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上席侍郞書〉
唐庚
某備員學校가 三載于此라 在輩流中에 年齒最爲老大하고 詞氣學術이 最爲淺陋하고 敎養訓導之方이 最爲疏拙이로되 所以未卽遂去는 正賴主人以爲重이러니 今閤下還朝하여 曉夕大用하여 爲執政爲宰相爲公爲師리니 此誠門下小子之所願聞이라 然孤宦小官이 遽奪所依하니 此其胸中에 不能無介然者라 日夜思慮하여 求所以補報萬一이로되 而書生門戶가 無有它技일새 因效其所得於古人者하니 惟閤下裁擇하라
某初讀書時에 未習時事라 意謂古之聖賢이 例須建立功名이러니 其後에 涉世益深하고 更事益多하며 攷論前代經史하여 益見首尾하니 乃知古人之心이 本不如此라 舟遇險則有功하고 燭遇夜則有功하고 藥遇病則有功하고 桔橰遇旱則有功하고 戈弩劍戟臨衝兜鍪는 遇戰鬪則有功하니 凡物有功이 悉非得已라 龍蛇雜處而禹有功하고 草木障塞而益有功하고 民不粒食而稷有功하고 天理人倫이 顚倒失次而契有功하고 夷蠻賊寇가 干紀亂治而皐陶有功하니 自此以降으로 不可勝擧라 然皆因時立功이요 非聖賢本意라
伊陟臣扈巫咸이 相太戊에 無它奇功하고 以格上帝乂王家爲功하며 巫賢甘盤傅說이 相祖乙相武丁에 不聞有功이요 以保乂有商爲功하며 君陳이 相成王하고 畢公이 相康王에 不自立功이요 以循周公之業爲功이어늘 後世는 知有功之爲功하고 而不知無功之爲功하니 其去道已遠이요 至謂聖賢有心於功名이라하니 其探聖賢이 亦淺矣로다
天下承平日久하여 綱紀文章이 纖悉備具하여 無有毫髮未盡未便하니 一部周禮를 擧行略遍이요 但不姓姬耳라 竊謂今日에 正當持循法度요 不宜復有增廣建置니 歌呼於吏舍者를 勿問하고 醉吐於車茵者를 勿逐하며 客至에 欲有所開說者어든 飮以醇酒하고 勿聽하며 擇士에 唯取通大體知古誼者하여 用之하면 雖不立功이나 功在其中矣라 某之所得於古人者如此하니 不知其當否也로라 閤下倘以爲然이어든 歸見何丞相하고 其亦以此說告之하라