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奉詔問에 尋具上陳하여 請延群臣하여 稍與親接하여 廣咨訪之路하며 開諫諍之門하고 通壅鬱之情하며 弘採拔之道러니
自獻答奏로 迨玆彌旬에 不聞施行하며 不賜酬詰하니 未審宸旨가 以爲何如잇고
昧於忖量하고 但務竭盡이러니 恐由辭理蹇拙하여 不能暢達事情일새
縷縷血誠을 敢願披瀝하노니 頻煩黷冒가 豈不慙惶이리잇고
2-3-2 앞서 자문하시는 조서詔書를 받고서 바로 갖추어 진달하기를, ‘뭇 신하들을 인견하고 한 사람씩 면대하여 자문하는 길을 넓히시고 간쟁하는 문을 열며, 군중의 막혀 있는 마음을 통하게 하고 인재를 선발하는 도를 크게 할 것을 청하였습니다.
자문에 답한 주장奏狀을 올린 이래로 지금까지 열흘이 지났는데, 시행하신다는 말을 들은 일이 없고 질문에 대한 답변을 내려주시지 않으시니, 성상의 뜻은 어떠하신지 알지 못하겠습니다.
자기 재량才量을 헤아리는 일에 어두워 다만 충정을 다하고자 힘쓰지만, 언사의 이치가 군색하고 졸렬한 까닭에 일의 실정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을까 염려됩니다.
이에 누누이 신臣의 심정을 감히 피력披瀝하기를 바랍니다. 자주 성상을 번독하게 하니, 어찌 부끄럽고 두렵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견마犬馬가 주인의 은혜에 감격하여 정성을 바치려는 마음처럼 간절하여 그만두지 못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