治敎政令이 聖人之所謂文也니 書之策하고 引而被之天下之民하야 一也라
聖人之於道也에 蓋心得之하야 作而爲治敎政令也면 則有本末先後를 權勢制義하야 而一之於極하니 其書之策也는 則道其然而已矣라
彼陋者는 不然하야 一適焉이라가 一否焉하야 非流焉則泥하고 非過焉則不至요
甚者는 置其本하고 求之末하며 當後者를 反先之하야 無一焉不誖於極이라
彼其於道也에 非心得之也니 其書之策也 獨能不誖耶아
故書之策而善하고 引而被之天下之民호되 反不善焉은 無矣니라
二帝三王은 引而被之天下之民而善者也요 孔子孟子는 書之策而善者也니 皆聖人也라 易地則皆然이니라
某生十二年而學하야 學十四年矣니 聖人之所謂文者에 私有意焉이나 書之策則未也로라
間或悱然動於事而出於詞하야 以警戒其躬이나 若施於友朋은 褊迫陋庳하야 非敢謂之文也러니
乃者에 執事欲收而敎之使獻焉하니 雖自知明이나 敢自蓋邪아
謹書所爲
若干篇
하고 因敍所聞與所志
하야 獻左右
하노니 惟賜覽觀焉
하라
형공荊公이 글을 짓는 취지가 번번이 이와 같았기 때문에 그 식견의 원대함이 드러났다.
정치政治 교화敎化와 각종 정령政令이 성인聖人이 말씀하신바 문장文章이니, 이를 간책簡冊에 기록하고 이를 인용하여 천하의 백성들에게 미치게 하여, 동일한 기준基準을 갖게 하는 것입니다.
성인聖人이 도道를 마음속에 터득하고 이를 제도화制度化하여 정치 교화와 각종 정령을 만들게 되면, 근본根本되는 일과 지엽枝葉적인 일, 앞서 할 일과 뒤에 할 일 등을 형세를 헤아려 합당하게 제정하여 최고의 준칙準則에 귀일歸一되게 하니, 이를 간책簡策에 기록하는 것은 도道가 이와 같아서일 뿐입니다.
저 천루淺陋한 사람들은 그렇지가 않아서, 어느 때에는 옳다 하였다가 어느 때에는 그르다 하고, 휩쓸리지 않으면 얽매이고, 지나치지 않으면 모자랍니다.
심한 사람은 그 근본根本이 되는 일은 방치하고 지엽적枝葉的인 일만 추구하며, 마땅히 뒤에 해야 할 일을 도리어 먼저 하여, 어느 한 가지도 최고의 준칙準則에 어그러지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저들은 도道에 대하여 마음속에 터득한 것이 없으니, 그들이 서책에 기록해 놓은 것이 최고의 준칙에 위배되지 않을 수가 있겠습니까.
그러므로 간책簡冊에 기록해 놓은 것이 선善하고, 이런 방향으로 이끌어서 천하 백성들에게 그 감화感化가 미치게 하는데도, 도리어 불선不善하게 되는 일은 있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이제二帝와 삼왕三王은 이런 방향으로 이끌어서 천하 백성들에게 그 감화感化가 미치게 하기를 잘한 사람들이고, 공자孔子와 맹자孟子는 이를 서책書冊에 기록하기를 잘한 사람들이므로, 모두 같은 성인聖人들이고 그들의 입장이 바뀌었더라도 모두 그렇게 하였을 것입니다.
모某는 태어난 지 12년이 되자 공부를 시작하여 이제 배운 지 14년이 되었으니, 성인聖人의 이른바 문장文章이라는 것에 대하여 개인적으로 생각한 것은 있으나 이를 서책에 기록하지는 않았습니다.
간혹 어떤 일 때문에 강개慷慨하게 마음이 격동한 것을 문사文詞로 표현하여 이로써 자신을 경계하기는 하였으나, 붕우朋友에게 써주었던 것 같은 것은 심흉心胸과 견문見聞이 협애狹隘하여 감히 이를 문장文章이라 이를 수가 없습니다.
근자近者에 집사執事께서 거두어 가르침을 주시고자 하여 이를 바치라고 하시니, 비록 자신의 부족함을 분명히 알고 있지만 감히 스스로 숨겨 감출 수가 있겠습니까.
이에 삼가 제가 지은 서書, 서序, 원原, 설說 등 약간편若干篇을 기록하고, 이어서 들은 바와 희망하는 바를 기술하여, 좌우左右에 바치오니 열람閱覽해 주시기를 바라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