予飮酒終日호되 不過五合하니 天下之不能飮은 無在予下者라
然
이나 喜人飮酒
하야 見客擧杯徐引
하면 則予胸中
이 爲之
하야 酣適之味
가 乃過於客
이라
閑居에 未嘗一日無客하고 客至에 未嘗不置酒하니 天下之好飮이 亦無在予上者라
嘗以謂 人之至樂은 莫若身無病而心無憂라하니 我則無是二者矣라
然이나 人之有是者 接於予前이면 則予安得全其樂乎아
故로 所至에 當蓄善藥하야 有求者면 則與之하고 而尤喜釀酒以飮客이라
或曰 子無病而多蓄藥하고 不飮而多釀酒하야 勞己以爲人은 何也오
予笑曰 病者得藥이면 吾爲之體輕하고 飮者困於酒면 吾爲之酣適하니 蓋專以自爲也라호라
今
영남嶺南은 法不禁酒
하니 予旣得自釀
하야 月用米一斛
하야 得酒六斗
하고 而
五
태수太守 間復以酒遺予
하니 略計其所獲
하면 殆過於
동고자東皐子矣
라
然
이나 동고자東皐子自謂
하니 則日給三升
은 救口不暇
어니 安能及客乎
아
동고자東皐子與
游
하니 好
하고 預刻死日
하야 自爲墓誌
라
나는 하루 종일 술을 마시지만 다섯 홉에 지나지 않으니, 천하天下에 나만큼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남이 술 마시는 것을 좋아해서 손님이 술잔을 들어 서서히 마시는 것을 보면 내 가슴속이 이 때문에 쾌활해지고 드높아져서, 얼큰하여 기분 좋은 재미가 손님보다도 더하였다.
한가로이 거처할 적에 일찍이 하루도 손님이 없은 적이 없었고, 손님이 왔을 적에 일찍이 술자리를 베풀지 않은 적이 없었으니, 천하에 나보다 술 마시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내 일찍이 말하기를 “사람의 지극한 즐거움은 몸에 질병이 없고 마음에 근심이 없는 것보다 더한 것이 없다.”라고 하였는데, 나는 질병도 근심도 모두 없다.
그러나 질병과 근심이 있는 사람이 내 앞에 오면 내가 어떻게 그 즐거움을 온전히 할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그들이 올 때마다 항상 좋은 약을 비축하여 구하는 자가 있으면 주고, 술을 빚어서 손님에게 마시게 하기를 더욱 좋아하였다.
혹자가 말하기를 “그대가 질병이 없으면서도 약을 많이 비축해두고 술을 마시지 않으면서도 술을 많이 빚어서 자기 몸을 수고롭게 하여 남을 위하는 것은 어째서인가?”라고 하였다.
내가 웃으며 대답하기를 “병든 자가 약을 얻어 고통을 덜면 내가 이 때문에 몸이 가벼워지고, 술 마시는 자가 술을 마셔서 곤드레가 되면 내가 이 때문에 얼큰하여 기분이 좋아지니, 이것은 오로지 나를 위한 것이다.”라고 하였다.
동고자東皐子(왕적王績)가 문하성門下省에서 대조待詔를 하니, 하루에 술 석 되를 내려주었다.
그 아우 정靜이 묻기를 “대조待詔하는 것이 즐겁습니까?”라고 하자, 대답하기를 “대조待詔가 어찌 즐겁겠는가?
다만 아름다운 술 석 되가 매우 사랑할 만하다.”라고 하였다.
지금 영남嶺南 지방은 법에 술 빚는 것을 금하지 않으니, 내가 직접 술을 빚을 수가 있어서 매월 쌀 한 섬으로 술 여섯 말을 얻고, 또 남웅주南雄州․광주廣州․혜주惠州․순주循州․매주梅州의 다섯 태수太守가 간간이 술을 나에게 보내주니, 대략 그 얻은 바를 계산해보면 아마도 동고자東皐子보다 더 많은 듯하다.
그러나 동고자東皐子는 자신을 ‘오두선생五斗先生’이라고 이름하였으니, 그렇다면 하루에 주는 술 석 되로는 자기 입을 구제하기에도 겨를이 없을 터인데, 어떻게 손님에게 미칠 수 있겠는가?
그러나 나로 말하면 날마다 두 되 다섯 홉의 술이 있어서 야인野人과 도사道士의 뱃속에 넣어줄 수 있다.
동고자東皐子는 중장자광仲長子光과 교유하였는데, 양생養生하기 위해 단약丹藥 복용하기를 좋아하며 미리 죽을 날을 예견해서 스스로 묘지명墓誌銘을 지었다.
나는 이 사람과 혹 천 년 후에라도 벗하기를 바라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