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령熙寧十年秋
에 팽성彭城大水
하야 之草堂
에 水及其半扉
러니 明年春
에 水落
이어늘 遷於故居之
동산東,
동산東山之麓
할새 升高而望
하야 得異境焉
하고 作亭於其上
하니라
팽성彭城之山이 岡嶺四合하야 隱然如大環이요 獨缺其西十二하니 而山人之亭이 適當其缺이라
春夏之交에 草木際天하고 秋冬雪月이 千里一色하야 風雨晦明之間에 俯仰百變이라
旦則望서산西山之缺而放焉하야 縱其所如하면 或立於陂田하고 或翔於雲表라가 莫(暮)則傃동산東山而歸라
군수郡守소식蘇軾이 時從賓客僚吏하야 往見山人하고 飮酒於斯亭而樂之러니 揖山人而告之曰
蓋其爲物이 淸遠閑放하야 超然於塵垢之外라 故로 주역易, 시경詩人이 以比賢人君子하니 隱德之士 狎而玩之 宜若有益而無損者라
하고 하야 以爲荒惑敗亂
이 無若
주고酒者
로되 而
之徒
는 以此全其眞而名後世
하니라
南面之君은 雖淸遠閑放이 如鶴者라도 猶不得好니 好之則亡其國이요 而山林遁世之士는 雖荒惑敗亂이 如酒者라도 猶不能爲害어든 而況於鶴乎아
활달하고 상쾌하나 다만 침착하고 심오한 생각이 부족하다.
희령熙寧 10년(1077) 가을에 팽성彭城에 큰 홍수가 나서 운룡산인 장군雲龍山人 張君(장사후張師厚)의 초당草堂에 물이 문의 절반까지 차올랐는데, 다음 해 봄에 수위가 떨어지자 옛날 살던 곳의 동쪽인 동산東山의 기슭으로 옮길 적에, 높은 곳에 올라가 바라보아 기이한 경치를 얻고 그 위에 정자를 지었다.
팽성彭城의 산山은 산마루와 고개가 사방에 둘러 있어서 그윽하여 큰 고리와 같고, 유독 그 서쪽 10분의 2쯤 되는 곳이 트여 있는데, 산인山人의 정자가 마침 그 트인 곳을 마주하고 있다.
봄과 여름이 교차할 적에는 풀과 나무가 하늘 끝까지 닿고 가을과 겨울에 밝은 달이 천 리를 한결같이 비추어서, 바람이 불고 비가 오고 날씨가 흐리고 맑은 사이에 고개를 한 번 들어 바라보고 고개를 한 번 숙여 굽어보는 동안에도 변화가 무상하였다.
산인山人에게는 두 마리의 학鶴이 있었는데, 잘 길들여지고 날기를 잘하였다.
아침에 서산西山의 트인 곳을 바라보면서 학을 놓아주고 가는 대로 내버려두면, 혹은 논두렁에 서 있고 혹은 하늘 높이 구름 위로 날아올랐다가 저녁이면 동산東山을 향하여 돌아오곤 하였다.
그러므로 정자의 이름을 ‘방학정放鶴亭’이라고 하였다.
군수郡守인 내(소식蘇軾)가 때로 빈객賓客과 관리들을 대동하고 가서 산인山人을 만나 이 정자에서 술을 마시며 즐기곤 하였는데, 산인山人에게 읍하며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비록 남면南面한 군주라도 이 즐거움과 바꿀 수는 없을 것입니다.
《주역周易》에 이르기를 ‘우는 학鶴이 음지에 있는데 그 새끼가 화답한다.’라고 하였고, 《시경詩經》에 이르기를 ‘학鶴이 깊은 웅덩이에서 울자 그 소리가 하늘에까지 들린다.’라고 하였습니다.
학鶴이라는 동물은 깨끗하고 고원高遠하고 한가롭고 방일放逸해서 속세의 밖에 초연하므로 《주역周易》과 《시경詩經》의 시인詩人이 학鶴으로써 현인賢人과 군자君子에 비유하였으니, 덕德을 지닌 선비가 학鶴과 친하여 노는 것이 마땅히 유익하고 손해되는 것이 없을 듯합니다.
그러나 위 의공衛 懿公은 학鶴을 좋아하여 나라를 망쳤습니다.
주공周公은 《서경書經》의 〈주고酒誥〉를 짓고 위 무공衛 武公은 〈억계抑戒〉를 지어 ‘사람을 황혹荒惑하게 하고 패란敗亂하게 하는 것은 술보다 더한 것이 없다.’라고 훈계하였으나, 유령劉伶과 완적阮籍의 무리는 이 술로써 자신의 진솔함을 온전히 하고 후세에 이름이 알려지기도 하였습니다.
남면南面한 군주는 비록 학鶴처럼 깨끗하고 고원高遠하고 한가롭고 방일放逸한 것이라도 좋아해서는 안 되니 좋아하면 그 나라를 망치고, 세속을 떠나 산림에 은둔한 선비는 비록 술과 같이 사람을 황혹荒惑하고 패란敗亂하게 하는 것이라도 해로움이 되지 않는데 하물며 학鶴에 있어서이겠습니까?
이것을 가지고 살펴보면 그 즐거움을 동일하게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에 산인山人이 흔쾌히 웃으며 말하기를 “이러한 면이 있군요.”라고 하였다.
학鶴이 날아가니 서산西山의 트인 곳으로 향하도다.
높이 날다가 내려다보고 갈 곳을 선택하는구나.
번연飜然히 나래를 접고 곱게 내려앉으려 하더니
갑자기 무엇을 보았는지 높이 나래를 치고 다시 올라간다.
홀로 산 개울 사이에서 종일토록 노닐며 푸른 이끼를 쪼아 먹고 흰 돌을 밟는구나.
그 아래 은사가 있으니 황관黃冠에 짚신을 신고 갈옷에 거문고를 타도다.
몸소 농사지어 먹고 나머지 곡식으로 너를 먹이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