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자가 물었다. “경차景差, 당륵唐勒, 송옥宋玉, 매승枚乘의 부賦는 유익한 점이 있습니까?”注+오비吳祕가 말하였다. “경차景差, 당륵唐勒, 송옥宋玉은 초楚나라 대부大夫이고, 매승枚乘은 한漢나라 도위都尉인데 부賦를 잘 지은 자들이다.” ○사마광司馬光이 말하였다. “승乘은 승繩과 증證의 반절反切이다. 〈사인辭人의 부賦가〉 또한 일에 유익함이 있느냐는 말이다.”양자揚子가 말하였다. “꼭 대답을 하라고 한다면 〈그들의 부賦는〉 기교가 지나치다.”注+정도正道에 무익함을 말한 것이다. ○오비吳祕가 말하였다. “화려하고 기교가 지나치다.” ○사마광司馬光이 말하였다. “〈경차景差, 당륵唐勒, 송옥宋玉, 매승枚乘의 부賦는〉 모두 과장되고 허탄하여 실제보다 지나친 말이다.”
혹자가 물었다. “기교가 지나치면 어떻습니까?”양자揚子가 말하였다. “시인詩人의 부賦는 화려하면서도 법도에 맞지만注+위의威儀를 갖추고 법칙法則에 맞는 것이다. ○송함宋咸이 말하였다. “시인詩人의 부賦는 이아二雅 같은 작품이다.” ○오비吳祕가 말하였다. “첫 번째는 풍風이고, 두 번째는 부賦인데, 바르고 전칙典則이 있다.”, 사인辭人(사부가辭賦家)의 부賦는 화려하기만 하고 부화浮華하다.注+〈사인辭人의 부賦는〉 사치함으로 서로 겨루고 화려함으로 서로 능가하여 바른 데로 돌아가지 못한다. ○송함宋咸이 말하였다. “사인辭人의 부賦는 경차景差와 당륵唐勒 같은 부류이다.” ○오비吳祕가 말하였다. “보는 자들이 너무 지나치다고 생각한다.” ○사마광司馬光이 말하였다. “〈시인詩人의 부賦와 사인辭人의 부賦는〉 그 문장이 모두 아름답고 화려한 것을 위주로 하나, 시인詩人은 이로써 법칙法則을 세우고 사인辭人은 다만 과장하고 허탄하여 실제보다 지나쳐서 법이 될 수 없다.”
만약 공자孔子의 문하에서 부賦를 가르친다면 가의賈誼는 당堂에 올랐다고 칭할 만하고 사마상여司馬相如는 방 안에 들어갔다고 칭할 만하다. 〈그러나 공자의 문하에서는 부賦를〉 채용採用하여 가르치지 않았으니, 어찌하겠는가.”注+오비吳祕가 말하였다. “승당升堂과 입실入室은 반드시 성인聖人의 도道로써 한다. 《한서漢書》 〈예문지藝文志〉에 ‘가의賈誼의 부賦는 7편이고, 사마상여司馬相如의 부賦는 29편이다.’라고 하였다.” ○사마광司馬光이 말하였다. “그 무익함을 말한 것이다.”
역주3賈誼升堂 相如入室 :
賈誼의 賦는 개인적인 불행과 울분을 토로하는 내용이 많기 때문에 升堂이라고 하였고, 그에 비해 司馬相如의 賦는 國家의 大事에 관계된 것이 많기 때문에 入室이라고 한 것이다. 升堂과 入室은 조예나 도달한 경지를 비유하는 말로, 《論語》 〈先進〉에 공자가 제자 子路의 경지를 두고 “堂에는 올랐고 室에는 아직 들어가지 못했다.[升堂矣 未入於室也]”라고 한 데에서 유래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