陛下가 天錫勇智에 志期削平하사 忿玆昏迷하사 整旅奮伐하시니
海內震疊하여 莫敢寧居하니 此誠英主撥亂拯物하사 不得已而用之나 然威武四加하니 非謂蓄矣라
所可兢兢保惜하여 愼守而不失者는 唯居重馭輕之權耳어늘
陛下가 又果於成務하시며 急於應機하사 竭國以奉軍하며 傾中以資外하여 倒持之勢가 今又似焉하니
臣이 是以疚心如狂에 不覺妄發하여 輒踰顧問之旨하여 深測憂危之端하나니
古人所謂愚夫言之
하고 而明主擇之
注+① 見晁錯傳.니 惟陛下
는 幸留聽焉
하소서
1-2-3 폐하께서는 하늘이 내린 용맹함과 지혜를 갖추고 계시는데, 번진藩鎭을 평정하는 데 뜻을 두시어 이 혼미한 자들에게 성내시어 군대를 정돈하여 떨쳐 일어나 토벌하셨습니다.
그리하여 해내海內가 두려움에 떨어 감히 느긋하게 거처하는 자가 없으니, 이는 참으로 영명한 군주가 난리를 다스리고 세상을 구제하고자 할 때 어쩔 수 없이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그러나 위엄을 사방에 쓰는 것이니, 쌓는다고 할 수 없습니다.
조심스럽게 보존하고 아껴서 신중하게 지키고 잃지 않아야 하는 것은 오로지 중요한 것을 장악하여 가벼운 것을 통제하는 권세일 뿐입니다.
그런데 폐하께서는 사업을 이루는 것에 과감하시며, 임기응변에 급급해서 국력을 고갈시켜 군대에 제공하며, 중앙의 자원을 기울여 외지를 지원하시니, ‘칼자루(경중)를 거꾸로 쥔 형세’라는 것은 지금 또 그와 유사합니다.
신이 이 때문에 미친 듯이 근심하여 저도 모르게 함부로 말해서 번번이 자문에 응하는 취지를 뛰어넘어 근심스럽고 위태로울 만한 일을 깊이 헤아린 것입니다.
이는 신의 직분상 자신을 헤아리는 일에는 우둔하게 하여 군주를 섬기는 데 충성을 다하는 것입니다.
옛사람이
고 하니
注+① 愚夫言之 而明主擇之:≪漢書≫ 〈晁錯傳〉에 보인다. 폐하께서는 부디 유의하여 들어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