伏審 抗章得謝하고 釋位言還하시니 天眷雖隆이나 莫奪已行之志하고 士流太息에 共高難繼之風하오니
伏以 懷安은 天下之公患이요 去就는 君子之所難이라
世靡不知요 人更相笑로되 而道不勝欲하야 私於爲身이니이다
君臣之恩이 係縻之於前하고 妻子之計가 推荷之於後하니 至於山林之士하야도 猶有降志於垂老어든 而況廟堂之舊 欲使辭福於當年이릿고
有其言而無其心하고 有其心而無其決하니 愚智共蔽하고 古今一塗라
是以
로 하시고 하니 自非智足以周知
하고 仁足以自愛
하고 道足以忘物之得喪
하고 志足以一氣之盛衰
면 則孰能見幾禍福之先
하야 脫屣塵垢之外
리오
功存社稷이나 而人不知러니 躬履艱難에 而節乃見이니이다
縱使
라도 猶當就見質疑
어늘 而乃力辭於
하시고 退託以不能而止
하시니이다
大勇若怯
이요 大智如愚
하며 至貴
는 無
而榮
하고 至仁
은 不
而壽
하니 較其所得
하면 孰與昔多
리오
雖外爲天下惜老成之去나 而私喜明哲得保身之全이니이다
17. 구양소사歐陽少師가 치사致仕한 것을 하례한 계啓
엎드려 살피건대 글을 올려 사직하고 지위를 내놓고 돌아가신다 하니, 하늘(황제)의 돌아보심이 비록 높으나 이미 행하려는 뜻을 빼앗지 못하고, 선비들은 크게 감탄하면서 잇기 어려운 풍모를 함께 기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구양소사歐陽少師(구양수歐陽脩)의 비호 아래에 있는 자들은 함께 경하하고 위로하는 마음을 더하고 있습니다.
엎드려 생각하건대 편안함을 생각함은 천하가 모두 다 병통으로 여기는 것이고 거취를 결단함은 군자도 어렵게 여기는 바입니다.
제때에 물러나야 함을 세상 사람들이 모르는 이가 없고, 관직을 탐하는 것을 사람들이 서로 비웃고 있으나, 도리道理가 사욕을 이기지 못해서 사사롭게 자기 몸만을 위합니다.
군신君臣간의 은혜가 앞에서 얽매고 처자식의 생계가 뒤에서 떠밀고 있으니, 산림처사에 이르러도 오히려 늘그막에 뜻을 낮추는 자가 있는데 하물며 묘당廟堂(조정)의 옛 신하가 당년當年의 복을 사양하는 일이 있단 말입니까.
물러간다는 말은 하여도 물러가려는 마음이 없고, 물러가려는 마음은 있더라도 그러한 결단이 없으니, 이는 어리석은 사람이나 지혜로운 사람이나 똑같은 병폐이고 고금에 있어 똑같은 것입니다.
이 때문에 쓰여지면 나아가고 버려지면 감추는 것을 중니仲尼께서 오직 안자顔子에게만 인정하셨고, 진퇴존망의 이치를 《주역周易》에서 현인에게는 언급하지 않은 것이니, 만일 지혜가 만사를 두루 알 만하고 어짊이 스스로 자기 몸을 아낄 만하며 도道가 사물의 득실을 잊을 만하고 의지가 기운의 성쇠를 똑같게 할 수 있는 자가 아니라면, 누가 능히 화복禍福의 기미를 먼저 보고 속세 밖에서 헌신짝을 버리듯이 벼슬을 버리겠습니까?
저는 이 세상에서 그런 분을 보지 못할까 항상 염려했었습니다.
엎드려 생각하건대 치사致仕하신 관문전학사 태자소사觀文殿學士 太子少師께서는 온전한 덕을 말로 형용하기 어렵고 큰 재주는 한 그릇에 국한되지 않으셨습니다.
사업은 세 조정朝廷의 명망이었고 문장은 백세百世의 스승이었습니다.
공功이 사직社稷에 남아 있으나 사람들이 알지 못했는데 몸소 어려움을 겪고서야 그 절개가 비로소 나타났습니다.
비록 90세가 되고 1백세가 되어 지극히 노쇠하시더라도 오히려 마땅히 찾아가 뵙고 의심스러운 일을 질정해야 하는데, 아직 치사致仕할 나이가 아닌데도 힘써 사양하시고 스스로 능하지 못하다고 사양하시면서 벼슬을 그만두셨습니다.
크게 용맹한 사람은 겁쟁이인 듯하고 크게 지혜로운 사람은 어리석은 듯하며, 지극히 귀한 사람은 수레와 면류관이 없어도 영화롭고 지극히 어진 사람은 도인導引을 하지 않아도 장수하니, 그 얻은 바를 비교한다면 옛날 사람과 비교하여 누가 더 낫습니까?
저는 소사少師의 지우知遇가 가장 깊었고 소사少師로부터 도道를 얻어 들었습니다.
비록 겉으로는 천하를 위해 노성老成한 분이 조정을 떠나감을 애석히 여기나 속으로는 명철하여 몸을 온전하게 보존하심을 기뻐합니다.
복伏더위가 한창인데 소사少師의 기후氣候가 어떠하십니까?
엎드려 바라건대 세상을 위하여 자중하시어 여러 사람들의 마음을 다소나마 위로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