比奉書卽蒙寵答하야 以感以怍러니 且承訪以所聞하니 何閤下逮下之周也잇가
嘗以謂方今之所以窮空은 不獨費出之無節이요 又失所以生財之道故也라하노이다
富其家者는 資之國이요 富其國者는 資之天下니 欲富天下인댄 則資之天地니이다
蓋爲家者
가 不爲其子生財
로되 이면 則何求而不得
이릿가
今闔門而與其子市하고 而門之外莫入焉이면 雖盡得子之財라도 猶不富也리이다
蓋近世之言利雖善矣나 皆有國者資天下之術耳요 直相市於門之內而已니 此其所以困與인저
在閤下之明에 宜已盡知나 當患不得爲耳니 不得爲면 則尙何賴於不肖者之言耶니잇가
今歲東南
에 饑饉如此
하고 又絶
하니 其經畫
이 固勞心
이니이다
私竊度之컨대 京師兵食宜窘이요 新蒭百穀之價亦必踴이니
以謂宜料畿兵之駑怯者就食諸郡이면 可以舒漕輓之急이라하노이다
古人論天下之兵호되 以爲猶人之血脈하야 不及則枯요 聚則疽라하니
分使就食도 亦血脈流通之勢也니 儻可上聞行之否잇가
이재理財에 대하여 논論한 것이 바로 형공荊公의 본색本色이다.
근자에 편지를 올리자 즉시 은혜로운 답장을 받았기에 감격스럽기도 하고 또한 부끄럽기도 하였는데, 또 이어서 견문見聞한 바에 대한 의견을 물으시니, 어쩌면 그다지도 합하閤下께서 아랫사람에게 은혜를 두루 베푸십니까?
일찍이 생각하기를, 바로 이 시대에 궁핍窮乏하게 된 이유는 다만 비용의 지출에 절제節制가 없어서 일 뿐만 아니라, 또한 재화財貨를 생산하는 방도方道의 근본根本을 잃었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보았습니다.
그 집안을 부유하게 하는 것은 나라에서 얻은 것이고, 그 나라를 부유하게 하는 것은 천하에서 얻은 것이니, 천하를 부유하게 하려면 온 천지에서 얻어야 합니다.
가정을 이끄는 사람이 그 자손子孫을 위해 재화를 생산하지 않는다 해도, 아비가 재화 생산의 원칙을 엄격하게 지킴이 있으면 자손은 부유해질 것이니, 그렇게 된다면 무엇을 추구한들 이룰 수 없겠습니까.
이제 문을 닫고 그 자식과 함께 매매賣買를 하면 문 밖에 있는 사람은 들어올 수가 없게 될 것이니, 그렇게 되면 자식의 재물을 다 차지한다 해도 오히려 부유해질 수가 없습니다.
대체로 근세에 이익에 대한 이론이 비록 훌륭하다 해도, 이는 모두가 나라를 소유한 사람이 천하에서 빼앗아 오는 방법에 관한 것일 뿐이어서, 이는 바로 닫혀있는 문 안에서 서로 장사를 하는 것과 같을 뿐이니, 이것이 바로 곤궁하게 된 원인인 것입니다!
현명하신 합하閤下께서는 마땅히 이를 이미 다 알고 계시겠지만, 어떻게 해결할 수가 없어서 근심할 뿐이라고 주장하실 것인데, 어쩔 수가 없다면 오히려 어찌하여 이 못난 사람의 말에 의거依據할 것이 있겠습니까.
금년에 이처럼 동남지방에 기근이 들었고 변경汴京으로 통하는 물길마저 끊겼으니, 대책을 세우고 경영하시느라 마음고생이 많을 것입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이 문제를 헤아려 보아도 수도首都의 무기武器와 식량이 당연히 군색窘塞해졌을 것이고, 땔감, 가축사료, 각종 곡물 등의 물가도 또한 반드시 등귀騰貴하였을 것입니다.
이 때문에 수도首都에 주둔한 병사 가운데 노약자老弱者를 헤아려서 여러 군郡으로 나아가 얻어먹게 하면 수로水路와 육로陸路로 식량을 운송運送하는 다급한 상황을 풀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옛 사람들은 천하天下의 군사軍士에 대하여 논論할 때에, 이는 사람의 혈맥血脈과 같아서, 피가 흐르지 못하면 마르게 되고, 한 군데 모여 엉기게 되면 독한 종기腫氣로 변한다고 여겼습니다.
그러니 각 지방에 분산시켜서 식사를 해결하게 하는 것도 또한 혈맥血脈을 유통시키는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니, 혹시 황상皇上께 보고하여 시행할 만하지 않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