639) 등 당시 많은 명사(名士)들이 글씨를 써주었다. 예서(隸書)‧행서(行書)‧초서(草書)‧전서(篆書) 등 다양한 서체가 수록되었고, 기존의 서체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기이한 서체를 선보인 사례도 있다.
회화는 채여좌(蔡汝佐)(1610년 전후 생존)‧당세정(唐世貞)(1610년 전후 생존)‧정운붕(丁雲鵬)(1547∼1628) 등 세 화가가 제작에 참여하였다. 특히 《당시화보》에는 역대 저명한 화가의 화풍을 모방한 작품 총 23점이 수록되어있는데, 당시 복고(復古)의 분위기가 흥행하였기에 고화(古畫)를 모방한 회화는 《당시화보》가 흥행하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당시(唐詩)를 읽으면서 서예와 회화를 동시에 감상할 수 있어 예술적으로나 상업적으로나 성공한 출판물로 평가된다.

5. 가치와 영향

《당시화보》는 (明)나라 당인(唐寅)(1470∼1523)의 회화를 복제한 《당해원방고금화보》, 명화(名畵)를 복제한 《장백운선명공선보》, 사군자화 및 다양한 화조화를 수록한 《매죽난국사보》, 《목본화조보》, 《초본화시보》 등 《집아재화보》와 함께 중국뿐 아니라 조선, 일본 등 해외에까지 널리 전파되었다. 특히 고병(顧炳)(1600년 전후 생존)이 역대 명가(名家)의 그림들을 모아서 판각한 화보 《고씨화보顧氏畵譜》와 함께 조선 시기 회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
문학과 서예‧회화를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화보가 《당시화보》 이전에도 있었지만, 흥행이나 파급 효과는 《당시화보》를 능가하지 못하였다. 《당시화보》는 화보로서 완성도가 높기도 하였지만, 편찬자의 뛰어난 출판전략, 기획력이 흥행 성공 요인이 되었다. 황봉지는 당시(唐詩)를 선별할 때, 학술적 가치보다 대중적인 취향을 먼저 고려하였는데, 이는 문인이 아닌 다양한 독자층의 심미관을 반영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문인 계층의 전유물이었던 당시(唐詩)가 대중적으로 확산되는 과정에서 《당시화보》의 역할이 매우 컸다고 할 수 있다.

6. 참고사항

(1) 명언
• “360일 매일 진흙처럼 취해있으니, 이백의 아내지만 태상(太常)의 처와 다를 것이 무엇이겠는가?[三百六十日 日日醉如泥 雖爲李白婦 何異太常妻]” 《당시화보(唐詩畫譜)》 이백의 5언 절구 〈시가인示家人〉
• “황씨(黃氏) 넷째 딸네 집 좁은 길엔 꽃이 가득한데, 천 송이 만 송이 꽃에 눌려 가지는 휘늘어졌네. 팔랑거리는 나비는 떠나기 아쉬워 때때로 춤추고, 아리따운 꾀꼬리는 한가롭게 꾀꼴꾀꼴 우네.[黃四娘家花滿蹊 千朵萬朵壓枝低 留連戲蝶時時舞 自在嬌鶯恰恰啼]” 《당시화보》 두보의 7언 절구 〈강반독보심화칠절구(江畔獨步尋花七絕句)〉
• “청초호(靑草湖) 가에 푸른색 돋고, 비원령(飛猿嶺) 위에 원숭이 운다. 만 리 상강(湘江)에 손님이 오는데, 비바람 불어도 사람 오간다.[青草池邊草色 飛猿嶺上猿聲 萬里湘江客到 有風有雨人行]” 《당시화보》 왕건(王建)의 6언 절구 〈강남(江南)〉
(2) 색인어:당시화보(唐詩畫譜), 시여화보(詩餘畵譜), 고씨화보(顧氏畵譜), 시의도(詩意圖), 당시(唐詩), 화보(畵報), 육언시(六言詩)
(3) 참고문헌
• 〈唐詩畵譜〉(《中國古畵譜集成》 11, 山東美術出版社)
• 〈詩餘畵譜〉(《中國古畵譜集成》 11, 山東美術出版社)
• 〈顧氏畵譜〉(《中國古畵譜集成》 1, 山東美術出版社)
• 《中國古代木刻畵史略》(鄭振鐸, 上海書店出版社)
• 〈明末唐詩畵譜飜刻之盛及其文學意義〉(韓勝, 《文藝評論》 2012. 2期)

【김지선】



동양고전해제집 책은 2023.10.30에 최종 수정되었습니다.
(우)03150 서울시 종로구 삼봉로81, 1332호(두산위브파빌리온)

TEL: 02-762-8401 / FAX: 02-747-0083

Copyright (c) 2022 전통문화연구회 All rights reserved. 본 사이트는 교육부 고전문헌국역지원사업 지원으로 구축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