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라는 것은 아는 것이다. 저 지혜는 임용되든 임용되지 않든, 도움을 받든 도움을 받지 못하든지 간에 넉넉하여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注+송함宋咸이 말하였다. “용用은 임용하는 것을 이르고, 익益은 〈큰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을 이른다. 지혜로운 자는 알지 못하는 것이 없다. 지혜로운 자를 임용하고 도와주면 변화에 맞추어 기이한 계책을 냄이 무궁하다. 그러므로 강아姜牙는 주周나라를 흥하게 하고는 제齊나라로 물러갔고, 소백少伯은 월越나라를 패자로 만들고는 도陶로 돌아갔다. 이들은 모두 지혜가 넉넉한 자이니, 무엇을 부족하다고 여기겠는가. 지혜로운 자를 임용하지 않고 도와주지 않으면 〈지혜로운 자는〉 자신의 재주를 꽁꽁 감추고 은밀한 데 물러가 숨는다. 그러므로 안자顔子는 가난한 생활을 고수하여 도道가 더욱 빛났고, 맹자孟子는 〈세상에 등용되지 못하고〉 《孟子》 칠편七篇을 지어서 이름이 더욱 드러났다. 이들은 모두 지혜가 넉넉한 자이니 무엇을 부족하다고 여기겠는가. 그러므로 임용하는 것과 임용하지 않는 것, 도와주는 것과 도와주지 않는 것은 그 가운데 하나도 부족하게 해서는 안 되고 넉넉하게 갖춰 주어야 한다.” ○오비吳祕가 말하였다. “지혜로운 자는 임용되든 임용되지 않든, 도움을 받든 도움을 받지 못하든지 간에 지혜에 있어서는 한결같이 넉넉하여 부족함이 없다.” ○사마광司馬光이 말하였다. “‘불췌휴不贅虧’의 ‘불不’은 아마도 연자衍字인듯 하다. 유여有餘한 것을 췌贅라 하고 부족不足한 것을 휴虧라 한다. 천지天地의 이치와 인물人物의 성性은 모두 자연自然에서 생겨나서 억지로 변하게 할 수 없다. 지혜로운 자는 이와 같음을 잘 아니, 이를 따라서 인도할 뿐이다. 만일 자신의 지혜와 기교를 믿고서, 임용해서는 안 될 사람을 임용하고 도와주어서는 안 될 사람을 도와주려고 한다면, 사람의 형체形體에 비유하건대 보태면 군더더기가 되고 덜어내면 부족한 것과 같다. 맹자孟子가 ‘지혜를 미워하는 까닭은 천착穿鑿하기 때문이다.’라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