而神林鬼冢魑魅之穴과 與夫僊人釋子恢譎之觀이 咸附託焉이라 至其淑靈和淸之氣하야는 盤礴委積於天地之間이로되
萬物之所不能得者는 乃屬之於人하니 而處士君實生其址라
君姓은 吳氏니 家於山阯하야 豪傑之望으로 臨吾一州者 蓋五六世러니 而後에 處士君出焉하니라
其行孝悌忠信하고 其能以文學으로 知名於時로되 惜乎其老矣라
不得與夫虎豹翬翟之文章과 楩柟豫章竹箭之材하야 俱出而爲用於天下하고 顧藏其神奇하야 而與龍蛇로 雜此土以處也로다
然君
이 有以自養
하야 遨遊於山川之間
하고 嘯歌謳吟
하야 以寓其所好
하야 終身樂之不厭
하고 而有詩數百篇
하야 傳誦於閭里
라
他日에 出靈谷三十二篇하야 以屬其甥曰 爲我讀而序之하라하다
惟君之所得이 蓋有伏而不見者하니 豈特盡於此詩而已리오
雖然이나 觀其鑱刻萬物하야 而接之以藻繢는 非夫詩人之巧者면 亦孰能至於此리오
이 글을 읽으면 마치 가파르고 높은 산과 깊숙한 골짜기를 유람하는 듯한 느낌을 갖게 된다.
우리 고을 동남쪽에 영곡靈谷이라는 산山이 있는데, 강남江南지방의 명산名山이다.
은둔隱遁해 사는 신선神仙과 화려한 문채가 있는 호랑이, 표범, 꿩 등이 있고, 편남楩枏, 예장豫章, 죽전竹箭 등의 재목材木들이 모두 그 산山에서 생산된다.
그리고 신선이 사는 숲, 귀신이 사는 무덤, 도깨비 굴과 도사, 승려, 기이한 도관道觀 등이 모두 이 산에 의지해 있으며, 그 신령神靈하고 조화롭고 맑은 기운에 이르러서는 울퉁불퉁 기이한 경치가 천지 사이에 층층이 쌓여 있다.
이렇게 수많은 것들 중에서도 구할 수 없는 것은 곧 사람에 속한 것이니, 처사군處士君께서는 실로 그 산을 터전으로 하여 출생하신 것이다.
처사군의 성姓은 오씨吳氏이니, 그 산을 터전으로 삼아 거주하였는데, 대대로 호방하고 걸출하다는 명망名望을 지니고, 우리의 이 고을에 정착하여 거주한 것이 대략 5, 6대代에 이른 뒤에 처사군處士君께서 탄생하셨다.
그는 효제孝悌 충신忠信의 도리를 행하고 문학에 능한 것으로 당시에 이름이 알려졌으나, 애석하게도 속절없이 늙어버렸다.
호랑이, 표범, 꿩과 같은 빛나는 문장과 편남楩枏, 예장豫章, 죽전竹箭 같은 훌륭한 재주를 모두 드러내어 세상에 쓰이지를 못하고, 이에 그의 신묘한 식견을 감추고 이 땅에서 용사龍蛇와 뒤섞여 지내었다.
그러나 처사군이 호연지기浩然之氣를 스스로 기른 바가 있어서 산천山川의 자연自然 사이를 거리낌없이 노닐면서 시詩를 읊고 노래하며 이로써 그가 좋아하는 바를 삼고, 종신終身토록 즐겁게 지내면서 싫증을 내는 일이 없었고, 창작한 시詩 수백數百 편篇이 있어서 그 고장에 전해지며 암송되고 있다.
후일에 《영곡시靈谷詩》 32편篇을 내놓으면서 그 생질甥姪인 나에게 부탁하기를, “날 위해 읽어보고 서문序文을 지어주게.” 하셨다.
생각해보건대 처사군께서 지으신 시詩들을 대부분 숨겨두고 드러내지를 않았으니, 실제로 지은 작품이 어찌 다만 이 시들에 그칠 뿐이겠는가.
비록 그러하나 그분이 만물萬物을 아로새겨 표현한 것과 정묘精妙하게 수식修飾하여 묘사描寫한 것들을 관찰해 보니, 대저 사물事物을 정교精巧하게 표현할 수 있는 훌륭한 시인詩人이 아니라면 또한 누가 이런 경지境地에 이를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