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자가 물었다. “사람이 만약 오래 사는 것을 부러워하여 장차 학문을 하고자 한다면 배우기를 좋아한다고 이를 수 있습니까?”注+사마광司馬光이 말하였다. “호好는 호呼와 보報의 반절反切이다. 아래에 뜻으로 〈음을〉 분간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음을 달지 않았으니, 〈음을 달지 않은 것은〉 이와 같다.”
양자揚子가 말하였다. “배우기를 좋아한다고 할 수 없다. 배우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오래 사는 것을〉 부러워하지 않는다.”注+중니仲尼는 도道에 뜻을 두었기 때문에 ‘아침에 세상에 도道가 있다는 소리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괜찮겠다.’라고 하였고, 양자揚子는 배우기를 좋아하였기 때문에 오래 사는 것을 부러워하지 않는 것이다. ○오비吳祕가 말하였다. “배움은 미치지 못할 듯이 해야 하니, 어찌 오래 사는 것을 부러워한 뒤에야 학문을 하겠는가.” ○사마광司馬光이 말하였다. “사생死生은 〈각각 타고난〉 명命이 있고, 부귀富貴는 하늘에 달려 있다. 배우기를 좋아하는 것은 자기 몸을 닦는 도이니 저것(오래 사는 것)을 부러워할 것이 없다. 오래 사는 것을 부러워하는 마음이 있다면 모두 배우기를 좋아하는 자가 아니다.”
역주
역주1或曰 :
《法言》은 대부분 問答體로 되어 있으나, ‘或曰’은 揚子가 혹자의 물음을 가탁한 것이고, 대답하는 말 역시 揚子의 말이다. 이하의 體例가 모두 이와 같다.
역주2朝聞夕死 :
《論語》 〈里仁〉에 보인다. 공자가 말씀하기를 “아침에 세상에 도가 있다는 소리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괜찮겠다.[朝聞道 夕死可矣]”라고 하였다.
역주3學如不及 :
《論語》 〈泰伯〉에 보인다. 공자가 말씀하기를 “배움은 따라가지 못할 듯이 하고도 오히려 잃을까 두려워해야 한다.[學如不及 猶恐失之]”라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