正統之論
은 起於
하고 而霸統之說
은 起於
하니 二子之論
에 吾與歐陽子
라
故로 不得不與章子辨하야 以全歐陽子之說이로니 歐陽子之說이 全이면 而吾之說이 又因以明이리라
故로 天下雖不合於一이나 而未至乎兩立者면 則君子不忍絶之於無君이라
且夫德同而力均이면 不臣焉이 可也어니와 今以天下不幸而不合於一하야 德旣無以相過하고 而弱者又不肯臣乎彊하니 於是焉而不與之統이면 亦見其重天下之不幸하야 而助夫不臣者也니라
是鄕人이 與是爲盜者로 民則皆民也요 士則皆士也요 大夫則皆大夫也면 則亦與之皆坐乎아
聖人得天下하고 簒君亦得天下인댄 顧其勢不得不與之同名이니 聖人何恥耶아
吾將以聖人恥夫簒君이언정 而簒君이 又焉能恥聖人哉리오
一身之正은 是天下之私正也요 天下有君은 是天下之公正也니 吾無取乎私正也라
天下無君하야 簒君出而制天下하니 湯武旣沒하시니 吾安所取正哉리오
漢與晉은 雖得天下나 而魏不能一하니 則魏不得爲有統이라하니 吾將曰
其兄四十而死면 則其弟五十이 爲壽니 弟爲壽乎其兄이요 魏爲有統乎當時而已라
以妾爲妻者는 舅之過也니 婦謂之姑는 蓋非婦罪也라하노라
擧天下而授之魏晉은 是亦漢魏之過而已矣니 與之統者를 獨何罪乎아
歐陽子之所與者는 吾之所與也나 歐陽子之所以與之者는 非吾所以與之也니 歐陽子는 重與之하고 而吾는 輕與之로라
幸而得之者少라 故로 有以尊重其名인댄 不幸而皆得이면 歐陽子其敢有所不與耶아
夫以文王而終身不得이어시늘 以魏晉梁而得之하니 果其爲重也면 則文王將有愧於魏晉梁焉이리라
必也使夫正統者로 不得爲聖人之盛節이면 則得之爲無益이니 得之爲無益이라 故로 雖擧而加之簒君이라도 而不爲過니라
使夫文王之所不得이어늘 而魏晉梁之所得者는 皆吾之所輕者也니
然後에 魏晉梁이 無以愧文王이요 而文王亦無所愧於魏晉梁焉이니라
정통正統의 논論은 구양자歐陽子에게서 시작되었고 패통霸統의 설은 장자章子에게서 시작되었는데, 두 사람의 논論 가운데 나는 구양자歐陽子의 논論을 옳다고 여긴다.
그러므로 장자章子를 논변하여 구양자歐陽子의 설說을 완전하게 밝히지 않을 수 없으니, 구양자歐陽子의 설說이 완전히 밝혀지면 나의 설說이 또한 따라서 밝아질 것이다.
장자章子의 설에 이르기를 “〈구양수歐陽脩의 〈정통론正統論〉에〉 진秦과 후량後梁을 정통正統으로 올려준 것은 괜찮지만 정말로 잘하지는 못한 것이요, 위魏를 정통正統으로 올려준 것은 잘못이다.”라고 하였으니, 이는 장자章子가 명名과 실實의 소재를 알지 못한 것이다.
이른바 정통正統이란 것은 천하를 소유했다고 말하는 것과 같으니, 이는 명名이다.
정통正統이 과연 명名이라면 또 어찌 실實을 따질 것이 있겠는가?
천하 사람들이 똑같이 군주라고 여기는 것을 보고서 정통正統이란 명名을 가하는 것이니, 또 어찌 딴 것을 따질 것이 있겠는가?
장자章子는 생각하기를 ‘위魏나라는 천하를 통일하지 못했으니, 위魏나라에게 정통正統을 주어서는 안 된다.’라고 여긴 것이니, 위魏나라가 비록 천하를 통일하지는 못했으나 당시에 위魏나라처럼 강한 나라는 있지 않았다.
비록 오吳나라가 그때 있었으나 양립하는 형세가 아니니, 어떻게 위魏나라에게 정통正統을 주지 않을 수 있겠는가?
장자章子가 오대五代를 끊지 않은 것도 다만 천하에 그들과 대적할 자가 없기 때문이라고 여긴 것일 뿐이니, 지금 위魏나라를 끊는다면 위魏나라가 어찌 할 말이 없겠는가?
정통正統이라는 것은 천하에 군주가 없음을 싫어하여 만든 것이다.
그러므로 천하가 비록 하나로 통일되지 못했더라도 두 나라가 양립하는 경우에 이르지 않았다면 군자가 차마 군주가 없다고 끊어버리지 못하였다.
또 덕德이 같고 세력이 비등하다면 신하 노릇하지 않는 것도 괜찮지만, 지금 천하가 불행하게도 하나로 통일되지 못하여 덕德이 서로 뛰어나지 못하면서 약자가 또 강자에게 신하 노릇하려 하지 않으니, 이러한 때에 강자에게 정통正統을 주지 않는다면 천하의 불행을 가중시켜서 저 신하 노릇하지 않는 자들을 도와주는 결과를 보게 될 뿐이다.
장자章子가 말하기를 “시골 사람도 도둑과 짝지우는 것을 부끄러워하는데, 요堯․순舜과 같은 성인聖人을 어찌 찬탈한 군주와 똑같이 칭하여 정통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라고 하였는데, 나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자 한다.
“시골 사람이 도둑과 함께 그 신분이 똑같이 백성이거나 똑같이 사士이거나 똑같이 대부大夫라면, 또한 도둑과 함께 한 자리에 같이 앉지 않을 수 있겠는가?
만일 형편상 도둑과 함께 같이 앉을 수밖에 없다면 시골 사람이 부끄러워할 것이 무엇이겠는가?
성인聖人이 천하를 얻었고 찬탈한 군주 또한 천하를 얻었다면, 돌아보건대 그 형편이 찬탈한 군주와 똑같이 칭할 수밖에 없으니, 성인聖人이 무엇을 부끄러워하시겠는가?
우리가 성인聖人 때문에 찬탈한 군주를 부끄럽게 만들 수는 있을지언정 찬탈한 군주가 또 어찌 성인聖人을 부끄럽게 만들 수 있겠는가?”
장자章子가 말하기를 “군자는 정正에 머무는 것을 훌륭하게 여기는데, 부정한 사람을 이 자리에 머물게 하면, 이는 정正과 부정不正의 거리가 서로 멀지 못한 것이다.”라고 하였는데, 그렇다면 장자章子가 말하는 정正은 무엇인가?
자기 한 몸의 정正을 정正이라고 하는 것인가?
아니면 천하에 군주가 있는 것을 정正이라고 하는 것인가?
자기 한 몸의 정正은 바로 천하의 사적私的인 정正이고, 천하에 군주가 있는 것은 천하의 공적公的인 정正이니, 나는 사적私的인 정正을 취하지 않는다.
천하에 훌륭한 군주가 없어서 찬탈한 군주가 세상에 나와 천하를 통치하였는데, 탕왕湯王과 무왕武王이 이미 별세하셨으니, 내가 어느 곳에서 정正을 취하겠는가?
그러므로 찬탈한 군주 또한 당시의 정正(정통正統)일 뿐인 것이다.
장자章子가 말하기를 “할아버지와 손자가 비록 1백세를 살았더라도, 자식이 50세를 살았으면 자식은 장수長壽하였다고 할 수 없는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한漢나라와 진晉나라는 비록 천하를 얻었더라도, 그 중간에 위魏나라가 천하를 통일하지 못했으니, 그렇다면 위魏나라는 정통正統을 소유했다고 할 수 없는 것이다.”라고 하였는데, 나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자 한다.
“형이 40세에 죽었다면 아우가 50세에 죽은 것이 장수長壽가 되니, 아우는 그 형보다 장수長壽한 것이 되고, 위魏나라는 당시當時에 정통正統을 소유한 것이 될 뿐이다.”
장자章子는 이것을 며느리가 시아버지의 총애하는 첩을 시어머니라고 부르는 것에 비유하였는데, 나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자 한다.
“시아버지가 처妻라고 하는데 며느리가 어찌 홀로 시어머니라고 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첩을 아내로 삼은 것은 시아버지의 잘못이니, 며느리가 시어머니라고 부르는 것은 며느리의 잘못이 아니다.
온 천하를 들어서 위魏나라와 진晉나라에 준 것은 또한 한漢나라와 위魏나라의 잘못일 뿐이니, 그에게 정통正統을 주는 자들을 어찌 죄 준단 말인가?”
그러나 구양자歐陽子의 논論도 나의 설說과는 다른 점이 있다.
구양자歐陽子가 정통正統을 허여한 것은 내가 허여하는 바이나, 구양자歐陽子가 정통正統을 허여하는 근거는 내가 허여하는 근거가 아니니, 구양자歐陽子는 정통正統을 신중하게 허여했는데 나는 가볍게 허여하는 것이다.
또 구양자歐陽子의 말에 이르기를 “진秦․한漢 이래로 정통正統이 여러 번 끊겨서 정통正統을 얻은 자가 적으니, 정통正統을 얻은 자가 적기 때문에 정통正統이란 이름이 매우 존귀하고 소중하다.”라고 하였다.
나는 정통正統이 적은 것을 좋게 여기지 않는다.
다행히 정통正統을 얻은 자가 적기 때문에 그 이름이 존귀하고 소중하다고 한다면, 불행히도 모두 정통正統을 얻는 경우에 있어서는 구양자歐陽子는 감히 정통正統을 허여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또 정통正統을 소중히 여긴다면 찬탈한 군주에게 정통正統을 가하는 것은 진실로 지나친 듯하다.
그러므로 장자章子가 자신의 설說(패통霸統의 설說)을 열어나갈 수 있었던 것이다.
문왕文王처럼 훌륭한 군주도 종신토록 정통正統을 얻지 못했는데, 위魏나라와 진晉나라와 후량後梁이 정통正統을 얻었으니, 과연 정통正統이 이렇게 소중하다면 문왕文王은 장차 위魏나라, 진晉나라와 후량後梁에게 부끄러움이 있을 것이다.
반드시 정통正統을 성인聖人의 훌륭한 일로 삼지 않는다면 정통正統을 얻어도 이익이 되지 않을 것이니, 정통正統을 얻는 것이 이익이 되지 않기 때문에 비록 정통正統이란 이름을 들어 찬탈한 군주에게 가하더라도 지나침이 되지 않는 것이다.
문왕文王은 정통正統을 얻지 못하였는데 이것을 위魏나라와 진晉나라와 후량後梁이 얻은 것은, 모두 내가 가볍게 여기는 것이다.
이렇게 한 뒤에야 위魏나라와 진晉나라와 후량後梁이 문왕文王을 부끄럽게 만들 수 없고, 문왕文王 또한 위魏나라와 진晉나라와 후량後梁에게 부끄러운 바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