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자가 물었다. “도道는 인순因循합니까? 인순因循하지 않습니까?”注+사마광司馬光이 말하였다. “황로黃老의 도道는 인순因循(자연에 순응함)을 귀하게 여긴다.”양자揚子가 말하였다. “행할 수 있는 것은 인순因循하고, 행할 수 없는 것은 개혁한다.”注+개혁하는 것과 인순하는 것은 비록 다르지만 변화에 따라 이치를 실천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선왕先王의 일이 대대로 상반되지만 그 도는 똑같다. ○오비吳祕가 말하였다. “때에 따라 알맞게 대응하는 것이다.” ○사마광司馬光이 말하였다. “옛사람이 행한 것이 옳으면 그대로 인순하고, 옳지 않으면 개혁하여 일정한 도가 없다. 《태현경太玄經》에 ‘도道는 인순함이 있고 따름이 있으며, 개혁함이 있고 변화함이 있으니, 인순하여 따라서 도道와 신명을 통하고, 개혁하여 변화해서 때에 마땅하게 해야 한다. 그러므로 인순하면서도 개혁할 수 있어야 천도天道를 비로소 얻게 되고, 개혁하면서도 인순할 수 있어야 천하가 비로소 순종한다. 물物은 인순하지 않으면 생겨나지 못하고 개혁하지 않으면 이루어지지 못한다. 그러므로 인순할 줄만 알고 개혁할 줄을 알지 못하면 물物이 그 법칙을 잃고, 개혁할 줄만 알고 인순할 줄 알지 못하면 물物이 그 고름을 잃으며, 개혁하기를 천시天時가 있을 때 하지 않으면 물物이 그 터전을 잃고, 인순하기를 지리地理가 있을 때 하지 않으면 물物이 그 기강을 잃는다. 인순할 때에 인순하고 개혁할 때에 개혁하는 것이 국가國家의 구범矩範이니, 구범矩範을 운용하는 것은 성패成敗의 공효가 달려있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역주
역주1太玄曰……成敗之效也 :
《太玄經》 〈太玄瑩〉에 보인다. 《太玄經》은 《周易》을 본떠 만든 것인데 모두 10권이다. 그 篇名을 《주역》과 비교해 보면 卦를 太玄首라 하고, 爻를 太玄贊이라 하고, 象을 太玄測이라 하고, 文言을 太玄文이라 하고, 繫辭傳 上‧下를 각각 太玄攡와 太玄瑩이라 하고, 說卦를 太玄數라 하고, 序卦를 太玄衝이라 하고, 雜卦를 太玄錯이라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