臣聞立國之本은 在乎得衆하고 得衆之要는 在乎見情이라
故仲尼以謂 人情者는 聖王之田이라하시니 言理道所由生也니
是則時之否泰와 事之損益과 萬化所繫가 必因人情이니
情有通塞故로 否泰生하고 情有薄厚故로 損益生하나니
通天下之情者가 莫智於聖人이요 盡聖人之心者가 莫深於易象하니
其別卦也가 乾下坤上則曰泰라하고 坤下乾上則曰否라하며 其取象也가 損上益下則曰益이라하고 損下益上則曰損이라하니
乾爲天爲君하고 坤爲地爲臣이어늘 天在下而地處上하니 於位乖矣로되 而反謂之泰者는 上下交故也요
君在上而臣處下하니 於義順矣어늘 而反謂之否者는 上下不交故也라
天氣下降하고 地氣上騰然後에 歳功成하며 君澤下流하고 臣誠上達然後에 理道立하나니
損益之義도 亦由是焉하여 上約己而裕於人하면 人必悅而奉上矣리니 豈不謂之益乎며
上蔑人而肆諸己하면 人必怨而叛上矣리니 豈不謂之損乎아
然則上下交而泰하고 不交而否하며 自損者는 人益하고 自益者는 人損하나니 情之得失이 豈容易哉아
2-3-3 신이 듣건대, 나라를 세우는 근본은 민중을 얻는 데 달려 있고 민중을 얻는 요체는 인정人情을 아는 데 달려 있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중니仲尼는
라고 하였으니, 정치의 도가 연유하는 바를 말한 것입니다.
이것은 시절의 비否․태泰와 일의 손損․익益과 만화萬化의 연계되는 바가 필시 인정에 인연하는 것입니다.
인정에 통함과 막힘이 있으므로 비否와 태泰가 생겨납니다. 인정에 옅음과 두터움이 있으므로 손損과 익益이 생겨납니다.
천하의 인정에 통달한 자는 성인聖人보다 지혜로운 자가 없고 성인의 마음을 다하는 것은 역상易象보다 더 깊은 것이 없습니다.
그
괘체卦體를 나누어서 ‘
건하곤상乾下坤上’을 ‘
태泰’라 하고
그
괘상卦象의 의미를 취하여 ‘
손상익하損上益下’를 ‘
익益’이라 하고
건乾은 하늘이고 군주이며, 곤坤은 땅이며 신하입니다. 그런데 〈태괘泰卦는〉 하늘이 아래에 있고 땅이 위에 처하니, 지위에 어긋나는데도 그것을 통한다[태泰] 하는 것은 위와 아래가 소통하기 때문입니다.
〈비괘否卦는〉 군주가 위에 있고 신하가 아래에 처하니, 의리에 순한데도 그것을 막혔다[비否]고 하는 것은 위와 아래가 소통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기운이 소통하지 않으면 만물이 육성되지 않고, 인정이 소통하지 않으면 만방이 조화롭지 못합니다.
하늘의 기운은 아래로 내려가고 땅의 기운은 위로 오른 연후에 한 해의 일이 이루어집니다. 군주의 은택이 아래로 흐르고 신하의 정성이 위로 도달한 연후에 정치의 도가 성립합니다.
손損과
익益의 의리도 역시 이것에 연유합니다. 윗사람이 자신에게 검약하고 아랫사람에게 넉넉하면 아랫사람은 반드시 기뻐하여 윗사람을 받들 것이니, 어찌 그것을
익益이라 하지 않겠습니까.
否卦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멸시하고 자기 멋대로 하면 아랫사람은 반드시 원망하여 윗사람을 배반할 것이니, 어찌 이것을 손損이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러하니 위와 아래가 소통하면 통하고 위와 아래가 소통하지 않으면 막힙니다. 스스로 덜어내는 자는 사람들이 보태주고 스스로 이익을 취하는 자는 사람들이 덜어내니, 인정의 득실이 어찌 용이하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