用兵은 有可以逆爲數十年之計者하고 有朝不可以謀夕者하니이다
攻守之方과 戰鬪之術은 一日百變이라도 猶以爲拙하니 若此者는 朝不可以謀夕者也니이다
古之欲謀人之國者는 必有一定之計하니 句踐之取吳와 秦之取諸侯와 高祖之取項籍은 皆得其至計而固執之라
是故로 有利, 有不利하고 有進, 有退하야 百變而不同이로되 而其一定之計는 未始易也니이다
此其至計라 不可易者니 雖百年이라도 可知也니이다
今天下晏然하야 未有用兵之形이로되 而臣以爲必至於戰이라호니 則其攻守之方과 戰鬪之術을 固未可以豫論而臆斷也라
然이나 至於用兵之大計로 所以固執而不變者하야는 臣請得以豫言之호리이다
夫西戎, 北胡는 皆爲中國之患이로되 而西戎之患은 小하고 北胡之患은 大하니 此는 天下之所明知也니이다
故로 二者皆所以爲憂로되 而臣以爲兵之所加는 宜先於西라
今
이면 則天下莫不以爲魯勝
은 大小之勢異也
일새니이다
然而勢有所激이면 則大者失其所以爲大하고 而小者忘其所以爲小라
夫大有所短하고 小有所長하니 地廣而備多하고 備多而力分하나니
大國之人은 譬如千金之子하야 自重而多疑하고 小國之人은 計窮而無所恃하면 則致死而不顧라
是以로 小國常勇하고 而大國常怯하며 恃大而不戒하면 則輕戰而屢敗하고 知小而自畏하면 則深謀而必克하니 此又其理然也니이다
夫民之所以守戰하야 至死而不去者는 以其君臣上下 歡欣相得之際也일새니이다
國大면 則君尊而上下不交하고 將軍貴而吏士不親하고 法令繁而民無所措其手足이니이다
若夫小國之民은 截然其若一家也하야 有憂則相恤하고 有急則相赴하니 凡此數者는 是小國之所長이요 而大國之所短也니이다
大國而不用其所長하고 使小國常出於其所短이면 雖百戰而百屈이라도 豈足怪哉릿가
且夫大國은 則固有所長矣니 長於戰이요 而不長於守니이다
夫守者는 出於不足而已니 譬之於物에 大而不用이면 則易以腐敗라
自敵以上而不戰이면 則是는 以有餘而用不足之計니 固已失其所長矣니이다
凡大國之所恃는 吾能分兵이로되 而彼不能分이요 吾能數出이로되 而彼不能應이니
譬如千金之家 日出其財하야 以罔(網)市利로되 而販夫小民이 終莫能與之競者는 非智不若이요 其財少也라
是故로 販夫小民은 雖有桀黠之才와 過人之智라도 而其勢不得不折而入於千金之家하나니 何則고
今欲用吾之所長인댄 則莫若數出이요 數出은 莫若分兵이니이다
臣之所謂分兵者는 非分屯之謂也요 分其居者與行者而已니이다
使其十一而行이면 則一歲可以十出이요 十二而行이면 則一歲可以五出이니 十一而十出하고 十二而五出이면 則是一人而歲一出也라
吾一歲而一出하고 彼一歲而十被兵焉이면 則衆寡之不侔와 勞逸之不敵이 亦已明矣니이다
夫御戎之術은 不可以逆知其詳이나 而其大略은 臣未見有過此者也니이다
이 글은 크고 작은 사정을 논한 것이 골수에 사무친다.
용병用兵(전쟁)은 수십 년 뒤의 계책을 미리 세울 수 있는 것이 있고, 아침에 저녁 일을 도모할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공격하고 수비하는 방법과 전투하는 방식은 하루에 백 번 변하더라도 오히려 졸렬하다고 하니, 이와 같은 것은 아침에 저녁 일을 도모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옛날에 남의 나라를 도모하고자 하는 자들은 반드시 일정한 계책이 있었으니, 월왕 구천越王 句踐이 오吳나라를 점령한 것과 진秦나라가 여러 제후諸侯들을 제압한 것과 한 고조漢 高祖가 항적項籍에게 승리한 것은 모두 지극히 좋은 계책을 얻고서 굳게 지킨 결과입니다.
이 때문에 전쟁에는 이로울 때가 있고 불리할 때가 있고 진격할 때가 있고 후퇴할 때가 있어서 상황이 백 번 변화하여 똑같지 않았으나, 한 번 정해진 계책은 일찍이 바뀌지 않았습니다.
월왕 구천越王 句踐이 오吳나라를 점령한 것은 오吳나라를 교만하게 했을 뿐이고, 진秦나라가 여러 제후諸侯들을 제압한 것은 합종合從을 해산시켰을 뿐이고, 한 고조漢 高祖가 항적項籍에게 승리한 것은 군주와 신하를 이간질하고 소원하게 했을 뿐입니다.
이것은 지극한 계책으로 바꿀 수 없는 것이니, 비록 백 년이 지나도 알 수 있습니다.
지금 천하天下가 편안하여 용병用兵할 형세가 있지 않으나, 신臣은 생각하건대 ‘반드시 전쟁에 이를 것이다.’라고 여기니, 그렇다면 공격하고 수비하는 방법과 전투하는 방식을 진실로 미리 논하여 억측으로 결단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용병하는 큰 계책으로서 굳게 지켜 바꿀 수 없는 것에 이르러서는 신臣이 청컨대 미리 말씀드리겠습니다.
저 서융西戎(서하西夏)과 북호北胡(요遼)가 모두 중국의 우환이 되고 있으나 서융西戎의 환란은 작고 북호北胡의 환란은 크니, 이는 천하天下 사람들이 분명히 아는 것입니다.
관중管仲이 말하기를 “적의 견고한 곳을 공격하면 적의 약한 곳이 견고해지고, 적의 약한 곳을 공격하면 적의 견고한 곳이 약해진다.”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서융西戎과 북호北胡가 모두 중국의 우환이 되지만 신臣은 생각하건대 ‘군대를 동원하여 공격하는 것은 마땅히 서융西戎을 먼저 해야 한다.’고 여깁니다.
그러므로 먼저 서융西戎을 제어하는 대략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지금 작은 추鄒나라가 큰 노魯나라와 싸우면 천하天下 사람들이 모두 노魯나라가 이길 것이라고 생각하니, 이는 나라의 크고 작은 형세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형세에 격발될 경우에는 큰 나라가 큰 나라가 된 이유를 잃고, 작은 나라가 작은 나라가 된 이유를 잊습니다.
그러므로 추鄒나라가 노魯나라를 이기는 경우가 있는 것입니다.
큰 나라에도 단점이 있고 작은 나라에도 장점이 있으니, 땅이 넓으면 수비하는 곳이 많고 수비하는 곳이 많으면 힘이 분산됩니다.
그리하여 작은 나라가 힘이 한 곳으로 모이고 큰 나라가 힘이 분산되면, 강하고 약한 형세가 장차 뒤집히게 되는 것입니다.
큰 나라의 사람들은 비유하면 천금千金을 가진 부잣집 자식과 같아서 스스로 몸을 소중히 여겨 의심이 많고, 작은 나라의 사람들은 계책이 곤궁하여 믿을 곳이 없으면 목숨을 바치고 돌아보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작은 나라의 병사들은 항상 용감하고 큰 나라의 병사들은 항상 겁이 많으며, 큰 나라가 자기 나라가 큰 것을 믿고 경계하지 않으면 가볍게 싸워서 자주 패하고, 작은 나라가 자기 나라가 적은 것을 알고 스스로 조심하면 깊이 계책하여 반드시 승리하니, 이는 또 그 이치가 그러한 것입니다.
백성들이 수비하고 전투하여 죽음에 이르더라도 떠나지 않는 까닭은 인군과 신하, 윗사람과 아랫사람이 서로 좋아하여 마음이 맞는 교분 때문입니다.
그런데 나라가 크면, 군주의 지위가 너무 높아져서 상하간上下間에 교제를 하지 못하고, 장군의 신분이 몹시 귀하여 관리와 군사들과의 관계가 친밀하지 못하고, 법령이 너무 번잡해서 백성들이 손과 발을 둘 곳이 없습니다.
그러나 작은 나라의 백성으로 말하면 한 집안과 같이 똘똘 뭉쳐서 우환이 있으면 서로 구휼하고 위급함이 있으면 서로 달려가니, 무릇 이 몇 가지는 작은 나라의 장점이고 큰 나라의 단점입니다.
큰 나라가 자신의 장점을 쓰지 못하고 작은 나라로 하여금 항상 자기(큰 나라)의 단점으로 나오게 하면 비록 백 번 싸워 백 번 굴복하더라도 어찌 이상할 것이 있겠습니까?
또 큰 나라는 진실로 장점이 있으니, 싸우는 데 장점이 있고 수비에는 능하지 못합니다.
수비라는 것은 부족함에서 나올 뿐이니, 물건에 비유할 경우, 큰 물건을 쓰지 않으면 부패하기 쉬운 것과 같습니다.
그러므로 무릇 공격하고 진취함은 큰 나라에서 사용하는 것입니다.
손무孫武의 병법에 “병력이 적보다 열 배가 되면 포위하고 다섯 배가 되면 적을 공격하고 두 배가 되면 병력을 분산시키고 대등하면 적과 싸우고 병력이 적으면 도망가고 그만 못하면 피하라.”고 하였습니다.
그리하여 대등한 병력 이상은 일찍이 싸우지 않은 적이 없습니다.
대등한 병력 이상인데도 싸우지 않으면 이는 유여有餘함을 부족하게 쓰는 계책이니, 진실로 그 장점을 잃게 됩니다.
무릇 큰 나라가 믿는 것은 자기들은 병력을 분산할 수 있으나 적敵(작은 나라)은 분산하지 못하고, 자기들은 자주 출동할 수 있으나 적은 이에 대응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는 비유하면 천금을 소유한 집안은 날마다 재물을 내어 시장의 이익을 망라할 수 있으나 하찮은 물건을 파는 지아비와 가난한 상인들은 끝내 부잣집과 다툴 수 없는 것과 같으니, 이것은 지혜가 그만 못해서가 아니요 재물(밑천)이 적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하찮은 물건을 파는 지아비와 가난한 상인들은 비록 매우 뛰어나고 약삭빠른 재주와 남다른 지혜가 있더라도, 그 형세가 꺾여서 천금의 부잣집에 들어가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니, 어째서이겠습니까?
서융西戎은 중국에 비하면 약소국이라고 할 만합니다.
그런데 종전에 중국에서는 장점을 활용하지 못하였습니다.
이 때문에 병력을 모아 몇 년을 전쟁하였으나 끝내 서융西戎을 굴복시키지 못하였던 것입니다.
지금 우리의 장점을 활용하고자 한다면 자주 출병하는 것보다 좋은 것이 없고, 자주 출병한다면 병력을 분산시키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이 없습니다.
신臣이 말하는 ‘병력을 분산시킨다.’는 것은 나누어 주둔하는 것이 아니고, 머무는 자와 전쟁하러 가는 자를 나누는 것일 뿐입니다.
지금 하서河西의 수자리하는 병졸들은 너무 많은데도 적당히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 병통입니다.
그러므로 병력을 분산하는 방법처럼 편리한 것이 없습니다.
만일 그 10분의 1을 출동시킨다면 1년에 열 번 출전시킬 수 있고, 10분의 2를 출동시킨다면 1년에 다섯 번 출전시킬 수 있으니, 10분의 1을 동원하여 열 번 출전시키고 10분의 2를 동원하여 다섯 번 출전시킨다면, 이는 한 사람이 1년에 한 번 출전하는 것일 뿐입니다.
우리는 1년에 한 번 출전하고 적은 우리로부터 1년에 열 번 공격을 받게 된다면, 병력의 많고 적음이 대등하지 않은 것과 수고롭고 편안함이 똑같지 않은 것이 또한 너무 분명합니다.
용병할 적에는 반드시 적들이 능하지 못한 곳으로 나와야 하니, 우리는 나라가 크고 적들은 나라가 작습니다.
이 때문에 우리는 병력을 분산시킬 수 있으나 적은 분산시키지 못하니, 이는 옛날 오吳나라가 초楚나라를 수고롭게 하였고, 수隋나라가 진陳나라를 자주 넘보았던 방법입니다.
서융西戎을 제어하는 방법은 자세한 내용을 미리 알 수 없으나, 그 대략으로 말하면 이것보다 더 좋은 것이 있음을 신臣은 아직 발견하지 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