足下少年이어늘 而已能如此하니 輔之以良師友하야 而爲之不止면 何所不至리오
自涇至此가 蓋五百里요 而又有山川之阨이어늘 足下樂從所聞하야 而不以爲遠하니 亦有志矣로다
足下之才로 力求古人之所汲汲者而取之면 則名之歸를 孰能爭乎아
고하시니 古之成名
은 在無事於文辭
어늘 而足下之於文辭
에 方力學之而未止也
하니
지난날 보내 주신 편지를 받았는데, 오늘 또 세 편의 시詩를 받아보게 되었소.
족하足下께서는 나이가 젊은데도 이미 이와 같을 수 있으니, 훌륭한 사우師友의 도움을 받고 시문詩文 짓기를 중단하지 않는다면 어느 경지인들 이르지 못할 것이 있겠소.
경현涇縣에서 이곳에 이르기까지가 오백리五百里나 되고 또한 산천이 가로막고 있는데도, 족하께서 이름난 사람 따르기를 좋아하여 거리의 원근遠近을 따지지 않으니, 또한 훌륭한 목표를 가졌다 할 것이오.
그러나 편지를 통하여 원하는 것은 단지 이름을 드러내는 것이었소.
이름이 나는 것은 옛사람도 원했던 것이지만 이를 우선으로 하지는 않았소.
족하의 재능으로 옛사람들이 급선무로 여겼던 것을 힘써 추구하여 이를 얻게 된다면 명성名聲을 얻게 됨을 누가 능히 다툴 수가 있겠소.
공자孔子께서는, “군자君子가 인仁을 버린다면 어떻게 이름을 이룰 수 있으리오.” 하셨으니, 옛사람들은 이름을 이루기 위하여 시문詩文에 종사하는 일이 없었는데, 족하께서는 시문 짓는 일에 대하여 지금 열심히 배우기를 그치지 않고 있소.
그러니 모某처럼 못난 사람이 어찌 족하께서 추구하고자 하는 뜻에 부합할 수가 있겠소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