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聖人은 귀로는 옳지 않은 소리를 듣지 않고注+오직 바른말만 듣는다., 입으로는 선한 말을 익히기를 기다리지 않는다.注+성인聖人은 성性이 천도天道와 같아서 입만 열면 문장이 이루어지므로 익히기를 기다리지 않는 것이다. ○오비吳祕가 말하였다. “옳지 않은 것을 들음이 없고 선하지 않은 것을 말함이 없는 것이다. 이肄는 익힘이니, 익히기를 기다리지 않음을 말한다.” ○사마광司馬光이 말하였다. “이肄는 양羊과 지至의 반절反切이다.”현자賢者는 귀로는 들을 말을 가리고 입으로는 할 말을 가린다.注+현자賢者는 귀로는 들을 말을 가리고, 입으로는 할 말을 가린다. ○오비吳祕가 말하였다. “들을 만하면 듣고, 말할 만하면 말한다.”중인衆人은 듣고 말함에 가리는 것이 없다.注+중인衆人은 외물이 그 정情을 동요시키면 마음 내키는 대로 한다.
혹자가 중인衆人에 대해서 물으니, 양자揚子가 말하였다. “부귀富貴를 탐하여 〈의롭지 않게〉 산다.”注+구차하게 부귀富貴를 탐하고 의롭지 못하게 사는 것이다. ○오비吳祕가 말하였다. “뜻이 구차하게 부귀를 구하고 삶을 탐하는 데에 있을 뿐이다.”혹자가 현자賢者에 대해서 물으니, 양자揚子가 말하였다. “의로움을 따른다.”注+의義를 행하여 도道를 편다. ○오비吳祕가 말하였다. “오직 의義가 있는 바를 따르니, 의義라는 것은 인仁에 마땅하고 도道에 적합한 것이다.”혹자가 성인聖人에 대해서 물으니, 양자揚子가 말하였다. “신묘하여 알 수 없는 경지이다.”注+덕행德行을 신묘하게 한다. ○송함宋咸이 말하였다. “천신天神은 온갖 변화에 응하는데 성인聖人이 이와 똑같으니, 어찌 단지 덕행德行에 유익할 뿐이겠는가.” ○오비吳祕가 말하였다. “신神은 도道와 같다. 순자荀子가 ‘도道는 일一에서 나왔다. 무엇을 일一이라 하는가? 신神을 잘 지켜 견고한 것이다. 무엇을 신神이라 하는가? 지극히 선하여 다스림이 두루 미치는 것을 신神이라 한다. 〈무엇을 고固라 하는가?〉 어떤 사물도 기울게 하지 못하는 것을 고固라 하니, 신묘하고 견고한 것을 성인聖人이라 한다.’ 하였다.”
현인賢人을 관찰하면 중인衆人과 다른 점을 알 수 있고注+사마광司馬光이 말하였다. “현인賢人은 보통 사람이 할 수 없는 것을 능히 하니, 반드시 중인衆人과 다른 점이 있다.”, 성인聖人을 관찰하면 현인賢人과 다른 점을 알 수 있고注+사마광司馬光이 말하였다. “성인聖人은 우뚝히 서 있어 미칠 수가 없다.”, 천지天地를 관찰하면 성인聖人과 다른 점을 알 수 있다.注+오비吳祕가 말하였다. “천지天地의 도는 성인聖人이 추요樞要(법칙法則)로 삼고, 성인聖人의 도는 현자賢者가 종주로 삼고, 현인賢人의 도는 중인衆人이 날마다 쓴다.” ○사마광司馬光이 말하였다. “천지天地는 성인聖人이 법으로 취하는 것이다.”
천하에는 세 가지 좋아하는 것이 있으니, 중인衆人은 사람들이 자신을 따르는 것을 좋아하고, 현인賢人은 사람들이 자신을 바로잡아주는 것을 좋아하고, 성인聖人은 사람들이 자신을 스승으로 삼는 것을 좋아한다.注+오비吳祕가 말하였다. “그 도를 넓히고자 하는 것이다.” ○사마광司馬光이 말하였다. “기사己師는 자신의 스승으로 삼는 것이다.”
천하에는 세 가지 한도가 있으니注+사마광司馬光이 말하였다. “검檢은 한도限度와 같다.”, 중인衆人은 집안을 한도로 삼고注+집안 사람이 스스로 법으로 삼는다. ○사마광司馬光이 말하였다. “편안하고 이롭게 함이 그 집안을 벗어나지 않는다.”, 현인은 나라를 한도로 삼고, 성인은 천하를 한도로 삼는다.注+사마광司馬光이 말하였다. “편안하고 이롭게 함이 온 천하에 두루 미치는 것이다.”
천하에 세 가지 문門이 있으니, 정욕情欲을 따르는 사람은 금수禽獸의 문으로 들어가고注+이른바 정情을 저촉한다는 것이다. ○오비吳祕가 말하였다. “정情을 요약하여 성性에 맞게 하지 못하는 것이다.” ○사마광司馬光이 말하였다. “금수禽獸와 같다.”, 예의禮義를 따르는 사람은 사람의 문으로 들어가고注+오비吳祕가 말하였다. “예禮는 사람이 실천하는 것이고, 의義는 사람이 마땅하게 여기는 것이다.” ○사마광司馬光이 말하였다. “송함본宋咸本‧오비본吳祕本에는 ‘인人’이 ‘인仁’으로 되어 있으나, 지금 이궤본李軌本을 따랐다.”, 심원한 지혜智慧를 따르는 사람은 성인聖人의 문으로 들어간다.注+오비吳祕가 말하였다. “상지上智이다.” ○사마광司馬光이 말하였다. “태어나면서부터 사람의 도리를 저절로 알아 홀로 명지明智를 운용하여 사물의 심오하고 은미한 곳을 깊이 연구하는 것은 보통 사람이 능히 미칠 수 있는 바가 아니다.”
역주
역주1行義以達其道 :
《論語》 〈季氏〉에 “세상에서 물러나 숨어 살면서 자신의 뜻을 구하고, 세상에 나가 의를 행하여 자신의 도를 편다.[隱居以求其志 行義以達其道]”라고 하였다.
역주5[曷謂固] :
저본에는 ‘曷謂固’가 없으나, 《荀子》 〈儒效〉에 근거하여 보충하였다.
역주6光曰 己師爲己之師也 :
汪榮寶의 《法言義疏》에 “사마광은 ‘己師 爲己之師也’라고 하였으나 살펴보건대 ‘己從’은 ‘從己(자신을 따르다)’를 이르고, ‘己正’은 ‘正己(자신을 바로잡다)’를 이르고, ‘己師’는 ‘師己(자신을 스승으로 삼다)’를 이른다. ‘聖人好己師’는 말을 하면 대대로 천하의 법칙이 되고 행동을 하면 대대로 천하의 법칙이 되는 것이다.”라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