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揚子가 말하였다. “〈
공자孔子의 도가 분명하면서도 쉽다는 것은〉 간사함으로 간사함을 상대하지 않고 속임수로 속임수를 상대하지 않음을 이른다.
注+간사함으로 간사함을 상대하지 않는다는 것은 겸허하게 남의 말을 받아들이는 것이고, 속임수로 속임수를 상대하지 않는다는 것은 정도正道로써 남을 가르치는 것이다. ○오비吳祕가 말하였다. “공자孔子의 도道는 이미 분명하고 알기가 쉽다. 협곡夾谷에서 제인齊人과 회합할 때 공자孔子께서 바른 말로써 물리친 것 같은 것이 간사함으로 간사함을 상대하지 않는 것이요, 호향互鄕의 동자童子가 뵙기를 청하였을 때 공자孔子께서 그가 자기 몸을 결백히 하고 찾아온 것을 인정해준 것은 속임수로 속임수를 상대하지 않는 것이다.” ○사마광司馬光이 말하였다. “공자孔子의 도道는 정도正道로 간사함을 교화시키고 진실함으로 속임수를 제거하기 때문에 분명하면서도 쉽다. 제유諸儒들은 책장을 뒤적거리는 것을 박학이라 여기고 많이 묻는 것을 달변이라고 여기니, 이는 간사함으로 간사함을 대적하고 속임수로 속임수를 이기는 것이다.” 만약 간사함을 간사함으로 상대하고 속임수를 속임수로 상대한다면 비록 귀가 있어서 듣기를 원하고 눈이 있어서 보기를 원한다 해도 그들이 어찌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겠는가.”
注+간간姦姦은 간사함으로 간사함을 속이는 것이고, 사사詐詐는 속임수로 속임수를 속이는 것이다. ○송함宋咸이 말하였다. “옳지 않다. 성인聖人이 간사함으로 간사함을 속이지 않고 속임수로 속임수를 속이지 않아야 한다는 것은 어린아이들도 다 아는 사실이다. 어찌 양자揚子의 말을 기다린 뒤에야 분별하겠는가. ‘불간간不姦姦’은 간사한 것을 간사하지 않게 함을 이르니 악을 징계하고 악을 폄하하는 의리 같은 것이고, ‘불사사不詐詐’는 속이는 것을 속이지 않게 함을 이르니 의심나는 곳은 빼놓고 기록하는 것 같은 따위이다.” ○오비吳祕가 말하였다. “만약 간사함으로 간사함을 대적하고 속임수로 속임수를 막는다면 배우는 자가 비록 귀와 눈이 있으나 어찌 〈간사함과 속임수를〉 바로잡을 수 있겠는가.” ○사마광司馬光이 말하였다. “자신의 귀와 눈도 오히려 바르게 할 수 없는데, 어찌 남을 바로잡을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