旣而學琴於友人
하야 하야 久而樂之
하야 不知疾之在其體也
라
操絃驟作에 忽然變之하야 急者悽然以促하며 緩者舒然以和가 如崩崖裂石하며 高山出泉하고 而風雨夜至也하며
喜怒哀樂
이 動人必深
하고 而
하니 其能聽之以耳
하며 應之以手
하야 하야 道其湮鬱
하며 寫其
思
는 則感人之際
에 亦有至者焉
이라
及從
하야 爲尉於
라 區區在東南數千里外
하니 是其心固有不平者
요
且少又多疾하되 而南方少醫藥하고 風俗飮食異宜하니
以多疾之體로 有不平之心하야 居異宜之俗하니 其能鬱鬱以久乎아
故予作琴說以贈其行하고 且邀道滋하야 酌酒進琴以爲別하노라
이 글은 한창려韓昌黎(한유韓愈)의 문장과 대등하면서 곧장 그 위에 놓일 만하다.
내 일찍이 깊은 근심으로 생긴 병이 있어 벼슬에서 물러나 한가로이 지냈지만 고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얼마 뒤에 벗 손도자孫道滋에게 금琴을 배워 궁성宮聲 몇 곡을 가르침 받고서 오랫동안 즐거워하며 질병이 몸에 있음을 알지 못하였다.
무릇 금琴을 다루는 기예가 하찮은 것이지만 그 지극한 경지에 미쳐서는, 큰 소리는 궁성宮聲이 되고 작은 소리는 우성羽聲이 된다.
줄을 잡고 튕김에 홀연히 변화하여 급한 것은 처량하게 촉급促急하며 느긋한 것은 여유롭게 온화溫和함이 마치 무너지는 절벽에 돌이 부서져 내리기도 하고 높은 산에 샘물이 흘러나오기도 하며 비바람이 밤에 몰아치는 듯하다.
또 마치 홀아비와 과부가 탄식하기도 하고 암컷과 수컷 새가 사이좋게 서로 울기도 하는 듯하다.
그 근심과 생각이 심원深遠한 것으로 말하면 순舜임금과 문왕文王‧공자孔子가 남긴 소리이고, 슬퍼하고 시름겨워하며 감격하고 분노하는 것으로 말하면 고아 백기伯奇와 충신 굴원屈原이 탄식하는 소리이다.
〈연주를 듣고 생겨나는〉 희로喜怒와 애락哀樂이 사람을 감동시킴이 반드시 깊고, 〈금琴 연주의〉 순고純古하고 담박淡泊함이 요순堯舜 및 삼대三代 시절의 언어와 공자孔子의 문장, 《역경易經》의 우환과 《시경詩經》의 원망‧풍자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으니, 그 귀로 듣고 손으로 호응하여 그 조화로움을 취하여 그 막힌 속을 소통시키고 그 울적한 생각을 풀 수 있는 것으로 보자면 금琴이 사람을 감동시킬 때 또한 지극함이 있는 것이다.
내 벗 양군은 학문을 좋아하여 문아文雅가 있었는데 여러 차례 진사시를 치렀지만 급제하지 못하였다.
그러다 음직蔭職으로 조용調用되어 검포劍浦에서 현위縣尉가 되어 보잘것없이 동남쪽 수천 리 밖에 있게 되니 이것이 그 마음에 본래 불평하는 뜻이 있게 된 것이다.
게다가 어렸을 때는 또 질병이 많았는데 남쪽 지방이 의약醫藥이 적고 풍속과 음식이 맞지 않았다.
병이 많은 몸으로 불평하는 마음이 있으면서 풍속이 맞지 않는 지방에 머물고 있으니 어떻게 울적하게 오랫동안 지낼 수 있겠는가.
그렇지만 그 마음을 진정하여 그 질병을 다스리고자 한다면 금琴을 통해서 또한 얻는 것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내가 금설琴說을 지어 그가 가는 길에 주고 또 손도자孫道滋를 맞이하여 술을 따르고 금琴을 올려 작별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