公不知時何官이나 其所欲은 辭京師千里之縣하고 却欲擇南州하야 以便祿養이라
竊以方今仁聖在上하사 四海九州冠帶之屬으로 望其施爲以福天下者가 皆聚於朝廷이어늘
而某는 得以此時備使畿內하야 交遊親戚知能才識之士가 莫不爲某願하니 此亦區區者思自竭之時也니이다
事顧有不然者하니 某無適時才用하야 其始仕也에 苟以得祿養親爲事耳러니 日月推徙하야 遂非其據하니이다
今親闈老矣요 日夜惟諸子壯大로되 未能以有室家하고 而某之兄嫂는 尙皆客殯而不葬也하니 其心有不樂於此로소이다
及今愈思自置江湖之上하야 以便昆弟親戚往還之勢하야 而成婚姻葬送之謀라
故某在廷二年에 所求郡以十數하니 非獨爲食貧而口衆也요 亦其所懷如此니이다
非獨以此也요 某又不幸하야 今玆天被之疾하야 好學而苦眩하니 稍加以憂思면 則往往昏聵不知所爲로소이다
以
에 吏兵之衆
과 民物之稠
로 所當悉心力耳目
하야 以稱上之恩施者
가 蓋不可勝數
니이다
以某之不肖론 雖平居無他라도 尙懼不給이온 又況所以亂其心如此하고 而又爲疾病所侵乎잇가
歸印有司하고 自請於天子하야 以待放絀而歸田里가 此人臣之明義요 而某之所當守也니이다
偸假歲月하야 饕祿賜以徼一日之幸하고 而不忖事之可否는 又義之所不敢爲니이다
東南寬閒之區의 幽僻之濱에 與之一官하야 使得因吏事之力하고 少施其所學하야 以庚祿賜之入이면 則進無所逃其辠요 退無所託其身이니 不惟親之欲有之而已니이다
蓋聞古者致治之世
호니 自瞽矇昏聵侏儒籧篨戚施之人
으로 上所以使之
하야 皆各得盡其才
요 鳥獸魚鼈昆蟲草木
도 所以養之
하야 皆各得盡其性而不失也
하니이다
於是
之詩
가 作於時而曰 左之左之
에 君子宜之
요 右之右之
에 君子有之
로다
惟其有之
라 라하니 言古之君子
는 於士之宜左者
로 左之
하고 宜右者
로 右之
하야 各因其才而有之
라 是以
이니이다
又曰 魚在在藻하니 依于其蒲로다 王在在鎬하시니 有那其居라하니
魚者는 潛逃深渺之物일새 皆得其所安而樂하니 王이 是以能安其居也니이다
方今寬裕廣大하사 有古之道하시니 大臣之在內에 有不便於京而求出하고 小臣之在外에 有不便於身而求歸하니
爲其貧也에 使之有屋廬而多祿廩하시고 爲其求在外而欲其內也하야 置之京師하사 而如其在外之求하시니이다
顧某之私를 不得盡聞於上이라 是以所懷齟齬而有不得也니이다
伏惟執事는 察其身之疾하사 而從之盡其才하시고 憐其親之欲하사 而養之盡其性하야 以完朝廷寬裕廣大之政하시고 而無使裳裳者華 魚藻之詩作於時면 則非獨於某爲幸甚이니이다
공이 당시에 어떤 관직에 있었는지 알 수 없으나 그가 하고자 한 것은, 천자가 계신 수도를 떠나서 어머니 봉양에 편리한 남쪽 고을을 택하고자 한 것이다.
삼가 생각하옵건대 바로 이 시대는 어질고 성스러운 황제께서 위에 계시어 천하 구주九州의 벼슬아치들로서 열심히 노력해서 천하를 복되게 하기를 바라는 자들이 모두 조정에 모여 있습니다.
그리고 모某는 이런 시기에 기내畿內의 자리를 하는 일도 없이 맡고 있는데, 친구와 친척들 및 지혜와 재능이 있는 선비들이 모某처럼 되기를 원하지 않는 이들이 없으니, 변변치 못한 사람으로서 스스로 힘을 다해 노력하기를 생각해야 할 때입니다.
그런데 상황이 그렇지 못한 것이 있으니, 모某는 시대의 요구에 부응할 재능이 없어서, 처음 벼슬을 맡았을 때에 구차하게 녹봉祿俸을 받아서 부모의 봉양이나 일삼고자 했을 뿐이었는데, 그런데 세월이 바뀌어 끝내 그 목적도 이룰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이제 어머니는 늙으셨고 밤낮으로 자식들은 장대해졌으나 아직 혼인을 하지 못하였으며, 모某의 형과 형수가 모두 타향에서 사망하여 빈장殯葬만 하였을 뿐 정식 장례를 치르지 못하였으므로 이 때문에 마음이 편하지 못합니다.
이에 이제는 스스로 강호江湖의 벼슬을 얻어서 형제 및 친척들과 왕래할 여건이 편리해져서 혼인婚姻과 장송葬送의 일을 도모할 수 있게 되기를 더욱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 때문에 모某는 조정에 2년간 있는 동안에 지방의 군郡으로 내보내 주기를 청한 것이 10여 회였으니, 봉록이 적고 가족이 많아서만이 아니고 또한 그 품은 뜻이 이와 같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때문만이 아니라 모某는 또 불행하게도 이제 하늘로부터 병을 얻게 되어, 배우기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현기증으로 고생하고 있고, 약간이라도 마음에 번민할 일이 생기면 왕왕 정신이 혼미해져서 어찌해야 할 바를 모르게 됩니다.
천리千里 안에 있는 경사京師의 관할구역에는 관리와 군졸이 많고, 인민이 주밀하게 거주하고 있으므로, 심력心力과 이목耳目의 능력을 다하여, 황상皇上의 은혜로운 뜻에 부합하도록 시행해야 할 것이 이루 다 헤아릴 수가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그런데 모某처럼 못난 사람으로는 비록 일상의 평범한 일도 오히려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까 두려운데, 하물며 그 마음이 어지럽기가 이와 같고 더구나 질병이 침노함에 있어서이겠습니까.
담당 관서에 직인을 돌려주고 스스로 천자께 사면辭免을 청하여, 방출되어 전리田里로 돌아가게 되기를 기다리는 것이 인신人臣으로서의 밝은 도리이고, 모某가 마땅히 준수해야 할 바입니다.
돌이켜보건대 어머니께서 늙으셨는데도 봉양을 하지 못하는 것은 형세가 진실로 할 수가 없게 되어서입니다.
세월만 헛되이 보내면서 내려 주시는 봉록俸祿만 탐하고 하루하루를 요행으로 버티면서 일의 옳고 그름을 헤아리지 않는 것은, 또한 의리상 감히 해서는 안될 일입니다.
삼가 스스로 용서하지 않고 오히려 무리하게 전직轉職을 추구하는 것은 스스로를 불쌍히 여겨서가 아닙니다.
동남쪽 관한寬閑한 구역 궁벽窮僻한 바닷가를 담당할 벼슬을 내려 주셔서 관리의 직무職務에 진력할 수 있게 해 주시고, 배운 바를 조금 시험해 볼 수 있도록 해 주셔서, 이로써 녹봉을 받아먹은 밥값이나 할 수 있게 해 주신다면 이는 나아가서는 그 죄를 회피할 수가 없고, 물러나서는 그 몸을 의지할 데가 없어서이니, 단지 어머니에 대한 바람만 이루고자 해서일 뿐이 아닙니다.
옛적 잘 다스려졌던 시대에 대하여 들어보니, 눈먼 사람, 귀먹은 사람, 난쟁이, 앉은뱅이, 곱사등이에 이르러서도 위에서 그들에게 일을 시켜 모두 각기 그 재능才能을 발휘할 수 있게 해 주었고, 새와 짐승, 물고기와 자라, 곤충, 초목草木들도 아래에서 그들을 길러 주어서 모두 각기 그들의 생을 영위하면서 생명을 잃지 않게 해 주었습니다.
이에 〈상상자화裳裳者華〉와 〈어조魚藻〉의 시詩가 그 시대에 지어졌는데, 〈상상자화裳裳者華〉에 이르기를, “좌보左輔가 보좌를 잘 하니 군자君子가 편안해지고, 우필右弼이 보좌를 잘 하니 군자가 이들을 등용登用하도다.
그들을 등용하였으므로 이 때문에 잘 이어받게 되었도다.” 하였으니, 이는 옛날의 군자는 선비 가운데 좌보左輔에 합당한 사람을 좌보로 삼고, 우필右弼에 합당한 사람을 우필로 삼아 각기 그 재능에 알맞게 등용하였으니, 이 때문에 사람마다 그 선인先人을 계승할 수 있었음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또 〈어조魚藻〉에 이르기를, “물고기는 마름풀 사이에 살면서 부들풀에 의지하고, 임금님은 풍호豊鎬 땅에 사시면서 그 거처를 평안히 여기십니다.” 하였으니,
이는 물고기가 도망쳐 숨을 곳은 깊고 은미한 곳에 있는 수초이기 때문에 그 편안한 곳을 얻어서 즐겁게 살고 있음을 나타낸 것이니, 왕王도 이 때문에 그 계신 곳에서 평안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바로 지금 광대廣大하게 관용寬容을 베푸시는 옛 도를 지니고 계시고, 대신大臣으로 경직京職에 있는 사람이 경직을 불편하게 여기게 되면 지방으로 나가기를 청하듯이, 소신小臣은 지방에 있으면서 몸에 불편함이 있어서 고향으로 돌아가기를 청하는 것입니다.
조정에서 이런 일을 일찍이 불가不可하다 한 일이 없고, 사士들도 또한 이런 행위를 잘못이라고 한 일이 없습니다.
모某에게 뜻을 허락하심에 이르러서는 또한 이를 두루 온전하게 처리한 것이라 이를 만 합니다.
그 가난을 구제하기 위하여 옥려屋廬를 소유하게 하시고 녹미祿米를 많이 받게 하시고, 모某가 지방에 있기를 구하였으나 황상皇上의 가까이에 두고자 하여 경사京師에 둠으로써, 모某가 지방의 관직을 구한 것과 같게 해 주셨습니다.
돌이켜보건대 모某의 개인적인 사정을 모두 황상皇上께 보고드릴 수가 없었기 때문에 모某의 뜻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이루지 못한 것이 있습니다.
이제 감히 조정에 이를 모두 아뢰고 또, 개인적인 형편을 집사執事께 호소하는 것입니다.
엎드려 생각하옵건대 집사執事께서는 제가 지닌 병을 살펴주시고, 그 재능에 맞는 사람을 극진히 써야 한다는 뜻을 받아들이시고, 어머니를 모시려는 생각을 가련히 여기셔서 그 여생을 다 마칠 수 있도록 길러 주시어, 이로써 조정에서 광대하게 관용을 베푸시는 선정善政을 완수完遂하시고, 〈상상자화裳裳者華〉, 〈어조魚藻〉 같은 시詩가 이 시대에는 지어지지 않게 하신다면, 유독 모某만의 지극한 다행이 아니라 천하에도 큰 다행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