烈聖升降之效가 歷歷如彼하고 當今理亂之由가 昭昭如此하니
未有不興於得衆
하며 殆於失人
하고 裕於
하며 蔽於偏信
하니
今陛下가 將欲悔禍徼福하고 去危從安인대 若不循太宗創業之規하며 襲肅宗中興之理하며 鑑天寶致亂之所以하며 懲今者遷幸之所由면
則何以孚聖懷하며 彰令問하여 新遠邇之聽하고 歸反側之心乎아
2-3-15 열성烈聖(태조太祖~대종代宗)의 성쇠의 증험이 저처럼 역력하고 당금의 치란의 연유가 이처럼 분명하였습니다.
그리하여 민심을 얻음에 흥기하고 민심을 잃음에 위태롭게 되며, 신하들에게 의견을 묻는 데서 실정을 잘 알게 되고 한쪽의 견해만을 믿는 데서 실정이 가려지지 않은 적이 없었습니다.
선대의 미덕을 이루는 일은 간언을 수용하는 데서 비롯하며, 성덕을 해치는 일은 스스로 현명하다고 여김에서 말미암습니다.
처음을 잘함은 염려하는 마음에 뿌리를 두고, 온전함을 잃어버리는 일은 평안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싹이 틉니다.
지금 폐하께서 장차 화禍를 뉘우쳐 복福을 불러오시고 위난危難에서 떠나 안태安泰를 따르고자 하시는데, 만약 태종太宗이 창업하실 때의 법도를 따르지 않고 숙종肅宗이 중흥을 이루었던 정치를 답습하지 않으며, 천보天寶 연간에 난리(안녹산安祿山의 난)를 초래한 이유를 돌아보지 않고 지금 천행遷幸한 이유를 징계懲誡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성상의 마음을 미덥게 베풀고 아름다운 명성을 드러내어 원근의 이목을 새롭게 하고 불순한 마음을 되돌릴 수 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