雖吾昔日執子之手하고 歸言子之所爲나 實受命於吾母하니 曰 如此人을 乃與爲友하시니 吾母知子 過於予初라
친교親交가 깊었으므로 제문祭文이 슬퍼서 폐부肺腑가 찢어질 듯하다.
심보深甫처럼 건강한 사람이 사거死去하고, 내가 그보다 오래 살 줄을 누가 알았으리오.
비록 내가 지난날 그대의 손을 잡고 돌아가 그대의 행실行實을 말씀드리기는 하였으나, 나의 어머니에게서 “이와 같은 사람을 벗으로 삼아야 한다.” 하시는 명命을 받았으니, 나의 어머니께서 그대를 알아보신 것이 내가 처음 그대를 알아본 것보다도 더욱 깊으셨던 것이로다.
마침내 그대는 덕德을 이루었거늘 나는 미치지 못함이 많았도다.
이미 나의 자친慈親을 잃었는데, 또 나의 친구까지 빼앗아가니,
비록 바로 죽지는 않는다 해도, 내 어찌 오래 살 수 있으리오?
가슴을 치며 애통哀慟하자니, 마음 부서지고 뜻은 썩어 문드러지는 듯.
울고 눈물 흘리며 제문祭文을 짓고, 이에 술과 음식을 바치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