伏覩今月初五日에 南郊禮畢하고 大赦天下者로소이다
精明條達에 神睠顧而依懷하고 膏澤川流에 人歡呼而蹈厲로소이다
奔走籩豆에 有董正之治官하고 潔豐粢盛에 有底愼之財賦로소이다
雖
之休明
이나 尙難譬稱
이요 豈
之淺訥
이 能盡揄揚
이리잇가
08. 남교南郊에서 제례를 올린 후 죄수를 풀어준 것을 축하하는 표表
삼가 금월今月 초初5日에 남쪽 교외郊外에서 천제天帝께 제祭를 올리는 의식을 마치고, 천하의 죄수를 크게 사면하심을 보게 되었습니다.
성실하고 밝음에 통달하시므로 신神이 돌보아 주어 귀의歸依하게 하고, 은택恩澤이 끝없이 흘러 사람들이 환호하며 분발합니다.
(中賀) 신이 들으니, “효성의 지극함은 천제天帝에 배향配享하는 것보다 더 큰 것은 없다.”고 하고, “예禮를 따지면서 소홀하게 행하면 선제先帝를 흠향하게 하기에 부족하다.”고 하였습니다.
천지天地의 신神에게 제사를 잘 행할 수 있는 것은 실로 성명聖明한 천자天子가 다스리는 시대에나 가능한 일입니다.
삼가 생각하옵건대 황제폐하의 성대盛大한 교화敎化가 이미 밝게 드러났고, 태평한 시대임이 여러 차례 징험徵驗되었습니다.
예법에 맞게 부지런히 제사를 올리니 감독하고 바로잡아 잘 다스리는 관원이 있게 되었고, 깨끗하고 풍성하게 제물을 가득 담아 올리니 재정財政을 신중히 관리함이 있었습니다.
좋은 날 아침에 예를 올리니 은택이 광범한 지역에 오래도록 널리 미쳤습니다.
비록 낙송洛誦처럼 아름답고 밝은 지혜를 가졌다 해도 오히려 비교 설명하기가 어려울 것인데, 어찌 아관兒寬처럼 천박淺薄하고 눌변訥辯인 신臣이 찬양하기를 극진히 할 수 있겠습니까.
신은 일찍이 자애로운 보살핌을 받다가 이제 쇠질衰疾에 걸렸습니다.
구빈九賓의 신홀紳笏을 홀로 멀리서 바라보며 이 표表를 올리고, 산림山林에서 온갖 짐승들을 길들여 순종하게 하면서 이들을 이끌고 춤추는 태평성세太平盛世가 되었음을 알게 되었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