世人之所共嗜者는 美飮食, 華衣服, 好聲色而已라
有人焉이 自以爲高而笑之하야 彈琴弈棋하고 蓄古法書圖畫하야 客至에 出而誇觀之하야 自以爲至矣어든
則又有笑之者하야 曰 古之人이 所以自表見於後世者는 以有言語文章也니 是惡足好리오하며
而豪傑之士 又相與笑之하야 以爲士當以功名聞於世니 若乃施之空言하고 而不見於行事면 此는 不得已者之所爲也라하니
而其所謂功名者
는 自知(智)效一官
으로 等而上之
하야 至於
之所營
과 之所爭
하야 極矣
로되
而或者猶未免乎笑하야 曰 是區區者를 曾何足言이리오
而
하고 이라하니 허유由此言之
하면 世之相笑 豈有旣乎
아
士方志於其所欲得하야는 雖小物이라도 有捐軀忘親而馳之者라
故
로 有好書而不得其法
이면 則
하니 是豈有聲色臭味足以移人
이리오마는 方其樂之也
엔 雖其口
라도 不能自言
이어든 而況他人乎
아
비릉毗陵人張君希元은 家世好書하야 所蓄古今人遺跡이 至多러니 盡刻諸石하야 築室而藏之하고 屬予爲記라
世有好功名者 以其未試之學으로 而驟出之於政이면 其費人이 豈特醫者之比乎리오
今장군張君이 以兼人之能으로 而位不稱其才하야 優游終歲하야 無所役其心智하니 則以書自娛라
蓄極而通이면 必將大發之於政하리니 장군君知政之費人也 甚於醫면 則願以予之所言者로 爲鑑하노라
此文은 前後各自爲議論하야 暗相照映이 甚密하니라
세상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좋아하는 것은, 맛있는 음식과 화려한 의복과 아름다운 음악과 여색女色뿐이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스스로 고상한 체하여 이러한 것들을 비웃고는 거문고를 타고 바둑을 두며 옛날 법서法書(법첩法帖)와 도화圖畫를 모아두었다가 손님이 오면 꺼내어 자랑스레 보여주고 스스로 지극하다고 여긴다.
그러면 또 그것을 비웃는 자가 있어서 말하기를 “옛날 사람이 후세에 자신을 표출해서 드러내는 것은 훌륭한 언어와 문장이 있었기 때문이니, 이 거문고나 서화 같은 것을 어찌 좋아할 것이 있겠는가?”라고 하며,
또 호걸스러운 선비는 이것을 비웃으며 말하기를 “선비는 마땅히 공명功名으로 세상에 알려져야 하니, 만약 이것을 빈말인 언어와 문장에 베풀기만 하고 행하는 일에 드러내지 못한다면, 이는 부득이한 자가 하는 일이다.”라고 한다.
그런데 이들이 말하는 공명功名이라는 것은 지혜가 한 관직을 맡아 큰 성과를 올리고 차례로 올라가서 이윤伊尹과 여상呂尙, 후직后稷과 설契이 경영한 바와 유방劉邦과 항우項羽, 탕왕湯王과 무왕武王이 다툰 바에 이르러서 지극해진다.
그런데 혹자는 오히려 이것을 비웃으며 말하기를 “이 구구한 것들을 어찌 말할 필요가 있겠는가?
옛날 허유許由는 이것을 사양하여 곤란하게 여겼고, 공자孔子는 이것을 아는 것을 그저 해박한 것으로 여기셨다.”라고 하니, 이것을 가지고 말한다면 세상 사람들이 서로 비웃는 것이 어찌 끝이 있겠는가?
선비가 한창 얻고자 하는 것에 뜻을 둘 적에는 비록 하찮은 물건이라도 이것을 위해 몸을 버리고 어버이를 잊고서 달려가는 경우가 있다.
그러므로 글씨를 좋아하는데 서법書法을 얻지 못하면 가슴을 치고 피를 토하여 거의 죽었다가 겨우 살아나기도 하며, 심지어 무덤을 파헤치고 관棺을 쪼개어 서법書法을 구하기까지 하니, 이런 것들이 어찌 아름다운 소리와 빛과 냄새와 맛이 있어서 사람들의 마음을 바꿀 수 있겠는가마는, 한창 이것을 좋아할 적에는 비록 자기 입으로도 스스로 설명하지 못하는데 하물며 타인에 있어서이겠는가!
그렇다면 사람들이 단지 자기가 좋아하지 않는다 하여 남이 좋아하는 것을 비웃는 것은 잘못이다.
비릉毗陵 사람 장군 희원張君 希元은 집안이 대대로 글씨를 좋아해서 소장한 고금의 유적遺跡이 지극히 많은데, 이것을 모두 돌에 새겨서 집을 지어 보관하고는 나에게 기문記文을 지어줄 것을 청하였다.
우리 촉蜀 지방 사람들의 속담에 이르기를 “글씨를 배우는 자는 종이만 허비하고, 의술을 배우는 자는 사람만 허비한다.”라고 하니, 이 말이 비록 하찮으나 큰 일을 비유할 수 있다.
세상에 공명을 좋아하는 자들이 아직 시험해보지 않은 학문을 가지고 갑자기 정사政事에 써먹는다면, 그가 백성들의 목숨을 허비하는 것이 어찌 다만 의원이 사람을 잘못 치료하여 폐해를 입히는 것에 견줄 뿐이겠는가?
지금 장군張君이 남보다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지위가 재주에 걸맞지 못하여 한가롭게 놀면서 한 해를 마쳐서 마음과 지혜를 쓸 곳이 없으니, 그렇다면 글씨를 가지고 스스로 즐거워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러나 내 보건대, 장군張君이 어찌 오랫동안 한가하게 지낼 자이겠는가?
쌓인 것이 지극하여 통달하면 반드시 장차 이것을 정사에 크게 펼칠 것이니, 장군張君은 잘못된 정사가 백성들의 목숨을 허비하는 것이 의원보다 심하다는 것을 안다면, 부디 내가 말한 것을 교훈 삼기 바란다.
“이 글은 앞과 뒤의 의논이 각각 따로이면서도 드러나지 않게 서로 조응照應됨이 매우 치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