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자가 말하였다. “회남왕淮南王(유안劉安)과 태사공太史公(사마천司馬遷)은 참으로 아는 것이 많습니다. 그런데 〈그들이 지은 책의 내용은〉 어쩌면 그리도 잡다합니까?”注+오비吳祕가 말하였다. “회남왕淮南王유안劉安은 저서著書가 20여만 자이고, 태사공太史公사마담司馬談은 사마천司馬遷의 아버지인데 저서著書가 50여만 자이니, 아는 것이 많다. 그런데 어찌 그리도 순수하지 못하고 잡다한가. 잡다하다는 것은 유안劉安이 〈내서內書〉와 〈외서外書〉를 짓고 또 〈중편中篇〉을 지어 신선술神仙術과 황백술黃白術에 대해서 말한 것과 사마천司馬遷이 구류백가九流百家의 잡다한 학설에 대해 서술한 것을 이른다.
양자揚子가 말하였다. “잡다하디 잡다하다.注+오비吳祕가 말하였다. “순수하지 못하기 때문에 잡다한 것이다. ○사마광司馬光이 말하였다. “유안劉安의 《회남자淮南子》와 사마천司馬遷의 《사기史記》가 참으로 잡다하다는 말이다.” 보통 사람은 아는 것이 많으면 잡다해질까 근심하지만, 오직 성인만은 〈아는 것이 많아도〉 잡다하지 않다.”注+오비吳祕가 말하였다. “성인聖人은 비록 아는 것이 많더라도 모두 바른 데로 귀결된다.”
역주
역주1淮南太史公者……曷其雜也 :
《淮南子》는 前漢 淮南王 劉安이 편찬한 일종의 백과사전이다. 유안이 천하의 文學之士와 方術家를 근 천여 명이나 모아서 편찬한 것으로, 《漢書》 〈淮南王傳〉에는 〈內書〉 21편, 〈外書〉 다수, 〈中篇〉 8권이라고 했는데 현재는 이 중 〈내서〉 21권만이 전하고 있다. 《회남자》는 저술한 의도가 도가의 설을 천명하는 데에 있고, 제자백가의 학설을 집성한 것이기 때문에 《漢書》 〈藝文志〉에 《회남자》는 《여씨춘추》와 함께 雜家의 부문에 들어 있다. 司馬遷의 《史記》는 紀傳體 史書의 원조이다. 儒學을 종주로 삼았지만 法家, 道家, 兵家 등의 先秦諸子의 사상도 겸하였기 때문에 揚雄이 잡다하다고 한 것이다.
역주2太史公 :
《史記》의 저자 司馬遷을 가리킨다. 아버지 司馬談의 뒤를 이어 漢나라의 太史令을 지냈기 때문에 태사공이라고 칭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