軺傳俯臨하고 璽書狎至하니 仰荷眷存之厚에 第懷感悸之深이로소이다
任有不勝하니 勉非所及이요 輒輸危懇하니 再冒天威로소이다
伏念臣久誤至恩에 難圖報稱하고 過尸榮祿에 易取災危니이다
窮閻掃軌하야 斯爲待盡之時요 幕府建旄가 豈曰養痾之地리잇가
26. 궁관사宮觀使로 나가게 해줄 것을 청하는 표表3
초거軺車를 탄 사자使者가 왕림하고 조서詔書가 연이어 이르렀으며, 우러러 돌보아 주시는 후한 뜻을 받게 되어 또한 감격하고 황공스러운 마음을 깊이 느끼게 됩니다.
임무는 감내하지 못함이 있는데 이는 노력을 해도 미칠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즉시 두렵고 간절한 뜻을 올려서 거듭 황상의 위엄을 범하였습니다.
엎드려 생각하옵건대 신은 그릇되게 오랫동안 지극한 은혜를 입었으나 알맞은 보답을 하기가 어려웠고, 자리나 채우고 있으면서 지나치게 영예榮譽로운 봉록을 누렸으니 위태로운 재앙災殃을 겪는 것이 당연합니다.
기력은 곤비困憊하여 지탱할 수가 없고 기식氣息을 헐떡이며 쓰러지게 되었습니다.
누추한 시골집에서 세상과의 왕래를 끊고 여생을 마치기를 기다려야 할 것이니, 지방 장관직의 담당을 어찌 병을 정양하는 지위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지병持病으로 업무를 처리하지 못한 책임이 두렵기에 감히 업무를 태만하게 해서 받게 될 처형에서 벗어나고자 합니다.
엎드려 바라옵건대 폐하께서는 여광餘光을 내려 비추어 주셔서 신의 작은 청이 이루어지게 해 주소서.
깊은 숲 속에서 노닐어야 할 새로 하여금 번화한 세상에서 어지러움을 느끼는 슬픔이 없도록 해 주시고, 깊은 물 속에서 노니는 물고기가 두려움없이 조용히 지낼 수 있는 즐거움을 누리게 해 주소서.
행여 은혜를 입어 지병이 회복된다면 다시 목숨을 다 바쳐 보답할 것을 맹세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