夫課吏之法에 所貴戶口增加者는 豈不以撫字得所하여 人益阜蕃乎아
今或詭情하여 以誘其姦浮하고 苛法하여 以析其親族하여 苟益戶數하여 務登賞條하나
所誘者가 將議薄征하면 已遽驚散하고 所析者가 不勝重稅하여 又漸流亡하니 州縣破傷이 多起於此어늘
長吏가 相效以爲績하여 安忍莫徵하고 齊人이 相扇以成風하여 規避轉甚하니 不究實而務增戶口면 有如是之病焉하며
12-3-4 관리를 고과하는 법에 호구를 증가시키는 것을 높이 평가하는 것은 어찌 백성들을 어루만지고 돌보아서 제자리를 얻게 하여 백성들이 더욱 불어나게 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지금 혹 실정을 속여서 간교하게 떠돌아다니는 사람들을 꾀어서 불러들이고 법을 가혹하게 하여 친족들과 떨어져 살게 하여 구차하게 호구수를 늘려서 논상論賞의 조건에 드는 데 힘씁니다.
하지만 꾀어서 불러들인 자들이 장차 그들에게 징세를 경감하여 부과할 것을 의논하면 대번에 놀라서 흩어지고, 떨어져 살게 한 자들이 무거운 부세를 감당하지 못하여 다시 점차 유망流亡합니다. 주현州縣이 파괴되고 손상되는 것이 대부분 여기에서 일어납니다.
그런데도 장리長吏들이 이를 서로 본받아 공적으로 삼아서 거리낌 없이 하면서 징계함이 없고, 백성들이 서로 선동하여 풍조를 이루어서 핑계를 대어 피하는 것이 더욱 심하게 됩니다. 실정을 구명하지 않고 호구 늘리기를 힘쓴다면 이와 같은 병통이 있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