仁人君子는 有以敎人이면 義不辭讓을 固已爲先生道之니이다
孟子謂 人之患在好爲人師者는 謂無諸中而爲有之者니 豈先生謂哉잇가
不曰適於義하고 而唯謗之䘏이면 是는 薄世終無君子니 唯先生圖之하소서
示詩는 質而無邪하야 亦足見仁人之所存이니 甚善甚善이로소이다
06. 두순杜醇선생에게 현학縣學에 들어와 스승이 되어주기를 청하는 편지2
두 편지의 문사文詞가 모두 우아한 격조格調가 담겨져 있다.
은혜롭게 보내 주신 편지에 어쩌면 그다지도 성하게 찬양해 주시고, 과도하게 사양하셨습니까.
인인仁人이나 군자君子는 남을 가르칠 기회가 있게 되면 의리상 사양해서는 안 됨을 선생께 이미 말씀드린 일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선생께서는 맹자孟子와 유종원柳宗元의 설說을 지나치게 인용하면서 스스로 사양하시고 계십니다.
맹자孟子께서 말씀하기를, “사람들의 근심거리는 남의 스승 되기를 좋아하는 데에 있다.” 한 것은, 흉중胸中에 간직한 학문學問도 없으면서 간직하고 있는 듯이 행세하는 자를 이른 것이지, 어찌 선생先生 같은 분을 이르는 것이겠습니까.
그리고 저 유종원柳宗元이야 어찌 도道를 아는 사람이겠습니까.
한퇴지韓退之께서 스승이 될 수 없다면 그 누가 스승이 될 수 있겠습니까.
천하의 선비들이 장차 어디에서 스승을 구하겠습니까.
대저 비방誹謗과 찬미讚美는 군자君子가 돌아보고 근심할 바가 못 되고, 오직 도의道義에 맞게 처신할 뿐입니다.
도의에 부합되게 할 뿐이라고 말하지 않고 오직 비방에만 신경을 쓴다면 이는 풍속이 천박한 시대에 끝내 군자君子는 존재하지 않게 될 것이니, 오직 선생께서는 이를 유념해 주시옵소서.
보여주신 시詩는 질박質朴하고 순정純正하며 사기邪氣가 없어서, 또한 인인仁人이 간직하고 계신 뜻을 알기에 충분하니, 매우 좋고 매우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