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長城吟
王翰
長安少年無遠圖
하여一生惟羨執金吾
라注+執金吾 : 金吾는 漢官名이라 吾는 杖也니 以金飾其末이라麒麟殿前拜天子
하고走馬爲君西擊胡
라胡沙獵獵吹人面
하니漢虜相逢不相見
이라遙聞鍾鼓動地來
하니傳道單于夜猶戰
이라此時顧恩寧顧身
가爲君一行摧萬人
이라壯士揮戈回白日
하니注+壯士揮戈回白日 : 昔에 魯陽公이 與韓戰할새 日暮어늘 援戈而揮之한대 日爲反하니라單于濺血汙朱輪
이라回來飮馬長城窟
하니長城道傍多白骨
이라問之耆老何代人
고云是秦王築城卒
이라黃昏塞北無人煙
하고鬼哭啾啾聲沸天
이라無罪見誅功不賞
하니孤魂流落此城邊
이라當昔秦王按劍起
하니諸侯膝行不敢視
라富國强兵二十年
에築怨興徭九千里
라秦王築城何太愚
오天實亡秦非北胡
라注+天實亡秦非北胡 : 秦皇이 得讖書하니 曰亡秦者胡라 秦乃使蒙恬으로 北築長城하여 以防胡하니 不知亡秦者乃少子胡亥라하니渭水咸陽不復都
라
옛 만리장성을 읊음
왕한
長安의 소년들 원대한 계책 없어
일생 동안 오직 執金吾
注+金吾는 漢나라의 관직명이다. 吾는 杖이니 金으로 杖의 끝을 장식하였다. 부러워하네.
麒麟殿 앞에서 天子께 절하고
말 달려 군주 위해 서쪽으로 오랑캐 친다오.
오랑캐 땅의 모래 펄펄 사람의 얼굴에 불어오니
漢軍과 오랑캐 군사 서로 만나도 얼굴 보이지 않네.
종소리와 북소리 땅을 울리며 오는 것 멀리 들리니
單于(선우)는 밤에도 싸운다고 말하누나.
이때에 군주의 은혜 생각하니 어찌 몸을 돌보겠는가
군주 위해 한번 길을 떠나 적병 만 명 꺾는다오.
壯士가 창 휘두르면 밝은 해도 돌리니
注+옛날에 魯나라 陽公이 韓나라와 싸울 적에 해가 저물자 창을 잡고 휘저으니, 해가 三舍(90리)를 돌아왔다.單于가 피를 뿌려 붉은 수레바퀴 더럽히네.
돌아오다가 長城의 동굴에서 말에게 물 먹이니
長城의 길가에는 백골이 많았네.
노인에게 어느 시대 사람인가 물었더니
秦始皇 때 장성 쌓던 병사라고 대답하네.
황혼의 변방 북쪽에는 연기 피어오르는 人家 없고
귀신들 구슬피 울어 곡소리만 하늘에 진동하네.
죄없이 죽임 당하고 공 있어도 상 받지 못하니
외로운 魂 이 城 가에 떠도누나.
저 옛날 秦王이 칼 어루만지고 일어나니
제후들 무릎으로 기며 감히 쳐다보지 못하였네.
부국강병한 지 이십 년에
원망 쌓으며 부역 일으키기를 구천 리에 하였다오.
秦王이 城을 쌓음 어쩌면 그리도 어리석었는가
하늘이 실로 秦나라 망하게 한 것이지 北胡가 아니라오.
注+秦始皇이 圖讖書를 얻으니, 秦나라를 망치는 것은 胡라 하였다. 진나라가 마침내 蒙恬으로 하여금 북쪽에 장성을 쌓아 오랑캐들을 방비하게 하였으니, 진나라를 망치는 것은 바로 작은 아들인 胡亥임을 알지 못한 것이다.하루 아침에 화가 蕭墻의 안에서 일어나니
渭水 가의 咸陽 다시 도읍 되지 못하였네.
賞析이 시는《唐文粹》12권에 실려 있다.《樂府詩集》에는〈飮馬長城窟行〉이란 제목 아래 실려 있는 바, 만리장성을 쌓아 백성들을 도탄에 빠뜨렸던 秦始皇의 폭정을 노래한 것이다. 제목 밑의 주에 “진시황은 흉노를 胡라 여기고 아들 胡亥가 胡임은 알지 못하였다. 그리하여 산을 파고 골짝을 메워 장성을 쌓아서 백성들의 원망이 모여 하루아침에 변란이 내부에서 일어났으니, 二世가 천하를 잃은 것이 당연하다. 왕한이 이 시를 지어 秦始皇의 어리석음을 비난하였는 바, 진실로 진나라의 병통을 잘 지적했다.” 하였다. 진시황은 당시 ‘진나라를 멸망시킬 자는 胡이다.[亡秦者胡也]’라는 圖讖說을 믿고 흉노를 胡라 여겨 만리장성을 쌓아 흉노족을 멀리 쫓아냈으나 결국 둘째 아들인 胡亥가 즉위하여 나라를 멸망시켰으므로 그렇게 말한 것이다.
柳希春〈1513(중종 8)-1577(선조 10)〉의《眉巖集》1권에는 진시황이 만리장성을 쌓아 백성을 도탄에 빠뜨린 것을 비판한〈長城懷古〉시가 실려 있다. 이 시에 “성가퀴는 만리길에 이어졌고 흐린 날에 귀신 울음소리 들리네.[雉堞連延萬里程 啾啾鬼哭天陰聲]”라고 하여 만리장성의 축조에 동원되어 억울하게 죽어간 원혼들을 위로하고, 또 “함양의 궁궐들은 홀연히 잿더미가 되었고 변방 북쪽에는 적석만 부질없이 우뚝하네.[咸陽宮廟忽焉灰 塞北積石徒崢嶸]”라고 하여 역사의 허무함을 표현하였다.
이외에 成俔〈1439(세종 21)-1504(연산군 10)〉의《虛白堂集》風雅錄 1권과 申欽〈1566(명종 21)-1628(인조 6)〉의《象村稿》4권에도〈飮馬長城窟行〉이라는 제목의 시가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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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성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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